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요즈음 부시 대통령 인기가 말이 아니다. CBS의 최근 조사에서 그의 지지도는 28%까지 떨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어디선가 대형 사건이 난다면 모를까 부시 인기가 반등할 기미는 전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부시 인기가 이처럼 참담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이라크전쟁 때문이다. 주간지 <타임>의 시사평론가 그로스먼의 말을 빌리자면, 미국은 이라크에서 유혈과 참호만 만들었다. 미 국민은 이제 이라크에서 군대 빼낼 날만 기다리고 있다. 전쟁으로 이라크도 망가졌지만 부시도 망가진 셈이다.
인기 바닥 대통령, 부시는 짐 쌀 준비 노무현은 노우 부시 인기가 바닥을 기자 미국 언론은 부시에게 벼라 별 야유를 다 쏟아낸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톰 프리드만은 “미국 국민은 지난 중간선거에서 이미 부시를 탄핵했다. 지금 우리는 부시가 책상을 정리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CNN의 정치평론가 빌 슈나이더는 “만약 미국이 의원 내각제를 하고 있다면 올 봄에는 불신임 투표를 하고 새 총리를 뽑을 것”이라고 빈정댔다. 반면에 주간 정치평론지 <뉴 리퍼블릭>의 수석 편집장인 조나단 체이트는 “만약 미국이 독재국가라면 머지않아 부시는 성난 폭도나 불만에 찬 장군들에 의해 백악관에서 쫓겨날 판”이라고 조롱했다. 미국 정치평론가들은 한국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모양이다. 부시가 만약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면 틀림없이 이쯤에서 탈당을 해야 할 것이다.
부시 인기가 낮듯이 우리나라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도 가히 기록적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이 10%대 이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할 정도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대통령의 인기가 낮기는 마찬가진데. 차이가 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미국에서 부시 정부가 좌판을 더 이상 벌이지 않고 짐을 쌀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반해 노무현 정부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정책변화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부시 대통령이 의회 국정 연설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전통적인 단골 의제인 소득 불균형과 지구 온난화, 자동차 연비기준 강화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이 좋은 예다. 북한에 대한 유연한 접근 역시 인상적인 변화에 속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정책변화 같은 건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노무현 정부는 오히려 한술 더 뜬다. 개헌이라는 기상천외의 이슈를 던져놓고, 대통령 스스로 “국민에게도 할 말은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모든 문제에 대해 초심대로 가겠다는 의지가 결연해 보인다. 당이 대통령까지 쫓아내서 그 쪽만이라도 무슨 변화가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지만 당은 오히려 정부쪽보다 더 한심해 보인다.
우리 언론 여전히 대통령 곁 떠나지 못해 우리나라가 미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는 다른 하나는 언론의 보도 태도다. 미국에서 부시 뉴스는 한 마디로 말해 파장이다. 체이트의 표현대로라면, 미국 기자들은 이제 부시에 관한 기사를 쓰는 것을 지겨워하고 있다. 백악관에서 기자들 할 일이 하품하는 것 말고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정치부 기자들은 부시 보다는 하원 의장 낸시 펠로시의 뒤를 따르고, 그녀 보다는 클린턴 힐러리를 비롯한 차기 대선주자를 뒤쫓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언론은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 주자를 따라다니느라 땀을 흘리고 있지만, 많은 기자가 여전히 대통령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주류 신문의 기자나 칼럼니스트들은 요새도 대통령을 욕하는 재미로 산다. 에두르지도 않고 직접화법으로 공격한다. 우리 언론은 대통령 못잖게 대가 세 끝장을 보고나서야 싸움을 끝낼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