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누런빛을 띤 압록강은 흐르고 있습니다.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압록강 다리
하나는 반이 끊어진 채로 반세기를 지났습니다. 중국쪽에서 다리를 따라 강의 반쯤을
가다보면 다리가 끊어져 있습니다. 그 자리에 이 다리가 6.25 전쟁 때 폭격으로 끊어
졌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북한 쪽으로는 교각만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그
한 편으로는 열차와 차량이 다니는 압록강 철교가 있습니다(사진 오른쪽이 반쯤 끊어
진 압록강 철교이고, 왼쪽이 오늘도 사용하고 있는 철교입니다).
강 이쪽이 중국 단동이고, 강 저쪽이 북한의 신의주입니다. 강 이쪽과 저쪽은 눈으로
보기에도 금방 표가 났습니다. 서울에서 판문점을 통해서 갔으면 불과 몇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참 많이 돌아서왔습니다. 얼마 전 베를린을 다녀왔습니다. 한 때
동독과 서독을 가로 막고 있던 장벽이 지금은 상징적으로 일부만 남아 있었습니다. 베
를린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코스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금년 봄에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 현장에서 느꼈던 긴장감을 거기선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
서 판문점의 철조망이 관광지가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북한에 수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안식월 중에 접했습니다. 국내외 어디든 재난이 발
생하면 달려갔습니다. 재난이 일어나면 현장에 가 있을 때가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
안식월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서둘러 일정을 끝내고 짐을 꾸려 교역자들 몇 명과
함께 중국 단동으로 왔습니다. 전에 용천에 폭발사고가 났을 때 단동에 와서 한국교
회 사랑을 북한으로 전달했습니다.
한 번의 만남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다시 만
나게 됩니다. 용천 폭발 사고 때 만나 쌓은 신뢰가 이번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때 만나 함께했던 분이 이번에도 우리 팀을 돕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구호품을 구입
해 북한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분이 까다로운 검사
와 통관 절차도 대행해 주고 있습니다.
민경련 관계자를 만나 수해를 당한 현지의 필요를 파악했습니다. 양식이 가장 필요했
습니다. 쌀을 사서 전달하고 싶었지만 중국에서 쌀은 반출 금지품목이라 밀가루를 택
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들이 드린 십일조에서 3천 4백만원(검사비와 통관 수속비와
운임 포함)을 들여 밀가루 120톤을 구입했습니다. 8월 22일 낮에 밀가루 120톤을 화
물 열차 두량에 적재했습니다. 민경련 단동대표부 오광식 대표가 나와 한국교회에 사
의를 표했습니다. 23일 새벽 4시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밀가루는 중국 단동역을 출발
해 동평양역 전(前) 역인 서포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단동에 와 있는 사이에 한국교회 사랑이 단동으로 날아왔습니다. 사랑의교회(담임 오
정현목사)에서 2천만원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으로 한
국교회가 긴급재난구호를 위해 보내준 1400만원을 보태 밀가루 120톤을 추가로 구입
해 2차로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압록강
철교로 차량은 통행할 수 없습니다. 27일이 되어야 통행이 재개될 것 같답니다. 그래
서 우리는 자동차 대신 기차를 택했습니다. 하루 만에 화물 열차 두량을 확보하고 밀
가루 120톤을 구입해 모든 검사 절차를 마무리 하고 보낸 것은 특별한 하나님의 은혜
입니다. 2차 밀가루 120톤은 내일(24일) 같은 방법으로 북한으로 전해질 것입니다.
화물 열차 두 량에 밀가루 120톤을 실어 놓고 보니 마음이 좋았습니다. 재난을 당한
꽤 많은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 이것을 먹는 이들이 이것
이 한국교회가 보낸 것이란 것을 알지 못할지라도 하나님의 사랑은 그들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이 밀가루는 사랑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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