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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학교육

특파원 신현규의 생각 2020년 4월 3일


정보는 하루를 가고, 트렌드는 1년을 가고, 인사이트는 10년 앞을 내다보며, 지식은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죠. 지금 여러분이 미라클레터를 보며 투자하는 10분이 여러분께 아래와 같은 것들을 하나씩만 전달드릴 수 있었으면 하고 씁니다. 

  • 코로나 이후 무엇을 주목해야 해?
    (변화 양상을 볼 수 있는 트렌드) 
  • 코로나 이후 뭐가 변화하는거야? 
    (삶을 관통할 인사이트) 
  •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가 죽을 때 까지 몸과 정신에 아로새겨야 할 것은 뭐야? (삶을 바꿔놓을 지식) 

그럼, 시작해 볼까요? 
? 오늘의 에디션은요 ?
  1. [트렌드] 디지털 워터쿨러 토크 
  2. [트렌드] 원격의료 & 원격교육 
  3. [지식] 알리바바는 SARS에서 왔다
  4. [정보] 팬텀AI의 시리즈A에서 배울 점
Silicon Valley Original:트렌드
디지털 워터쿨러 토크 - 구글의 일하는 문화도 바뀌는 중
  

구글의 임원진들에게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지를 자문해 주는 분(사진)을 어제 새벽 실리콘밸리 현지 기자들과 함께 인터뷰를 했어요. (이름은 로라 매 마틴 이라고 하고 직함은 Executive Productivity Advisor 에요.) 

그가 말한 중요한 트렌드는? 

자가격리 상태가 오래 되면서 구글도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해요. '디지털 워터쿨러 토크'라는 것을 일부러 도입하고 있고, 디지털 환경에서 협업을 통해 모두가 하나로 일하게끔 노력한다는 거죠. 일하러 가면 생수통 앞에서 모두가 만나는 것 처럼, 각자 집에서 일하는 환경 속에서도 생수통처럼 모두가 함께 만나서 일하는 그런 환경을 만들자는 거에요. (지난번 미라클레터(링크)에서 다뤘었는데, Infinite Hangout (항상 열려있는 행아웃 채팅방)이라는 것이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뤄지기도 한대요. 그것과 비슷하죠? 같은 회사 사람이라면 인위적으로라도 자주 만나라는 거에요. 카톡 채팅방이 아니라 하루 10분이라도 대면하고 만나서 쓸데없는 대화라도 나누라는 거죠. (이거 저도 해 봤는데 의외로 참 쉽지가 않아요?)

왜 미국 사람들은 생수통 앞에서 그렇게 말이 많아지는 걸까요?  ?
어떻게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그가 구글 임직원들에게 하는 조언은?  

로라가 구글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들)에게 해 주는 조언, 그리고 이날 기자들에게 자택근무를 잘 하는 방법이라며 소개해 준 조언은 3가지 였어요. 이제 실리콘밸리 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제 아래처럼 일하는 재택근무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갈 것 같아요.

  1. 공간의 경계를 만들라 : 마루는 일하는 공간, 큰 방은 잠자는 공간으로 딱! 아주 그냥 딱! 정해 놓고 절대 바꾸지 마라. 일 할 려면 마루에서만 일하고 큰 방에 오면 절대 일 생각은 하지 마라. 

  2. 시간의 경계를 만들라 : 자택근무를 할 경우 일하는 시간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의 경계가 없을 수 있는데, 그러지 말고 스스로 일할 때 능률이 좋은 시간과 여가를 즐길 때 능률이 좋은 시간을 나눠서 분리하라. 

  3. 계획을 세워라 : 아무 계획 없이 흘러가며 살 것이 아니라   업무목록을  정해 두고 계획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라.

Silicon Valley Original:트렌드
원격의료, 원격교육, 원격쇼핑.. 원격, 원격, 원격.....
  

3일 새벽에 열린 더인포메이션의 VC 세션 

오늘 새벽 3시. The Information이라는 매체에서 VC 들을 모아놓고 웹 세미나를 개최했어요. 밸특도 여기 구경삼아 들어가 봤죠. 요즘 원격의료, 원격교육, 원격쇼핑 등의 시장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잖아요. 이런 원격 시장의 전망에 대해 VC들이 이날 약간 서로 다른 의견들을 이야기했어요. 이날 나눈 대화를 한번 들어보실까요? 

(아준 세타이, Arjun Sethi, Tribe Capital 창업자) 코로나 이후 자가격리에 들어가니 갑자기 모든 VC들이 원격회사가 좋다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원격의료, 원격교육, 원격소비 등등. 하지만 소비자들의 행동이 변화할 때 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SARS 바이러스가 터졌을 때인 2002년에 배달음식 회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정작 그 회사들이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듯이 말입니다. (아래 사진)

(제프 리차즈, Jeff Richards, GGV 캐피탈 파트너) 소비자들의 변화는 매우 확실합니다.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발발한 1월 이후 한달 사이 원격교육, 원격의료, 원격운동 서비스들이 향후 3년 동안 달성하겠다고 목표세웠던 지표들을 불과 90일 만에 달성해 버렸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플러스케어(링크)라고 우리가 투자한 원격의료 회사의 진료량은 지난 6주만에 2배가 늘어났습니다. (아래 사진) 그뿐인가요? 디지털 결제는 앞으로 늘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피터 에버트Peter Hébert, 럭스캐피탈 파트너) 원격의료와 원격교육은 늘 규제 문제에 맞닥드려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규제가 무너질 때가 됐죠. 지금 각 산업별로 우리 앞에는 순풍과 역풍이 동시에 불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원격의료 쪽에서 우리는 순풍을 확실히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원격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우리가 가져가야 할 핵심은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중국 원격서비스들은 지난 한달 사이 3년치 목표지표를 달성했다. 
  • 코로나로 인해 원격의료에 대한 규제는 완전히 다시 생각해 볼 계기가 됐다 
  • 하지만 SARS 이후 탄생한 원격배달 서비스가 정착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원격에 대한 모종(Seeding)과 원격에 대한 추수(Harvesting)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Silicon Valley Original:지식
알리바바는 SARS이후 회사를 B2B에서 B2C로 바꾸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환을 계기로 삼는 곳들은 늘 있다는 것은 역사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일 것 같아요. 위기는 기회! 라는 말이 달리 있지 않고, 다음과 같은 사례 속에 숨어 있습니다. 제프 리차즈 GGV 캐피탈 파트너는 이렇게 말합니다.

제프 리차즈, Jeff Richards, GGV 캐피탈 파트너

"SARS가 있었기에 알리바바는 B2B 비즈니스에서 C2C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었다. 오늘날 타오바오(중국의 아마존과 같은 오픈마켓)를 만든 것은 위기를 구조적 변화의 계기로 보고 기회로 만든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3년 SARS 당시 마윈의 모습

B2B 회사였던 알리바바는 SARS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고객인 제조회사들의 물건을 온라인으로 대신 팔아주는 비즈니스로는 장사가 안될 수밖에 없는 형편에 놓인거죠. 물건을 팔려면 만나야 하는데 만날 수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고객들이 전자상거래를 하겠다고 나서는 니즈는 너무나 많았어요. 그래서 알리바바는 C2C 비즈니스로 전환하게 됩니다. 일반인들이 올린 제품을 일반인이 살 수 있게 거래하는 오픈마켓플레이스 개념으로 진화한거죠. SARS 때문에 내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알리바바는 이후 이베이 등과 같은 경쟁자들을 이기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됩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11일 알리바바는 하루만에 380억 달러 (약 42조원)의 거래량을 올렸다고 하죠. 

위기는 기회입니다. 그것이 역사가 알려주는 지식이 아닐까 합다. 아무리 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생각하고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Silicon Valley Original:정보
팬텀AI 시리즈A 투자 유치 

사진=손재권 더밀크 대표 (2018년), 매경DB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인공지능 자율주행 스타트업 팬텀AI가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약 270억원 (2200만 달러)를 모집했네요. (사실 투자유치는 이전에 했기 때문에 투자유치가 코로나 사태와 관련이 없었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관련기사

모두가 레벨4 자율주행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 회사는 (물론 레벨4도 하지만) 레벨1,2 등과 같은 기초적 자율주행에 집중하겠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시장에는 레벨1,2 자율주행도 제대로 도입이 안되어 있는데, 그 이유를 들여다 보니 '모빌아이'라는 매우 비싼 솔루션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자신들이 잘 하는 레벨1,2 자율주행에 대한 솔루션을 완성시켜서 그 문제를 풀어보려 한답니다. 아주 비싼 차량이 아니라도 기초적인 자율주행은 돼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면 사고 위험이 있으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거나, 날씨가 맑은 날 차선을 따라 자율주행하는 기초적인 것들 말이에요.

저는 여기서 남들이 주목하는 문제 (자율주행 시장의 경우는 레벨4 자율주행이라는 매우 고차원적 문제)를 풀기 위해 달려드는게 아니라, 고객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문제 (당장 사고 위험 있는데 급브레이크 밟아주는 솔루션)를 먼저 풀겠다는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서울에 있는 임영신 기자가 팬텀AI에 투자한 KT인베스트먼트 관계자를 취재했는데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자율주행 관련 접근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구글처럼 레벨4로 바로 가는 경우가 있고요. 다른 하나는 레벨 1~4를 차례차례 밟는 경우가 있지요. 팬텀AI는 후자로 레벨2~3에 집중하면서 자동차 회사와 관련 기술을 구현하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라이센스 등 수익 창출 성과가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래서 투자를 결정했어요."

실리콘밸리에 있는 저에게는, 고객에 집중하면 답이 보인다는 사실을 배워가는 하루였습니다.?

흘러가는 트렌드도 좋지만 미래가 과연 어떻게 바뀔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내용을 전하는 뉴스레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