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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관리/CEO

실리콘 밸리 특파원 신현규의 생각

농담 따위는 할 생각조차 못했지만, 마음껏 농담을 할 수 있게 허락됐던 만우절이 허무하게 지나갔네요.? 미국에 코로나 확산 상황이 심각해 지면서 전 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요. 이 곳에서 어제 오늘 들은 혁신경제에 대한 소식들을 들려드릴게요.
? 오늘의 에디션은요 ?
  1. [오리지널] 미국의 현실, 냉정한 진단
  2. [오리지널] 지금 더 주목받는 스타트업
  3. 도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Silicon Valley Original: 
코로나 무증상 환자 대체 얼마나 있는지 알 길이 없는 미국
  

사진 = 이진 아벨리노랩 회장
지금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 미국에서 코로나 사태는 대체 언제까지 이어질 까요? 미국의 경제가 살아나야 소비도 일어나고 전 세계가 정상적 경제활동을 시작할텐데, 대체 미국은 언제 코로나에서 극복할까요? (답답하시죠??)

현황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코로나 진단키트를 제공하고 있는 아벨리노랩의 이진 회장과 어제 대화를 나눴어요. 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아주 심각한 증상의 환자들 정도에게만 코로나 확진 진단을 허용할 수 있을 뿐, 경미한 증상이 있거나 무증상 환자들에게 진단을 실시할 여력이 없는 상태라고 해요. 한국은 확진자들의 동선을 파악해 접촉한 사람들은 진단을 실시해 왔지만, 이 지역은 그를 실시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거죠. 

그게 무슨 의미? 당분간 무증상 환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계속 확산시킬 수 있다는 의미에요. 무증상 환자들이 대체 얼마나 있는지 알 방법은 현재로서 없는 상태죠. 비교적 물자가 풍부한 북 캘리포니아 지역도 이러한데,  다른 지역은 오죽할까요.  

무증상 환자의 숫자를 예측해 볼 수 없나요? 오늘 새벽 스탠퍼드 대학교 인간중심인공지능센터(HAI)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어요. (밸특도 참가했어요.?) 여기에서 무증상 환자에 대한 추정치가 나왔는데요.  

루시 리, 찬저커버그 바이오허브 감염데이터사이언티스트 
루시 리, 찬저커버그 바이오허브 감염데이터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환자가 100명이 있었다면 그 중에서 87명은 코로나 확진으로 진단을 받지 못하고 거리를 활보했을 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우한과 달리 코로나에 대한 진단을 강하게 하지 못했던 미국과 같은 나라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환자가 100명 있었다면 그 중 95명은 코로나 확진자로 진단을 받지 못했을 거라는 이야기에요. 그래서 미국은 현재 강력하게 외출 자제령을 내리고 있는 거지요. 누가 감염자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 나오고 있는 확진자 숫자(20만명)에 비해 약 20배(약 400만명)는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갖고 있을 확률이 크니까, 서로 분리시키고 시간을 버는 중인거에요. 

중요하게 지켜 봐야 할 변수는? 코로나 진단키트의 수급현황과 코로나 치료제 개발 현황이 가장 중요한 변수일 거 같아요. 한국처럼 확진자들의 동선을 따라 모든 사람을 검사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진단키트가 공급이 되는지가 중요한 변수일 것 같고요. (그렇게 되면 다시 미국이 예전처럼 소비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수도...) 어쩌면 그것보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완료가 더 빠를 수도 있겠죠. 클로로퀸(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 클로로퀸(클로로퀸의 일종), 렘데시비르(에볼라 치료제) 등이 과연 코로나 환자들의 사망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지 검증되는게 중요할 것 같고, 또 다른 치료제들도 속속 개발된다고 하지만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Silicon Valley Original: 
비즈니스에 수익성이란? 위기에 더 좋은 기회를 여는 열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노션 본사의 모습 (밸특 직촬)

트렌드는 수익성이다. 비즈니스가 꾸준히 돈을 벌 능력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투자하면 꾸준히 돈을 벌어올 수 있는 비즈니스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수익성은 그다지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지표가 아니었어요. 수익성 보다는 성장성, 즉 매출의 성장속도가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지표였죠. 하지만 이제는 그 법칙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투자자들이 수익성 쪽으로 더 강하게 전환하고 있는거죠. 

그 증거 중 하나는 노션. 오늘 뉴욕타임즈에서 기사가 하나 나왔어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생산성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노션이 20억 달러 (약 2.4조원) 기업가치에 투자를 5000만 달러 (약 600억원) 받았다는 거지요. (노션 홈페이지 링크

뉴욕타임즈가 커버한 노션 
노션은 뭐 하는 회사?  원노트에버노트 처럼 노트 관리를 하는 앱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굉장히 아름다운 디자인에 사용하기 편리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정리한 업무를 남들에게 공유하기 매우 편리하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죠. (자세한 내용은 곧 매일경제신문에 기사로 나올 예정이에요!) 특히 원격근무가 정착되면서 더 많이 이용량이 늘고 있어요.
 
왜 이 회사의 펀딩 소식에 주목해야 하지?  이 회사는 2013년 설립 이후 2018년부터 수익이 나고 있었어요. 그래서 많은 벤처캐피탈들이 이 회사의 문을 두드렸죠. '더 많은 투자를 받어. 그러면 더 성장할 수 있을거야.' 하지만 이 회사는 투자유치를 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우리는 수익이 많이 난다. 원칙에 따라 장기적 비전을 보고 투자하고 싶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다른 주주들이 경영에 참여할 수밖에 없게 되는) 신규투자 유치는 하지 않겠다"

이 회사의 COO 인 악샤이 코타니가 밸특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에요. 그런데, 그랬던 회사가 지난주에 불과 36시간 만에 투자유치를 결정했어요. 기업가치는 지난해 9600억원 정도에서 이번 펀딩때 2.4조원으로 2배나 높게 올라갔죠. ? 요즘 같은 불황기에 이게 있을 법 한 일인가요? 노션은 이렇게 받은 현금으로 더 안정적이고 오래 버틸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 한편 (5000만 달러는 지금으로부터 10년은 버틸 수 있는 현금이라고 해요), 더 공격적 성장을 꾀할 수 있는 힘을 얻었어요.  


노션의 사례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수익성이 지금 다시 주목받는 것 같으신가요? 아닌 것 같아요. 애당초 수익성은 비즈니스의 기본 중 기본이었어요. 성장도 수익을 전제로 했을 때 정당화되는 지표였던 것 같아요.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노션은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받을 수 있었어요.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이라면, 특히 스타트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성장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노션 본사를 다녀온 이후 인터뷰 기사는 조만간 매일경제신문에 나올 예정이에요. 미라클레터 독자 여러분께도 당연히 소개드릴게요! (Stay Subscribed!?) 

Silicon Valley Original:   
코로나 이후 -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떻게 변화할까?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코로나 이전의 삶과 완전히 달라져 있을 거라는 점은 너무나 분명해 지고 있어요. 그런데, 과연 우리 도시의 모양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미국의 인터넷 뉴스레터 매체인 액시오스에서 도시의 변화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읽어보고 종합을 해 봤어요. (기사링크) 대략 정리해 보면 이래요. 

  • 빌딩?: 신축건물에는 환기시스템이 더 잘 구축될 것이다. 만남을 위한 공간은 지금보다 더 크게 설계될 것이다. (건축가 휘트니 오스틴그레이의 주장)
     
  • 거리?: 보다 더 넓은 폭의 보행자 도로가 만들어 져야 할 것이고, 자전거 도로 확충도 이뤄질 것이다. 뉴욕시는 이미 차량 통행을 몇몇 도로들에 금지시킴으로써 보행자 도로를 확충하고 있다. (도시전문가 브룩스 레인워터의 주장)

  • 교통? : 공간을 공유하는 버스, 택시, 지하철, 스쿠터 등의 이용량이 줄어들고 자전거와 도보로 출근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다. 중국에서는 자가용 출근자들이 96%나 늘어났다. (공공교통 전문가 데이비드 지퍼 하버드대 연구원) 

  • 공항? : 온도측정기와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각종 전자장치들이 설치되는 것이 뉴노멀이 될 것이다.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 

  • 원격근무? : 일자리가 많이 있는 도심을 중심으로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지금처럼 많지 않을 것이다. 다들 원격근무를 해도 충분히 일할 만 하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액시오스의 도시 전문 저널리스트 킴 하트) 

  • 쇼핑과 외식문화? : 상황이 좋아지고 난 뒤라도 사람들의 기억에 코로나는 오래 남을 것이다. 이후 사람들은 내가 외식하러 가는 곳이 깨끗한 곳인지 아닌지 따져보고 가려 할 것이다.  (Yelp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칼 바이릭) 

미국 캘리포니아 동쪽에는 코로나라는 이름의 도시가 있어요 ?

결된 세상의 위험을 우리는 너무나 잘 보고 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이처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을 때 까지 3개월이면 충분했죠. 지구를 멈춰 버린 것 같은 충격이 가해진 이유는 우리가 너무나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디지털로 연결될 때 우리는 그 부작용인 보안과 사생활침해 문제에 대해 너무 둔감한 걸 수도 있지 않을까 해요. 

흘러가는 트렌드도 좋지만 미래가 과연 어떻게 바뀔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내용을 전하는 뉴스레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