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 “세계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매혹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현명하고, 생생하며, 도발적인 책.”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장하준(44)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새 책 ’악한 사마리아인-부유한 국가, 엉터리 정책,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위협(Bad Samaritans-Rich Nations, Poor Policies, and the Threat to the Developing World)’에 대해 이렇게 논평했다.
장 교수가 후발 성장국에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을 강요하는 선진국을 향해 또 다시 독설을 퍼붓는 책 ’악한 사마리아인’을 영국 랜덤하우스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내달 5일 시판을 앞두고 장 교수는 11일 런던의 유명한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서 책을 소개하는 강연회를 가졌다.
’악한 사마리아인’은 2003년 뮈르달 상을 수상한 장 교수의 베스트셀러 ’사다리 걷어차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쓰러진 사람을 도와주는 척하며 돈을 강탈해간 사마리아인처럼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과거 보호무역을 통해 성장했으면서 후진국들에게는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정상에 올라놓고 후진국들의 사다리를 걷어찬 뒤 세계화를 강요한다는 말이다.
후발 성장국들은 자국의 경제 상황에 맞춰 전략적인 방식과 고유한 속도로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게 장 교수의 주장이다. 과거 한국 경제의 기적도 보호주의와 개방, 정부의 규제와 자유시장, 외국인 투자의 유치와 엄격한 규제, 민간기업과 국영기업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가능했다는 것이다.
’악한 사마리아인’은 경제 서적이지만, 철저히 대중을 겨냥해서 집필됐다.
“취미가 책 읽고 영화 보는 것”이라는 장 교수는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오손 웰스의 ’제3의 사나이’,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 등을 인용해가며 무역정책, 지적재산권, 민영화 등 딱딱한 주제들을 한 편의 소설이나 영화처럼 풀어나간다. 하버드대 유학생이었던 아버지가 장학금을 아껴 흑백 텔레비전을 사고, 미군 부대에서 버린 베이컨과 소시지를 넣은 부대찌개를 먹던 어린 시절 일화를 통해 1960년대 한국의 팍팍한 경제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현재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성장의 동력인 투자의 감소”를 꼽는 장 교수는 “우리를 추격해오는 중국과 기술로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서 투자 하락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주주자본주의의 팽배로 기업들이 단기 이윤과 배당률에 집착하면서 외환위기 전 국민소득 대비 13∼14%에 이르던 설비투자가 이제 7%로 떨어졌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한국은 영원히 프리미어리그에 못들고 그저 괜찮게 사는 나라로 끝나고 말 것”이라고 걱정했다.
장 교수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0년 27세 때 한국인 최초로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됐다.
장 교수의 집안은 유명한 학자들을 다수 배출한 집안이다. 아버지는 장재식 전 산자부 장관이고, 동생은 장하석 런던대(UCL) 과학철학 교수다. 장하진 여성가족장관,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촌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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