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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관리/처세술 및 코칭

35년 자동차인생 접는 이영국 GM대우 사장

"신군부는 車산업 포기하려 했죠"

이영국 GM대우 사장(60)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산증인이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동차 생산전문가인 그가 올해 말로 생산현장을 떠난다. 입사 후 35년 만이다.

1973년 GM코리아(대우차 전신) 공채 1기로 입사해 자동차와 인연을 맺은 이 사장은 2000년 대우차 사장, 2002년 GM대우 수석 부사장을 거쳐 현재 GM대우 생산부문 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입사 이후 부품개발과 품질평가, 생산기술 등 생산부문을 담당한 자동차 생산전문가다.

이 사장은 대우자동차 시절인 2001년 2월 정리해고된 1725명 중 복직 희망자 1605명 전원을 재입사시켜 직원들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재입사는 외환위기를 겪었던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2000년 10월 부평 공장장(상무)이던 이 사장은 부도 직전인 대우차를 채권단 요청으로 맡게 된다. 대우차는 그가 힘쓸 여유도 없이 2주 뒤에 부도가 났다.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었고 동료 수천 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 사장은 회사 정상화에 나섰고 대우차는 2년 뒤 청산 아닌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이 사장은 GM을 통해 회사를 살려냈다. 그리고 해고된 직원들을 다시 회사로 돌아오게 했다.

이 사장은 한국 자동차산업은 위기를 세 번 맞았다고 털어놨다.

1979년 2차 유류파동 때가 첫 번째고, 80년대 자동차산업 통폐합 움직임이 두 번째, 세 번째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허리띠 졸라매기로 판매가 줄 때가 가장 힘들었다는 것. 특히 80년에는 신군부가 자동차산업을 포기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고 회고했다. 전후 군사대국들이 자동차산업을 주도하는데 한국은 비교우위에서 밀린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서는 주저없이 사람이라고 답했다.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빨리 배우고 생산성이 높은 근로자가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후 한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전망을 묻자 4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브랜드 개발과 상호협력적 노사관계, 친환경 자동차 개발, 부품업체들 육성이다.

이 사장은 은퇴 소감을 묻자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GM 본사에서 생산과 생산기술에 대한 자문 역을 하면서 가족과 보낼 계획이다.



[김성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2007.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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