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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공병호 칼럼

사회 불안 증세

 
어떤 상황에서 습관적인 생각이나 사고를
보이는 이유를 잘 알면, 그런 생각이나
사고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무대 공포증 혹은 발표 공포증이 대표적인 사례
이런 증상을 ‘사회 불안’이라는 용어로 전문가들은 표현한다.
왜, 특정 상황에서 늘 당황하는 것일까?
1. 우리는 쇄도하는 수많은 정보에 휩싸이지만
    각각의 정보에 똑같은 주의를 기울이지는 않는다.
우리의 뇌는 자신이 받은 신호를 포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들을 선별한다.
몇몇 정보는 채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가지만
그것은 우리의 감각이 이미 확인한 것들이다.
2. 뇌는 임의로 선별한 정보에 의미를 부여한다.
   특정 상황에서 특정 정보가 입력되고 나면 머리 속에
자동적인 특정 생각들이 떠오른다.
이처럼 일단 지각된 정보에 자극을 받고 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 자동적인 생각들에
심리학자들은 ‘인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것이 무의미한 것이든 낙천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모두 인지에 포함된다.
3. 우리는 언제나 풍요로운 정보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이 인지는 끊임없이 정신을 지나간다.
우리는 이 생각들을 조금도 통제하지 못한다.
어떤 생각들은 우리에게 거의 고함을 친다 싶을
정도로 강하게 부과된다.
4. 예를 들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때 누군가
   새치기를 하면 우리는 너무한다며 파렴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생각들은 그 정도가 매우 약해서
우리에게 소곤거리는 듯하다.
이것을 의식하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5. 인지심리학은 이 자동적인 생각들이 개인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과 어떤 생각은 불안과 매우 깊이 
연관돼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동일한 상황을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인지(같은 사람이라도
다른 상황에서는)할 수 있다.
한 연사가 막 발표를 마치고, 청중으로부터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을 때를 상상해보자.
그의 머릿속에는 매우 다양한 생각이 떠오를 수 있다.
‘음, 저 사람은 내가 방금 말한 것에 관심이 있군.’
또는  ‘고약하기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다니.’ 
아니면 ‘난 제대로 답할 수 없을 거야.’ 등의 생각을 할 수 있다.
6. 연사의 머릿속에는 밀려드는 생각은 분명
   그 자신이 선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이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 생각의 영향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그의 감정 상태는 생각하기에 따라서
매우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첫 번째 생각을 떠올리면 평온함과 만족감을 느낄
것이고, 두 번째 생각을 하면 분노와 공격성을 느낄 것이고,
세 번째 생각의 경우에는 불안함과 난처함을 동반할 
것이다. 연사가 사회 불안을 보인다면 그가 하게 될
생각은 물론 세 번째가 될 것이다.
7.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에게 남들과
    대면할 때 무의식적으로 드는 생각의 어떤 것이냐고
물어 봤는데, 사실 그것들은 매우 특별한 것들이었다.
‘아마 바보같이 보일 거야.’ 
이것은 한 젊은 남성 환자가 젊은 여성과 이야기를 시작할
때마다 그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다.
8. 기원후 1세기에 “외부에 한 사건이 너를 슬프게
   할 때 너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그 사건 자체가
아니가 그 사건에 가하는 너의 판단이다.”라고
말한 한 철학자들이 있는데, 이들의 말은 인지 심리학에서
설명하는 사회 불안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9. (저의 의견: 사회 불안은 대부분 사람들이 경미하게
   겪는 일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무덤덤하게 넘어갈 수 있지만
또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특정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때
문제가 되지요. 이런 증세가 있는 사람이라면 오늘 소개하는
책에 선을 보인 실용적인 방법을 실행에 옮겨서 치료를
시도하는 일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크리스토프 앙드레 / 파트릭 레제롱,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민음인, pp.167-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