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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관리/경영관리

실리콘 밸리 특파원 신현규의 편지 20200328

TS엘리엇이라는 시인이 이런 말을 했다죠.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왜 이런 문구를 썼을까요?

4월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죠. 그런데 그에 반해 사람들의 마음은 겨울의 일상에 젖어있어요. 정신이 겨울잠?을 자고 있는 거죠. 그런데,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이 오면, 사람들의 마음은 잠에서 깨어나기 싫어하면서 이런 말을 내뱉게 돼 있요. 

"아 정말 잔인해. 이놈의 4월. 왜 나를 좀 더 쉬지 못하게 하는거야. 왜 밖에 나와서 농사일을 하게 만드는거냐고."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어요. 

  • 왜 하필 사업이 번창하는 지금 코로나야? 
  • 왜 하필 애들 대학가야 하는 올해 코로나야?
  • 왜 하필 내가 주식투자한 지금 코로나야? 
  • 왜 하필 내가 투자받아야 할 때 코로나야? 
  • 왜 하필.....코로나야?

많은 사람들이 내뱉듯이 정말 4월이 잔인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TS엘리엇은 그런 자연의 무지막지함을 이겨내는 것은 우리의 생명력이고 정신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4월이 잔인하다는 사람들의 푸념을 통해, 황무지에 새싹은 트고 있는데 왜 당신은 푸념만 하고 있냐고 꼬집고 있는거죠. 한마디로 '정신차려. 여기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있잖아'라는 얘기죠. 

생명력은 무엇보다 강하다는 증거

TS엘리엇이 강조했던 그런 정신력은 미국이 서부지대에 있는 사막과 황무지를 개간해 오늘날의 경제력을 달성하는 배경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수백년 전 그런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개척자들이 닿은 지금 이 곳 실리콘밸리에서는 많은 이들이 새로운 도전들을 시도해 나가고 있어요. 오늘은 그 일환으로, 새로운 환경 속에서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를 찾고 있는 사람들을 (Zoom으로) 만나고 왔어요.  


 [단독] 창의적인 조직 만들기의 대가 '라즐로 복'과의 대화


Silicon Valley Original: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는,
어떻게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라즐로 복 (전 구글 HR헤드) Humu 창업자

코로나 이후, 우리는 어떻게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까요? 


실리콘밸리는 이미 경쟁에 돌입했어요. 모든 사람들이 원격근무로 돌입한 상태.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까요?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 어떻게 창의성을 유지할까요? 
  • 어떤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고 있을까요? 
  • 어떤 새로운 근무형태를 만들고 있을까요? 

오늘은 Work Rules! 라는 책을 쓰고, 구글의 새로운 인재문화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는 라즐로 복 (laszlo bock)의 이야기를 들어 봤어요. 

누가? 라즐로 복이 만든 '후무'(Humu : 하와이 말로 '실을 꿰다'라는 뜻이래요. 여러 사람들을 하나로 엮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요)라는 회사가

언제?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 4시 반 정도에 세미나를 개최했어요.

무엇을? 어떻게 하면 새로운 환경 속에서 더 일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아래는 이날 이야기의 엑기스?에요.

이날 세션을 진행한 라즐로 복(왼쪽)과 레슬리 카푸토 Humu 인재과학자 

  1. 실리콘밸리에는 항상 켜져 있는 화상채팅방(Infinite Hangout) 이 존재한다. 

    (해설) 벨 연구소나 구글에서는 직원들끼리 지나가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요. 캠퍼스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끼리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스파크가 번쩍? 발생한다는 거죠. 그게 혁신의 원동력이라는거에요. 그런데  이제 그런 만남이 이뤄질 수 없게 됐잖아요. 그러니 우연히 만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야 혁신적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만든게 항상 켜져 있는 화상채팅방(행아웃)이라는 거에요.

    (참고) Zoom의 경우 돈을 내지 않으면 40분 제한 때문에 중간에 끊겨 버리죠....? 그래서 행아웃을 쓰는 모양이에요. 참고로 우리나라에도 구루미 (회사링크) 서비스가 있어요. 학생들은 이미 집안에서 노트북을 켜 놓고 공부하면서 온라인 독서실과 같은 효과를 누리고 있죠. (세상에서 가장 큰 온라인 독서실이에요!)

    (조언) 오피스가 모두 문을 닫은 지금, 이제 서로 만나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없게 됐으니....혁신적 아이디어의 스파크?가 일어나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된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의도적으로라도 이런 공간을 만들어서 떨어져서 근무하더라도 계속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네요.


  1. 공간에는 3가지가 있다. 물리적 공간, 업무적 공간, 감정적 공간. 그 중에 제일 일 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공간은 감정적 공간이다. 

    (해설) HR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원격근무를 많이 연구해 왔대요. 그런데 어떤 연구자가 공간을 1) 물리적 공간 (Physical Distance), 2) 업무적 공간 (Operational Distance), 3) 감정적 공간 (Affinity Distance) 등으로 나눠서 분석을 해 봤다고 해요. 그런데 연구자들이 실제로 여러 조직들을 분석해 본 결과, 업무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은 

    감정적 공간 > 업무적 공간 > 물리적 공간 

    순서였다고 해요. 

    즉, 서로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서로 아무리 자주 카카오톡과 이메일로 이야기를 해도, 서로의 마음이 가까이 있지 않으면 일을 잘 할 수 없다는 거에요. 반대로 서로 아무리 말을 잘 하지 않아도, 서로 아무리 가까이 붙어 앉아서 일을 하고 있어도, 서로의 마음이 가까이 있다면 일을 잘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조언) 물리적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그렇게 낙담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적어도 이 연구에 따르면) 그게 우리 조직의 성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으니까요. 대신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감정적 공간, 즉, 마음의 거리가 서로 멀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모두를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1. 확!과 뚝딱뚝딱!을 빠르게 전환시키자 (Burstiness!)

    (해설) 2016년 HR 연구자 두 사람이 원격근무를 잘하는 회사의 특징을 살펴봤대요. 그런데 원격근무 상황에서도 일을 잘 하는 회사에는 하나의 뚜렷한 특징이 있었다고 하네요. 냄비처럼 (Burst!) 서로 가까이 붙어서 다양한 의견들을 모으고 아이디어들을 용광로 속에다가 넣어서 하나로 뭉친 다음, 그걸 다 가지고 가서 각자의 동굴 속에서 뚝딱뚝딱!  뭔가 각자의 작업들을 하더라는 거에요.  확! 하고 모였다가, 돌아가서 뚝딱뚝딱.! 그런데 그런 확!과 뚝딱뚝딱!이 정말 자유자재로 이뤄지고 빠르게 왔다갔다 하는 조직이 정말 일을 잘 하더라는 거에요. 

    Burstiness에 대한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 참조 (PDF링크)

    (조언) 결국 따로 또 같이!를 하라는 건데, 그걸 자유자재로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모두가 한번에 모일 수 있는 타이밍을 잘 봐서, 계기를 만들어서 모두를 확! 모으고, 모여서 논의한 것들을 각자 뚝딱뚝딱! 할 수 있는 조직의 문화가 갖춰진다면, 남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성과들을 낼 수 있다고 하네요.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도 미라클레터는 미래가 과연 어떻게 바뀔지, 미래를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내용을 공유하는 뉴스레터가 되겠습니다.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

미라클레터 크루
신현규(실밸리), 이상덕, 강민경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