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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공병호 칼럼

[매경시평] 이명박 대통령에 거는 기대

[매경시평] 이명박 대통령에 거는 기대
끝까지 초심 잃지 않길
침체된 사회분위기 바꿔야

시작은 희망과 기대감을 듬뿍 안겨준다. 새롭게 대통령 직무를 시작한 분에게 우리는 남다른 기대감을 갖고 있다. 사석에서 오랫동안 이명박 대통령을 알아왔던 지인은 당선을 두고 '불꽃처럼 살아온 생에 대한 보상이다'라는 말로 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들었다.

이제까지 살아왔던 삶이 '불꽃이었던 것처럼' 국가경영을 맡은 향후 5년 동안도 오로지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불꽃처럼 살았던 나날로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한국 근현대사를 통틀어서 보면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인가를 잘 도와주었다기보다 부지런한 국민 개개인이 억척스러울 정도로 자기 운명을 개척해 왔고 그 결과로 이 정도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본다.

지난 10여 년 세월에 대한 공과 과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욱더 잘 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 임기 5년은 절대적인 시간 면에서 그렇게 길지 않다. 하지만 시간은 얼마든지 2배, 3배 정도로 늘려서 사용할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이런 점에서 군과 정치 세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왔던 과거 대통령들과 달리 기업 생활에서 잔뼈가 굵은 이 대통령의 시간 개념은 우리 사회 전체를 속도감과 역동성 그리고 부지런함으로 단장할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향후 5년,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선은 침체되었던 사회 분위기를 새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한국인들은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순발력이 무척 뛰어나다. 따라서 사회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다면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역동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분위기 메이커로서 으뜸은 대통령이다.

'인간의 지성, 상상력 그리고 경외감에 한계가 없다면 우리의 성장에는 한계가 없다'고 역설하면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침체된 분위기를 털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자고 외쳤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오늘날까지 희망의 전도사로서 손꼽히는 데 손색없다.

나는 대통령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어쩌면 사회 구성원들이 더욱 높은 목표를 향해서 자기 에너지 전부를 불사를 수 있는 희망과 용기 그리고 낙관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적임자가 바로 대통령이다.

국가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어떤 공동체라도 꿈을 갖고 있어야 하고 그 꿈을 구체화해서 도달하려는 목표나 목적지를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향후 5년 그리고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가.

지난 10여 년 동안 아쉬웠던 점은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라는 점이 모호했다는 점이다.

역사 바로 세우기, 동북아 중심국가 등 다양한 구호와 슬로건이 등장하기도 하였지만 구성원들에게 지향점을 제시하는 데 거의 실패하였다. 집권한 사람들의 말의 성찬에 머물고 말았다.

많은 과제 가운데서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문제 해결책을 빠르게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눈에 띄는 성과로 국민에게 변화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장애물들, 특히 성역화된 장애물들을 제거함으로써 민간의 활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하지만 권력은 늘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강한 중독성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늘 강조하였듯이 '낮은 데로 임하소서'라는 말이 취임 초기부터 청와대를 떠나는 날까지 유지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대개의 실패는 사람의 장벽에 가리고 자신의 성취에 취한 나머지 보통 사람들의 소망과 바람으로 멀어지는 데서 비극이 탄생하곤 하였다.

'처음처럼'을 꼭 명념할 수 있는 지도자를 소망한다. 끝으로 지도자는 원칙을 중시하고 인기를 적극적으로 구해선 안 된다고 본다.

1981년 8월에 일어났던 항공 관제사 불법 파업에 타협하라는 참모진 조언에 대해 레이건 대통령은 "지금 확실히 해 두지 않으면 다음에 무슨 말을 해도 국민에게 신용을 얻을 수 없다"는 간단한 답변으로 원칙을 준수함으로써 자기 뜻대로 국가를 이끌 수 있었다.

[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


[ⓒ 매일경제 & mk.co.kr] 2008.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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