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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공병호 칼럼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리처드 탈러 교수의 넛지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를 친 작품입니다.
기본 아이디어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입니다.
공공정책이든 뭐든 그냥 내버려 두는 ‘방임주의’보다는
때로는 은근슬쩍 도움을 주는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그의 최근작에서 넛지의 가장 대표 사례로
사람들의 실수를 줄이는 화장실에서 찾고 있습니다.

#1. 아주 똑똑한 어떤 사람들은 남성들이
     공항 화장실의 소변기를 이용할 때
목표로 하는 지점에 좀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자극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오리지널 아이디어는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에서 시작되었다.)

#2. 그것은 오줌이 떨어져야 할 지점에 파리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었다.
      공항 관리소 측은 파리 그림 덕분에 오줌 방울이 튀는
현상이 80퍼센트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비록 이런 파리 효과에 대해 어떤 체계적인 실증적 분석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지만,
최근 전 세게 다양한 공항 화장실에서 파리 그림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월드컵 시준에는 골대의 축구공 그림이 유행했다.

#3. 소변기의 파리 그림은 내게 있어 완벽한 넛지 사례였다.
     넛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속 사소한 특성을 말한다.
넛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SIF(supposedly irrelevant factor,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요인)이다.

#4. 그가 행동경제학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얻은 근본적인 교훈을
     세 가지라고 하는데 이 가운데 하나를 소개합니다.

#5. ‘데이터를 수집하자’
     이 이야기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는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소개했던 것이다.
하지만 개별적인 이야기는 하나의 일화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에 앞서 먼저 스스로 확신을
얻기 위해서는 접근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즉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마크 트웨인은 이런 말을 남겼다.
“문제에 맞닦뜨리게 되는 것은 뭔가를 모르고 있어서가 아니다.
너무나 확실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6. 잘못된 예측의 전과를 살펴보는 수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자만한다. 그리고 치명적인 확증 편향의 희생자가
되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즉 스스로 만들어놓은 가설에 부합하는 증거들만 받아들인다.

#7. 이런 위험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체계적인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특히 스스로 틀렸음을 증명해 주는 데이터들에 주목해야 한다.
나의 시카고 동료 린다 긴젤은 학생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
“적어두지 않았다면 그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7. 이와 더불어 다양한 조직들 대부분은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해야
     할 당면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런 학습 방법에 집중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정보를 쌓아가야 한다. 이 말은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그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좀더 나은 방법은 실제로 실험을 추진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있는 조직 속에 이런 실험을 이끌 사람이 없다면
행동 과학자들에게 의뢰를 하자.
변호사나 컨설턴트들의 서비스를 받는 것보다 훨씬 더
저렴할 것이다.


-출처: 리처드 탈러,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리더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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