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스 구조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이상의 변화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1. 내가 들고 있는 것은 민달팽이의 일종인 군소(Aplysia californica)다.
채식 해양동물인 군소는 뇌연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뇌는 1,00억 개의 뉴런을 가지고 있지만,
군소는 2만 개에 불과하다.
군소의 뉴런들은 크기가 커서 현미경으로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군소가 생각하고 배우는 과정을 보고 싶다면,
뉴런 400개로 이루어진 뉴런 덩어리를 선택하여 그러한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2. 이것이 바로 몇 년 전에 컬럼비아대학의 신경과학자
에릭 캔들과 그의 동료들이 세상에 발표하여 노벨상을
받은 과학적 발견의 토대였다.
그들은 군소의 뉴런들이 새로운 시냅스 연결들을
만드는 과정을 관찰한 최초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군소의 꼬리에 가벼운 충격을 주자,
뉴런들은 그 다음 충격에 대비하여 새로운 시냅스 연결을 형성했다).
이 실험은 학습이 생물적 바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반대로 우리의 행동과 감정은 생물적 근거
(새로운 뉴런 패턴의 창출을 가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3. 군소는 충격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뉴런 연결의 수를
두 배로 늘렸다. 인간은 어떨까? 당신이 피아노 앞에 앉아
정말로 열심히 연습한다면(당신의 어머니가 시킨 대로)
당신이 뇌는 당신을 도와주기 위해 뉴런들 사이에 새로운 시냅스 연결을 만들 것이다.
4. 이것은 굉장한 소식이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인간 두뇌의 뉴런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한 시냅스 연결의 수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 다시 말해 머리를 계속 쓰기만 한다면
매일 머리가 조금씩 좋아지게 할 수 있다.
5. 하지만 캔들의 연구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큰 진보를
이루었다. 뇌를 사용하는 것은 시냅스 연결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한때는 바꿀 수 없다고 간주되었던 것까지 바꿀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유전자다.
캔들의 발견은 다음과 같다.
“군소에서 반복적인 충격을 주면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
유전자가 위치해 있는 신경핵에 신호전달 체계가 들어가 유전자 발현을 가동시킵니다.
우리는 한때 유전자가 행동의 지배자이자
결정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험결과, 행동이 유전자에
영향을 주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유전자는 행동의 통제 기관이
아니라, 그들도 역시 환경의 보조자들입니다.
6. 다시 말해 당신이 친구와 대화를 나눈 후 그 다음 날까지
기억한다면, 당신은 새로운 시냅스 연결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해부학적인 의미에서 당신의 뇌와 유전적 구성을 바꾼 것이다.
그 이후에 이루어진 연구들은 그러한 유전적 향상이
미래 세대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제시하기도 한다.
이것은 놀라울 뿐만 아니라 많은 논쟁을 일으킬 발견이다.
하지만 캔들의 연구는 점차 받아들여지고 있다.
-출처: 에릭 칼로니어스, (어떻게 한발 앞서갈 것인가), 리더스북, pp.272~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