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똑같은 `버추얼 트윈`
3D 솔루션으로 손쉽게 구현
스위스 시계 90%가 고객
전기차·스마트도시까지 설계
`버추얼 싱가포르`도 진행중
한국도 버추얼 트윈 이해깊어
- 신현규 기자
- 입력 : 2020.03.22
3D 솔루션 회사 다쏘시스템의 버나 샬레 최고경영자(CEO)에게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으로 생각하는 것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다쏘시스템은 한마디로 3차원으로 세상 모든 것을 만들어 보는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회사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시계, 스마트폰 등 정밀제품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싱가포르와 중국 선전 일부 지역 등 도시도 3차원으로 설계하고 가상공간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모의로 작동시켜 보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샬레 CEO는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연례 콘퍼런스 `3D 익스피리언스 월드 2020` 행사장에서 매일경제와 단독으로 인터뷰하면서 2D에 비해 3D가 가진 장점 네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는 속도다. 그는 "3D로 생각하는 기업과 2D로 사고하는 기업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특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오늘날 2차원으로 뭔가 콘셉트를 잡아 보려고도 하지 않고 바로 3차원으로 간다"고 말했다. 샬레 CEO는 "학교에서 3D 디자인에 대한 교육을 이미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새로운 제품을 빠르게 내놓고 고객들에게 피드백도 재빠르게 받는다.
둘째는 참여와 협업이다. 3차원 디자인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해 진행할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협업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샬레 CEO는 "많은 소비자들이 3D를 통해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며 "이는 대단히 놀라운 현상"이라고 했다. 게다가 다쏘시스템의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3차원으로 제품을 설계하는 것뿐만 아니라 3차원으로 이뤄진 공간에서 나오는 데이터들을 분석하는 작업도 가능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또한 다쏘시스템은 3차원 공간에서 설계하는 기업들을 위한 코드를 판매하는 일종의 `앱스토어`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슷한 자동차 부품들의 3차원 도면을 자동으로 인식해 이를 하나로 분류하는 프로그램을 다쏘시스템의 3D 플랫폼 내에서 판매하는 회사도 있다. 샬레 CEO는 "다쏘시스템이 공급하는 제품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협업과 상상을 할 수 있는 3차원 도화지를 언제 어디에서나 갖고 다니는 셈"이라고 말했다.
셋째는 정밀함이다. 그는 "까르띠에 등과 같은 스위스 시계 회사들 중 90% 이상이 우리 (3D 소프트웨어) 제품을 쓰고 있다"며 "최근 한 시계 회사 디자이너를 만났는데, 우리 3D 제품을 쓰는 이유 중 하나가 다른 회사들이 제공해 줄 수 없는 정밀함 때문이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10년, 15년 전에는 3D로 시계를 설계한다는 것이 특별했지만 이제는 필수가 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모빌리티 회사들이 최근에는 정밀함을 원하기 때문에 다쏘시스템 솔루션을 많이 찾고 있으며 시장 기회도 크다고 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제휴를 발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기반을 둔 전기차 회사인 카누(Canoo)를 비롯해 우버, 아마존 딜리버리 등도 다쏘시스템 고객이라고 밝혔다. 항공택시 서비스인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도 다쏘시스템의 3D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넷째는 3D로 설계한다면 현실 세계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버추얼 트윈(Virtual Twin)`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특히 스마트시티에 유용하다. 그는 "근본적으로 오늘날 우리가 사는 도시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도시의 일부가 리모델링된다고 했을 때, 작업이 끝나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이런 점에서 다쏘시스템은 스마트시티에 대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다.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등을 넣은 스마트시티가 아니라 현실 도시를 복제한 가상도시를 만들어 현실 도시에 대한 근거(Reference)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상도시를 미리 3차원으로 만들어 두면 실제 도시를 설계할 때 도시 내 행정부 각 부서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근거를 보고 같은 언어로 대화할 수 있다는 접근 방식이다. 샬레 CEO는 "오늘날 전 세계 대부분 도시들이 산하기관들과 부서들을 가지고 있고, 그들은 대부분 서로 대화하지 않는다는 문제들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도시들에는 도시 계획, 건설, 에너지, 자원 관리 등 다양한 부서가 있고 그들은 다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며 "하지만 문제는 결국 도시는 `하나`라는 점"이라고 했다. 부서들 관점이 다양하더라도 도시는 하나다. 그래서 대화에는 근거가 필요하고, 그 근거는 가상의 3D 도시가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는 다쏘시스템 3D 솔루션으로 진행 중이다. 그는 "대만과 중국 선전 등 일부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한국도 버추얼 트윈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갖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늘날 대부분 컴퓨터 화면은 2차원으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기업에서 일하는 많은 이들이 컴퓨터 화면의 지평을 3차원으로 확장하는 순간 속도·협업·정밀·현실 세계에 대한 근거 등 네 가지 강점을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다는 사실을 샬레 CEO는 역설했다.
그는 지난 2월 9일 내슈빌에서 열린 `3D 익스프리언스 월드 2020` 기조연설을 통해 신체장애를 가진 어린이가 창의력과 상상력을 통해 3D로 설계한 휠체어를 만든 프로젝트 `매직휠체어`를 예로 들었다.
매직휠체어는 장애인 어린이에게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속에 등장할 것처럼 생긴 특수 휠체어를 제작해주는 비영리 프로젝트다.
다쏘시스템은 3D로 각종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매직 휠체어에 무상으로 제공해 줬고, 매직휠체어 측은 다쏘시스템 솔루션을 장애우를 위한 교육 커리큘럼에 집어넣어 여러 사람이 함께 오토바이처럼 달릴 수 있는 휠체어 설계를 협업하도록 했다.
다쏘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제품은 3D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제품 설계를 하고 다소 복잡한 물리법칙을 적용해 시뮬레이션도 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휠체어와 같은 기계 제품을 설계하고 간단한 테스트를 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다쏘시스템은 1981년 설립된 3D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로 지난해 매출 40억1800만유로(약 5조3700억원), 순이익 6억1500만유로(약 8220억원)를 기록했다.
He is…
△1957년 프랑스 브르타뉴 △에콜노르말쉬페리외르대 컴퓨터 공학 △1983년 다쏘시스템 입사 △2002년 ~다쏘시스템 CEO △2007년 프랑스 최고훈장 레지옹 도뇌르 수훈
[내슈빌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다쏘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제품은 3D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제품 설계를 하고 다소 복잡한 물리법칙을 적용해 시뮬레이션도 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휠체어와 같은 기계 제품을 설계하고 간단한 테스트를 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다쏘시스템은 1981년 설립된 3D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로 지난해 매출 40억1800만유로(약 5조3700억원), 순이익 6억1500만유로(약 8220억원)를 기록했다.
He is…
△1957년 프랑스 브르타뉴 △에콜노르말쉬페리외르대 컴퓨터 공학 △1983년 다쏘시스템 입사 △2002년 ~다쏘시스템 CEO △2007년 프랑스 최고훈장 레지옹 도뇌르 수훈
[내슈빌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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