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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주머니(조선일보)

더럽다며 모두 피한 정신지체자  손 잡고 파출소 데려가 부모 인계

  • 권지연·서울 강남구                                                       조선일보 2007.10.03 22:45
    • 토요일이었던 지난달 29일 늦은 밤 지하철 3호선엔 적지 않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고속터미널역에서 더럽고 냄새가 지독한 노숙자 복장의 한 남자가 탔다. 승객 대부분은 그를 피해 다녔다. 나 역시 고개를 돌렸다. 그때 한 40대 아주머니가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그는 정신지체자였고, 그의 부모는 집을 나간 그를 애타게 찾고 있던 중이었다. 그제야 자세히 보니 노숙자처럼 보인 그의 손목에 미아보호용 팔찌가 있었고 입은 옷엔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명찰이 있었다. 그 아주머니를 통해 그 남자가 처한 상황이 알려졌는데도 승객 대부분은 여전히 그를 더러운 거지 보듯 했다.

      그 아주머니는 정신지체자 옆에서 말도 걸어주고 더러운 손을 잡아주며 부모와 만나기로 한 수서역까지 동행하였다. 집이 수서인 나도 같이 내리게 되었는데 그 아주머니는 계속 손을 잡고 수서파출소까지 데리고 갔다.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따뜻한 관심과 배려로 돕는 그 분의 아름다운 모습에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