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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료/잡학사전

날개없이 내려온 친환경 천사, Green Angel

친환경 화분 그린엔젤(Green Angel)

산업의 발달로 나라가 발전하고, 그 결과 개개인의 경제력 향상으로 인해 생활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사람들은 더욱 더 과거로의 회귀를 원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확하게 말하면 과거가 아닌 자연으로의 회귀일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신도시 개발로 인한 아파트 단지의 설계에 있어서도 이제는 역세권이나 단순히 아파트 건물의 높이만을 강조하지 않고 얼마나 더욱 친환경적인 단지를 만들 수 있을지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다. 게다가 식료품들도 ORGANIC이라는 이름 하에 친환경적인 재배를 강조해 먹는 음식 하나에도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까다로운 구매 조건에 크게 어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상당히 다양한 종류가 출시되고 있고 그 덕분에 손 쉽게 구입이 가능하게 된 제품 중의 하나가 바로 미니 화분인 것 같다. 답답한 도시 속 사무실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간편하게나마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나오게 된 제품이 아닐까 싶은데, 얼마 전에 홀릭에서 소개한 메타피스의 '가든 팩토리'도 같은 성격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기본적인 틀이 되는 화분 모양도 다양해서 캔부터 시작해 우유팩, 달걀, 미니어처 등 디자인 및 아이디어가 참신한 제품들이 거침없이 발매되고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제품도 같은 맥락의 제품이다. 이름은 '그린 엔젤'이며, 일명 '날개없는 천사'라고도 불리운다. 그 비하인드 스토리는 추후에 다시 소개하도록 하고 이미지를 보면 대충 짐작이 가능하겠지만, 몸통 자체가 잔디를 키울 수 있는 화분이다. 결국 일종의 피규어를 활용한 미니 화분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패키지 구성물은 몸통, 흙 봉지 1개, 씨(종자) 봉지 1개, 플랜터 컵 2개, 페이스오프용 스티커 2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제품의 탄생 비화는 이미지에서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명색이 천사라고 하는데 솔직히 하얗기만 할 뿐 개인지 곰인지 원체 구분이 안 간다. 날개가 없어서 안타까워 하는 녀석에게 신은 더 좋은 것을 주겠다고 하며 선천성 무모증의 빛나리 친구에게 머리카락을… 오즈의 마법사에서 오즈가 허수아비한테 사기 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아무튼 이제 무모증의 고통에서 해방된 그린 엔젤은 자신의 헤어를 멋지게 가꾸어 줄 초일류 헤어 디자이너를 찾기 위한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다.


이미지에는 신(GOD)께서 이 'Green Angel'의 뇌와 모근을 심어주는 과정 및 초일류 헤어 디자이너의 모발 관리 과정을 순서대로 보여주고 있다. 저 순서대로만 거침없이 진행하면 당신은 신도 초일류 헤어 디자이너도 될 수 있다. 아! 정정해야겠다. 어쩌면 초일류는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 정도 레벨의 디자이너라면 어떤 헤어스타일도 멋지게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하겠지만, Green Angel의 모발 특성상 오직 스포츠 헤어만 가능하다. 샤기컷, 울프컷, 레게, 파마, 긴 생머리… 절대 불가능하다. 이 Green Angel은 지금 마음 속 저 편에서 크게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차라리 날개를 주시지 그랬어요….” 하고 말이다.


피규어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없는 사람이라도 그린 엔젤을 보면 무척이나 낯이 익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레고나 큐브릭 혹은 베어브릭의 그것들과 상당히 흡사한 외형을 취하고 있다. 흡사한 외형만큼이나 흡사한 가동률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머리, 몸통, 팔, 손, 양다리 모두 각각 분리가 가능해서 다리를 등에 붙인다거나 발바닥에 몸통을 붙이는 약간 하드코어하면서도 슬래셔 무비스러운 연출도 가능하다.

하지만 머리가 너무 큰 탓에 조금만 포즈를 바꾸어도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큰 단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머리 뒷쪽에 부착된 자석을 이용해 냉장고 문 등에 붙여 공중 부양을 시켜주거나 아예 앉히는 게 나을 것이다. 그리고 동봉되어 있는 페이스 스티커를 이용해 원하는 표정으로 바꿀 수도 있는데 굳이 스티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유성펜 등을 이용해 원하는 얼굴 모양을 그려넣는 일도 가능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니 이 녀석 왠지 섬뜩한 구석이 많은 것 같다. 사지절단에 페이스 오프까지…정말 천사가 맞기는 한 것일까?


피규어에서부터 깜찍한 미니 화분뿐만 아니라 메모 홀더까지 제법 재주가 많은 제품이었던 것 같다. 설득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배경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것이 살짝 맘에 안 들기는 하지만 가격적인 부담도 적은 데다가 흙과 종자가 1회용 분이 아닌 충분한 양이 들어있기 때문에 관리만 잘한다면 오랜 시간 잔디를 가꾸는 것도 가능하다. 제조사에서 앞으로도 계속 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있다면 캐릭터 디자인과 종자를 다양하게 해서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삭막한 내 책상 위에 비록 미약하겠지만 그래도 자연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조그마한 천사를 사칭(?)하는 친구를 하나 정도 키워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기사 제공 아이디어홀릭  


2007.08.07 ⓒScience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