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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직업교육

특성화고 직업교육활성화 대안 제시

      중점인터뷰

      전 전국공업고등학교 교장회 회장 겸 한국중등직업교육협의회 회장 조 용

 

국회 교육문화위원회에서 오랫동안 직업교육관련 정책 등을 다룬 경험과 여러 전문가의 의견과, 줄기차게 직업교육을 추진해온 교육부의 정책과 특성화고등학교 현장의 교장선생님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특성화고등학교 교육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직업계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 자원을 늘려야 한다.

 

직업계고 학생들은 노작 위주의 실험·실습 중심교육을 하므로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들조차 학습 부담이 적다. 3학년 2학기에는 취업형 현장실습을 기업체 햔장에서 실습하게 된다.

정부에서는 이들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하여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취업장려금으로 2년 이내에 6개월 근무조건으로 4백만원을 받는다.

또한 현역병 대상자의 경우 중소기업에서 34개월을 근무하면 군대를 다녀온 것과 같은 군대체복무 제도의 혜택도 있다.

계속 학습지원정책으로는 군경력을 포함하여 약 3년간 취업을 하고 있으며 수능시험 없이 직업계고 학생들만 경쟁하는 선취업 후학습 대학진학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수업료 전액을 국가장학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직업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무원 선발이 있고 공공기관에서의 고졸 채용도 확대되고 있다. 소질과 적성에 따르는 특수분야 직업교육을 선택한 수많은 직업계고를 졸업한 사람들이 각계각층에서 훌륭한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국민에게 잘 홍보되지 않은 채 중등직업교육을 이류 취급하는 사회의 인식을 제고하여야 한다. 드라마나 사회매체(Social Network System) 등을 통한 대국민 홍보와 고졸 성공시대 정착을 위한 캠페인 등을 통하여 희망하는 중학생이 가정 사정과 본인의 형편에 관계 없이 자아를 실현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둘째로는 직업기초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직업계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활용해야 한다.

 

7차교육과정의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 해당하는 보통교과도 필요하지만 직업기초능력을 기르는데에도 역할을 해야 한다. 교육부, 고용노동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이 공동 개발한 직업기초능력은 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 자기개발능력, 자원관리능력, 대인관계능력, 정보능력, 기술능력, 조직이해능력, 직업윤리와 같이 10개 항목이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데에는 더 많은 보통교과의 역할이 중요하다.

 

셋째 직업계고의 모든 수업이 학생 활동 위주로 개선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혁기를 맞아 이제 우리 직업계고 교육은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직업기초능력과 함께 핵심역량을 길러 주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21세기의 핵심역량인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과 협업 능력을 기를 수 있을까?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을 길러 미래 사회의 경쟁력 있는 인재로 키우려면 어떻게가르치고 배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핵심역량을 키우는 데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공부하는 방법이다. 교사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 중심의 참여 교육, 듣는 공부에서 말하는 공부, 자기 생각을 말하고 표현하는 공부, 집어넣는 공부가 아니라 끄집어내는 공부, 친구와 협동하며 토론하는 공부,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니라 친구들과 협력하고 토론하는 함께 하는 공부로 전환되어야 한다.

 

넷째 직업계고 개편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지역 여건에 따라 직업계고 학급 수 증감, 일반고에서 직업계고로의 전환,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소규모 학교의 열악한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여 거점 특성화고로 육성, 신설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학생들의 수요가 많은 기존 직업계고의 학급 수를 확대하고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하여 신도시를 개발할 때 일반고와 균형을 맞춘 직업계고의 신설도 필요하다.

숙련 부족으로 인한 공급이 부족한 산업 분야는 1차 금속 제조업,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분야, 기타 기계와 장비제조업, 금속가공 제품 제조업, 고무 제품과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 순이다.

입학 경쟁률이 높거나 숙련 부족으로 인력 공급이 부족한 분야의 직업계고나 학과 위주로 학습 증설도 필요하다. 학교 내 여분의 공간 활용과 건물 증축 등을 통해 기존 직업계고의 학습 수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 또한, 4차 산업시대에 미래 성장 동력에 맞는 직업계고의 학과를 개편하되, 최첨단 실습실과 현대화된 기자재 등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보다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다섯째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국가주도형 취업보장제로 실시해야 한다.

 

직업계고는 학생교육을 잘 할 수 있는 기관이다.

그러나 학생 취업이라는 막중한 업무가 기다리고 있다. 대학생들의 취업과 달리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서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적당한 구인 회사를 찾고, 면접을 대비한 교육을 한 후 면접 장소로 데리고 가야 한다. 합격하면 학생을 인솔하여 회사에 입사시키고 이후 어려움 없이 안전하게 잘 근무하고 있는지 한 두 달에 한 번씩 방문해야 한다. 한 반에 25명에서 30명씩 되는 학생들을 이렇게 취업을 시키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학의 교원 양성과정에서 이러한 업무를 배우지 못하였으며 연수과정도 개설되어 있지 않다. 선배 교사로부터 조언을 받기는 하지만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다. 교원들은 수업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여 수업하고 학생 생활교육과 인성교육을 담당하기도 벅차다.

취업관련 업무가 교원 본래의 업무에 큰 방해를 주는 업무로 등장하고 있다. 물론 취업지원관이 1명씩 배치되어 있지만 1년에 몇 개월만 근무하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된다. 업무의 연속성도 저하되고 학급수가 큰 학교들은 1명의 취업지원관으로는 업무를 감당할 수가 없어 선생님들이 몫으로 돌아온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하여 온 마을이 나선다는 말을 일찍부터 읽고 들어 왔다.

 

직업계고 졸업생은 국가가 책임지고 취업시키는 국가주도형 취업보장제는 불가능한 것일까?

직업계고는 학생들의 직업기초능력과 실무 역량을 키우고 중소벤처기업부는 구인하는 기업체의 리스트를 제공하고 고용노동부는 취업처를 알선하여 취업을 담당하고 현장실습 학생들의 근로감독을 맡아 주었으면 좋겠다.

 

여섯째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의 참여 기업을 중소기업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확대하여 실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독일, 스위스의 중등단계 직업교육 방식인 도제식 교육훈련(Dual system)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도입한 제도로, 고교 2학년부터 학생이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NCS기반으로 교육훈련을 받는 현장중심 직업교육훈련 모델이다. 고용노동부, 교육부, 교육청, 지자체 등의 지원을 통해 지역맞춤형 인력양성을 하고 있는데 중소기업만 참여하고 있어 학생들의 선호도가 낮고 기업의 호응도 소기업 중심이어서 좋은 이 제도를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곱째 현장의 우수한 전문가를 직업계고로 유입할 수 있도록 전문교과 사범대 재직자특별전형을 도입하고,

     산학겸임교사의 단독 수업 허용 및 교원자격이 없는 신산업분야를 중심으로 일정 교육 후 교사자격증 부여를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교원 자격 표시과목의 경직화로 산업이 발전하면서 파생되는 분야에 대한 자격 소지 교사가 많이 부족하다. 벌써부터 공업고등학교에 자동차과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자동차 교과 교사 자격이 없다. 유사 과목인 기계과 교사가 전보되자마자 자동차과로 배치되어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는데 선호하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대다수가 비선호하여 기계과로 재배치하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로봇, 드론, 자율주행자동차, 핀테크, 빅데이터와 같은 분야의 학과가 신설되고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데 이들 과목에 대한 자격이 없다. 기존의 유사학과 교사가 직무연수를 받아 교육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전공한 사람에 비하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학과의 개편이 지연되고 신산업분야에 대한 교육이 부실하게 운영될 수 있으므로 산업현장의 전문가들에게 교사자격증을 부여하여 단독으로 수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빨리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장실무 경험이 전무한 상태로 교직에 진입한 신임 교원을 비롯한 현직교원에 대한 정기적인 전공교과 심화연수, 산업현장과 연계 연수 등 재직자 연수를 강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직업교육담당자에 대한 직업현장 근무를 6개월, 1년 등 다양하게 추진하여 실무능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산업체와 정부가 투자하여 학교에서 공동으로 양성하고 취업시킨 후 직무 상황을 고려하여 다시 학교에서 실험실습 후 현업에 복귀시키는 산학경영학교 형태를 추진해 봄직하다.

 

여덟째 직업계고 학점제 실시에 대하여 교육 장소, 시기, 방법 등을 다양화해야 한다.

 

교육부는 직업계고 고교학점제 도입 등 무학년제 3년 수업 연한 폐지 등 다양한 학점제 모델 등을 일반고 학점제 전면도입 시기인 2025년보다는 앞서서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직업계고에 입학할 때 제1지망 학과에 선발되지 않았거나 중도에 학과를 변경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직업계고 고교학점제는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진로적성능력에 맞는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학사제도라고 여겨진다. 이를 통하여 학생들에게 직업교육 학습권을 보장해 줄 수 있고 교육의 질 관리와 누적된 학습 결손도 보강될 것이다. 다만 교원, 교실 및 실습장의 여유가 없고 이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막중한 예산이 투여되기 때문에 모두가 동시에 실시하려고 하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