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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관리/CEO

신현규 특파원의 시선 2020. 5. 15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처음 시작했을 때를 혹시 아시나요? 미국 실리콘밸리 안에 있는 대학교 '스탠퍼드' 에서 박사과정에 있던 이들 두 사람은 이런 문제를 풀고 싶었어요. 

❓ "어떻게 하면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지식 중 내가 원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을까?"

비슷한 시기 한국의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 '첫눈'이라는 검색엔진을 만든 장병규 블루홀 의장 등이 관심을 가졌던 것도 이 분야였죠.

래리와 세르게이는 이제까지 학계에서 쓰고 있던 논문검색 시스템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해요. 논문은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그 논문을 많이 인용하느냐에 따라 명성이 올라가는데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문서 역시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링크를 많이 거느냐에 따라 검색결과에 먼저 노출되게끔 하도록 규칙을 만든거죠. 이렇게 쓰고 보니 구글의 시작도 별 것 아니죠

검색을 보다 편하게 해 주는 아이디어. 

이 하나를 잘 구체화해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검색을 보다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더니, 연간 200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구글이 만들어 졌어요. 시작은 별 것 아니었지만요. 이제 생각해 보세요. '별 것 아닌 생각'으로 구글을 만든 세르게이와 래리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나처럼 별 것 아니지만 엄청난 생각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지금 어딘가 분명 있지 않을까? 전 세계에는 2000만명 정도의 대학생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 중에 저 간단한 생각보다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친구가 한명도 없지는 않을거야. 불안해. 불안해?"

그래서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허투루 보지 않아요. 자신의 성장에 위협이 될 만한 존재들은 손을 잡거나, 집어 삼키려고 하겠죠. 오늘은 실리콘밸리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M&A에 대한 이야기에요. 
오늘의 에디션 ?
  1. 멈추지 않는 실밸리의 M&A 
  2.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회사? 놉!✋
  3. 실밸리VC, "클라우드 회사 찾아요"
  4. 미라클레터 30초 브리핑
Silicon Valley Original: 트렌드 
코로나도 못말리는 빅5의 M&A  

자료=미라클레터, 크런치베이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트위터 등의 기업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에도 M&A를 줄이지 않았어요. 모두의 머리 속에는 비슷한 생각이 있을 거에요. 

"세상의 대단한 아이디어들은 사실, 알고 보면 별 것 아냐. 그걸 대단하게 만들면 아무리 작은 회사라고 해도 나보다 더 위대한 기업이 될 수도 있어." 

위 그림을 한번 보세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트위터,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대표적 IT 기업들이 매년 1월~5월 중순까지 얼마나 많은 M&A를 해 왔는지 보여주는 차트인데요. 코로나가 발생한 올해도 역시 꾸준한 M&A를 보여주는 것을 알 수 있죠. 

넥스트VR
예를 들어볼까요? 

애플이 NextVR이라는 회사를 드디어 인수했다고 오늘 새벽 뉴스가 나왔어요. 금액은 1000억원 정도가 되는 것 같아요. 규모가 엄청 큰 M&A는 아니지만 가상현실 컨텐츠에 신경 많이 쓰는 애플 입장에서는 중요한 딜이었다고 해요. 애플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3월 31일에는 영국에 있는 날씨예측 회사 '다크스카이'를 인수하기도 했어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15일) 새벽 메타스위치라는 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을 발표했어요. 이동통신사들이 음성과 데이터를 전송하는 획기적 기술을 보유한 곳이죠. MS는 지난 3월말에도 이동통신사들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고객서비스를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회사 '어펌드네트웍스'를 인수했었어요. MS는 지난 5월 5일에는 사물인터넷 보안 회사인 '사이버X'를 인수하기도 했죠. 

페이스북은 지난 4월말 인도에 있는 4G 이동통신회사 '지오'의 소수지분(9.99%)을 약 7조 2000억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으로 사들이기도 했죠. (관련 국문기사, 무료)

거침없는 실리콘밸리의 M&A는 어쩌면 불안하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 같아요. 거대한 공룡들은 할 수 없는 것들이 많거든요. 반면 지금 독서실이나 지하실, 골방 등에서 무언가를 골똘히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의 두뇌에서 무엇이 나올지 알 수가 없잖아요. 어쩌면 지금은 40대가 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20대의 자신과 비슷하게 똘망똘망하고 패기 가득찬 젊은이들과 계속 싸워야 할 거에요. 그 중에서 자신을 더 위협할 수 있는 이들, 자신을 더 키워줄 수 있는 이들은 인수하는게 좋겠죠. (살기 위해서라면 말이죠)
Silicon Valley Original: 트렌드 
"데이터센터 회사 인수 더 한다"

지포스~!
엔비디아하면 보통 뭐가 떠오르시나요? 컴퓨터게임 좀 하신 분들, 암호화폐 채굴 좀 하신 분들?은 그래픽카드? 만드는 회사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원래 그래픽 반도체 (GPU) 회사였어요. 

그런데, 이 GPU가 인공지능의 머신러닝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앤드류응 등의 논문(2009)이 나오면서 엔비디아는 의외의 대박을 맞게 되요. 그러면서 2010년 이후 이 회사는 인공지능 하드웨어 회사로 거듭나게 되죠. 

이제 딱 10년이 지났네요. 저는 어제 이 회사가 개최하는 GTC2020이라는 이벤트에 초대받아 다녀왔어요. (물론 가상회의 였지만요) 여기서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이런 말을 해요. "이제 우리를 대형 데이터센터 회사라고 불러주세요." 

이처럼...

  1. 그래픽카드 회사 
  2. 인공지능 회사 
  3. 데이터센터 회사 

등으로 지속적으로 변해가는 엔비디아.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는 이 기사 참조)  

젠슨황 엔비디아 CEO의 GTC2020 키노트 장면
그런데, 변신하려면 필요한게 있어요. 바로 자신에게 없는 기술이겠죠. 그래서 M&A를 해요. 자기에게 없는 기술들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죠. 최근 엔비디아는 아래? 그림에 보는 것과 같은 회사들을 인수했어요. 대부분 데이터센터 내부에 들어가는 네트워크 솔루션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에요. 왜 그랬을까요? 데이터센터는 '서버들의 호텔'이라고 흔히 불리는데요. (서버 = 투숙객 ??‍?‍?? / 데이터센터 = 그들이 쉴 수 있는 호텔?) 엔비디아는 이 호텔의 방을 끝내주게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은 갖고 있었지만, 호텔의 복도와 전시공간 등을 설계할 능력은 부족했어요. 그래서 멜라녹스, 스위프트스택, 큐물러스네트웍스 등의 회사들을 인수한거죠. 

이처럼 M&A는 회사가 가고자 하는 거대한 방향전환을 위해 필수적 요소일 거에요. 스타트업을 하신다면, 그리고 엔비디아같은 거대한 회사에게 회사를 매각하고 싶으시다면, 이처럼 큰 회사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잘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엔비디아가 최근 인수한 회사들 *크런치베이스
음...그런데,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의 키노트 한번 들어보실래요? (링크) 실리콘밸리에 있는 자기 집 주방에서 녹화한건데 회사 제품 선전이 많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는건 추천하지 않고요. 대신 엔가젯이라고 하는 매체에서 요약한게 있어요. 이걸 한번 들어보세요. (링크
Silicon Valley Original: 트렌드 
"클라우드 회사 더 찾아요"

여러분이 잠든.... 15일 아침이었어요. 제가 구독하고 있는 테크크런치 매체에서 유료로만 볼 수 있는 기사 하나를 보내줬네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벤처투자자인 저자가 쓴 이 기사의 제목은 이래요. 

"왜 나는 클라우드에 묻고 더블로 가는가"

위에서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회사에서 데이터센터 회사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왜 그럴까요?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 같아서 그러는 걸 거에요. 그럼 왜 데이터센터 수요는 늘어날까요? 이 기사에는 그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하고 있어요. 

  • 원격근무, 원격진료, 원격컨퍼런스 증가 
  •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강화
    (2025년까지 전세계 기업 서버 50%가 클라우드로 옮겨갈 것) 

이 때문에 나스닥 클라우드 기업들을 모아놓은 주가지수도 상당히 좋다는군요. (아래?그림) 

클라우드 인덱스의 모습. 판데믹 찍고 사상최고!
여기에 클라우드 회사들은 운영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마진도 매우 높고, 매출은 매월 구독형식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위기에도 버틸 수 있는 강건한 재무제표를 갖고 있다고 이 글은 분석하고 있어요.  

아날로그였던 세상은 이제 점점 더 구름 위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어요. 판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은 더더욱 디지털 세상으로 숨어들고 있고요. 그런 세상의 변화를 뚫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IT 공룡, 엔비디아 같은 신흥회사, 그리고 이 글의 저자와 같은 벤처투자자들도 서로 사고 싶어한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MiraKleLab 30초 브리핑
  • ?  트럼프 대통령의 몽니: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 최대 위험은 단연코 미중갈등.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에 대놓고 "중국과 모든 관계 끊을 수 있어"라고 엄포를 놨어. 
     
  • TSMC가 아리조나로!: 세계에서 반도체 주문생산을 제일 잘 하는 회사 TSMC가 미국 아리조나로 옮겨 갈 예정. 백악관이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밀릴 수 없다는 입장이거든. 미중 기술전쟁은 이미 진행 중이야.

  • ? 직원들, 실리콘밸리를 떠난다? 실리콘밸리의 IT회사들이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있지. 트위터는 영원히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한다고 했잖아? (기사) 그러자 이제 직원들이 아예 물가비싼 실리콘밸리를 떠나 딴데 살려고 한다는 얘기들을 한다네. 그러자 회사는 "그러면 월급 작게 줘도 되겠네?" 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기사

  • ?  크롬 브라우저 4MB 이상 광고금지: 구글이 4MB 이상 되는 광고를 웹페이지에서 내보내게끔 하면 안보이게 처리한다고 했어. (유튜브 광고나 좀 줄여줘) 
스티브 잡스도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해요. 

"나는 오늘도 저기 불꺼지지 않은 대학교 도서관과 차고에서 나를 무너뜨릴 어떤 젊은 학생들이 밤을 세며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고 있을지 두렵다" 

이처럼 젊음과 아이디어를 가진 이들이 장땡이라는 생각과 문화가 실리콘밸리에는 깔려 있는 것 같아요. 판데믹 보다 그 젊은이들이 더 무서운 실리콘밸리의 공룡들은 지금도 M&A를 서두르고 있는 거 같아요. 

그럼 저는 내주 화요일에 또 뵐게요.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