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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다산 칼럼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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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口碑) 491 구비(口碑)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중국 송나라의 유염(兪琰)이 쓴『서재야화(書齋夜話)』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이름을 어찌 하필 돌에다 새기는가 有名何必鐫頑石 길 가는 사람 입이 비(碑)와 같은데 路上行人口似碑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과 행적을 후세에 남기고 싶어 ..
천안함의 침몰과 우리 군의 위기 479 천안함의 침몰과 우리 군의 위기 김태희(다산연구소 기획실장) 백령도! 1980년대 중반, 나는 이곳에서 갓 소위의 군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엔 인천에서 여객선을 타고 10~11시간이 걸렸다. 내륙에서 나고 자란 내게 섬 생활은 참으로 답답했다. 봉우리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바다였다. 육지로부터의 ..
교육계 부패를 두고만 볼 것인가 글쓴이 : 박석무 날짜 : 2010-03-09 요즘은 신문이나 방송의 뉴스를 보거나 듣기가 두렵다. 매일매일 터져 나오는 교육계의 부정과 비리의 기사를 읽다보면 스스로의 자괴감까지 느껴져 아픈 마음은 달래기가 힘들다. 20대 말에서 40대 중반까지 18년 동안을 교직에 몸담고 새파란 학생들에게 젊음을 바친 ..
세탁 시대 466 세탁 시대 송 재 소(성균관대 명예교수) 더러운 것을 씻어내어 깨끗하게 만드는 행위를 세탁이라 한다. 이 말은 주로 의복의 더러움을 씻는 데에 사용되지만 보다 광범위한 뜻으로도 쓰였다. 중국 송나라 때의 시인 소동파(蘇東坡)는 백수산(白水山)을 유람하고 쓴 시에서 “다만지 속된 마음 세탁..
『춘향전』, 역사와 소설의 사이 제158호 (2009.12.16) 『춘향전』, 역사와 소설의 사이 신병주(건국대 사학과 교수) 우리 고전의 대명사처럼 되어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소설 『춘향전』. 신분을 뛰어 넘는 청춘 남녀의 사랑이야기와 부패한 수령에 대한 통쾌한 응징 등 시대를 넘어 공감되는 요소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당대는 물론..
금관의 예수 463 금관의 예수 정 지 창(영남대 독문과 교수) 막이 오르면, 한국 1971년 겨울. 청회색의 음울한 하늘을 배경으로 삐에따의 예수상이 실루엣으로 보인다. 무대 중앙에 작은 탁자. 탁자 위엔 검은 표지의 거대한 성서. (…) 기타 소리와 함께 노래가 들린다.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
후회하고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1 후회하고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네가 너의 잘한 일을 적는다면 몇 편 되겠지만, 너의 숨겨진 허물을 기록하면 책은 끝이 없으리. 너는 사서(四書)와 육경(六經)을 안다고 말하지만 그 행실을 살핀다면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1. 오랜 유배생활을 마치고 고향에..
절망과 좌절을 모르던 다산 600 절망과 좌절을 모르던 다산 일사이적(一死 二謫), 한 사람은 죽고 두 사람은 귀양살이, 동포(同胞) 형제이던 정약전, 약종, 약용 3형제가 1801년 신유(辛酉)년 초봄에 당한 역사적 비극의 실체였습니다. 더구나 누나의 남편인 이승훈이 참수당해 그 집안도 망했고, 조카사위 황사영의 집안도 멸문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