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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기타/golf

1989년생 신세대 허미정의 LPGA 우승 의미

                             

스포츠조선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2009.08.31

 

 

세이프웨이 클래식 우승을 거머쥔 허미정은 1989년생 LPGA 투어 새내기다. 이른바 '세리 키즈'로 불리는 1987~1988년생 한국 낭자 군단들보다도 어린 나이다. 한국 여자골프 세대교체 가속화의 신호탄이다.

무명이나 다름없는 허미정은 수많은 차세대 유망주 중 한 명 정도로 평가받던 선수였지만, 사실 아마추어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실력파다.

1m76의 장신에 정신력을 겸비한 인재로 평가받았다. 드라이버로 250야드 이상을 날리는 장타자일 뿐 아니라 쇼트게임에도 강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고, 3년 만에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이 됐다. 대전체고 재학 중이던 2006년에는 국가대표로 뛰며 퀸시리키트컵 아시아 태평양 여자 아마 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프로로 전향한 뒤 LPGA 2부 투어인 퓨처스투어에서 10차례 톱10을 차지하며 상금랭킹 4위에 올라, 올해 LPGA 투어 출전권을 얻었다. 하지만 쟁쟁한 경쟁자들 속에서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우승하면서 주목받게 됐다.

허미정의 세이프웨이 클래식 우승으로 한국 낭자 군단은 올 시즌 7승째를 거뒀고, LPGA 통산으로는 무려 8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대회 때마다 누가 우승할지 모르는 한국 낭자군단은 허미정 외에도 무궁무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성과는 분명 값지지만, 명암도 엇갈린다. 한국 여자 골퍼들이 이처럼 눈부신 성적을 내는 데는 그만한 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골프 붐을 몰고 온 박세리는 어린 시절부터 '골프 대디'를 자처한 아버지의 지도하에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았다. 박세리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대다수의 '세리 키즈'도 철저한 집중교육 하에 길러졌다. 선수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도 다른 것은 거의 포기하고 골프에 모든 것을 거는 모습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이런 현상은 유독 한국에서 심했는데, 골프 뿐 아니라 다른 운동이나 학업을 병행하는 미국 등 다른 나라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아주 어려서부터 골프에만 매진하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조기 집중 골프교육은 미래의 다른 가능성을 포기한 채 도태되는 선수들을 양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