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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보험회사 CF 장면
2008년 1월1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재미있는 기사를 보셨는지요?
새해 한국인의 삶을 관통할 흐름을 추려 5가지 핵심 문장으로 응축했는데
그 중 하나가 <이기적인 노후가 시작된다>는 문구였습니다.
이 기획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중년들이 이기적인 노후를 준비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풀이합니다. “지금의 50대~60대는 자녀에게 부양받기를 원하지도 않고, 시집-장가간 맞벌이 자녀의 아이를 돌봐주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길 원치도 않는다고. 그들은 한국사회 특유의 책임사슬을 벗어던지고 노후를 즐기기 시작한 첫 세대라고... 가족사에 매몰되지 않고 자아를 추구하는 노인의 출현은 지극히 긍정적인 의미에서 ‘이기적’인 것인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의 설명은 중년세대가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아주 점잖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톡 까놓고 얘기하면... <부모에게 효도한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효도받지 못할 첫 세대인 중년들의 반란>이란 생각입니다.
50대 후반~60대 초반의 세대들은 식민지시대와 6-25전쟁을 겪었고 산업화의 역군으로 일해오면서도 기존의 관습, 즉 부모를 모시고 살았던 세대입니다. 그들 역시 자기 자식들과 함께 살며 효도받고 싶은 생각이 왜 없을까요? 자신들이 자식들을 보살펴 준 노고에 대한 보상심리가 왜 없을까요?
그러나 중년세대는 자식들의 효도받기는 애시당초 기대하지 않는 현명함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식들 시집-장가 보내면 부모들은 뒷전이 될 거란 사실을 간파한거죠. 맞벌이 하는 자식들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부모를 찾을 시간이 없을거란 사실도 아는거죠. 괜스레 자식들 옆에 얼쩡거리면서 밉상스러운 노년이 될 바엔, 차라리 내 인생을 누리며 살자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결국, 이기적인 중년세대가 등장한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효도받기를 포기한 세대의 자구책 마련’이 아닐까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족문화라는 시각에서 보면 우울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부모와 자식세대가 각자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가는 걸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닌듯 합니다. 가족들에게 너무 많은 책임과 의무를 기대한 우리의 가족문화는 서로에게 부담스러웠던게 사실이니까요.
부모와 자식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면서 서로에 대한 애정을 잃지않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