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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공병호 칼럼

콘텐츠 유통방식 혁명

모바일 혁명을 주도하는 기업가를
중심으로 국내 저자에 의해 쓰여진 책, (IT 거인들)
가운데서 넷플릭스 부분을 정리한 것

1.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모바일 혁명은
    비즈니스 세계에 신천지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생태계가 모바일 위주로 구축되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
시대의 개막으로 인해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온리 세상에선 기존의 비즈니스 문법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모바일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 혁신적 아이디어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만 있으면
‘디지털 비즈니스’를 주도하기에 충분하다.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으로 10~20대의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에
등극하는 사람들이 적잖게 등장하는 게 이를 잘
말해준다.


2. 모든 비즈니스가 모바일 혁명의 자장 안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모바일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영역은
IT산업이다. 모바일이 초연결시대hyper-connected age의 개막을
이끌면서 커뮤니케이션 행위와 대중문화 소비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3.  넷플릭스NETFLIX의 리드 헤이스팅스는 2013년 2월 독점적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를  공개하였다.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그건 혁신적인 콘덴츠 유통방식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우선 헤이스팅스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2013년 1월 “앞으로 10~20년 뒤에 사람들은
‘리니어 채널linar channel(방송 스케쥴이 정해진 보통의 텔레비전 방송)’이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들은 질문할 겁니다. ‘누군가 당신이
보고 싶은 채널을 선택해주었다고요?
왜 당신이 선택하지 못했나요?‘라고요.
그들에게 그것은 완전히 낯선 과거가 될 겁니다.”


4. 이런 이야기다.
    기존 방송사는 일주일에 보통 1편씩 드라마를 방영하기 때문에
다음 에피소드를 시청하기 위해선 1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는 방송의 그런 문법을 파괴하고
1시즌 13화를 한꺼번에 공개해버렸다.


5. 이는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의 시청자들은 ‘본방사수’를
    하기보다는 주말이나 심야에 긴 드라마도 한번에 몰아서 보는
‘폭식시청’을 한다는 새로운 시청 형태에 도박을 건 것이었는데,
이 전략이 크게 성공한 것이다.


6. 폭식시청Binge-Watch이란 보고 싶은 방송 콘덴츠를
    원하는 시간에 몰아보는 시청 방식이다.
몰아보기 시청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폭식시청을 하는 사람들은 번저스Bingers라고 한다.


7. 넷플릭스는 두 번째 자체 제작 콘덴츠인 정치 드라마
   (헴록 그로브) Hemlock Grove도 같은 해 4월 한꺼번에 공개해
역시 대박을 쳤는데, 이는 미국의 지상파와 케이블을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기존의 드라마 유통 방식을 뒤흔들며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8. 다음과 같은 평가는 넷플릭스가 가져온 충격을 잘 말해준다.
    “미국인들에게 이제 지상파와 위성방송 등을 통하지 않고도
좋은 드라마를 기다림 없이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선물했다.”


9. 혁신적인 콘덴츠 유통방식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던
    넷플릭스는 미국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2013년 4월 넷플릭스는 미국 2위 케이블 방송사인 HBO의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 그간 100달러 아래에서 맴돌던 주가도 2013년 11월에는
370달러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10. 넷플릭스의 성공으로 미국의 유료 방송업게는 그야말로 패닉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위성, IPTV, 케이블 등 유료 방송 가입자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이른바 코드 커팅cord cutting 현상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코드 커팅은
유선cord를 잘라낸다cutting고 해서 코드 커팅이라 한다.


11. 기존 방송 사업자가 행사해왔던 ‘편성 권력’이 과거와 견주어
     크게 약해졌으며 채널 브랜드의 해체도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위해서 매체에 생활 패턴을 맞추어야
했지만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게 합리적으로 콘덴츠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은 하나의 혁명에 해당한다.


12.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Over The Top, 기존 통신 및 방송사가 아닌 새로운 사업자가, 인터넷으로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 콘덴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함) 서비스가

기존 방송자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견해도 있지만,

콘덴츠 소비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젊은 층이 빠른 속도로 기존 방송 사업자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점에서 텔레비전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출처: 김환표, ( IT 거인들 ), 인물과 사상사, pp.168~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