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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료/교회

신천지에 빠지면 왜 집나가고 이혼할까

                                                                                                  백지수 기자 입력 2020.03.02

신천지 포교활동의 피해자로 구성된 전국신천지피해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천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천지의 기획 이혼에 아내도 아이들도 뺏겼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신천지예수교회(이하 신천지)로 가정이 피해 입었다는 폭로와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신천지에 빠진 가족 구출기 내지는 가족이 신천지로 돌아오지 않아 울부짖는 절규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이들은 신천지가 사회와의 단절을 유도한다며"신천지에 깊게 빠지면 부모도 배우자도 못 알아본다"고 말한다.

반면 신천지 측은 가족을 신천지에서 빼내려는 행위를 '핍박'과 '폭력' 이라고 규정한다. 신천지 탈출기나 구출기 등에 대해 "혐오·비방"이라고도 말한다.
신천지에만 의존하도록…연애조차 못하게
전국에서 신천지 신도 대상 코로나19 전수조사가 한창인 1일 현재 유튜브와 온라인상에서는 신천지 탈출기와 구출기, 구출 실패기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신천지가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건드리거나 꿈을 이뤄줄 것처럼 접근해 새로운 신도를 포섭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심리적으로 신천지에 의존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또 성경으로 심리 치료를 한다며 주기적인 모임을 갖도록 하고 이를 남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증언도 공통적으로 나온다.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끊어내 신천지에 심취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 유튜버 A씨는 지난해 현재의 여자친구를 신천지에서 빼낸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자신과 만나는 동안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두려움에 사로잡혀있다"고 회상했다.

또 "연애를 시작하는 단계였는데 여자친구가 월·화·목·금요일마다 상담을 받으러 가야 한다며 '연애할 때가 아니라'는 식으로 거절도 했다"고 말했다.
신천지 빠져 집 나간 아내가 폭행을…
신천지 포교활동의 피해자로 구성된 전국신천지피해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천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천지로 인해 연애뿐 아니라 부부 관계도 단절됐다는 폭로도 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에서 밝힌 피해 중에는 신천지의 '기획 이혼'에 당했다는 C씨의 사례가 있다. 신천지 교단에서 아내를 세뇌시켜 부부 관계를 끊도록 했다는 주장이다.

C씨는 뭔지 모를 종교에 심취한 아내를 추궁하니 경찰을 부르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며 "누군가로부터 계속 통화로 지시받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C씨는 이어 "아내가 곧 아이 둘을 데리고 가출을 감행했고 곧 상습 폭행 등의 혐의가 적힌 이혼 소장이 날아왔다"며 "이혼 조정 중 아내가 신천지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신천지에 빠진 신도들이 신천지에 항의하는 자신의 가족들을 오히려 공격하는 일도 있다. C씨는 "신천지 위장센터 등에서 시위하니 아내가 직접 나타나 몸 싸움을 하고 피켓을 부수고 폭행했다"며 "아내는 이혼 소송을 취하했지만 이후에도 집에 안 왔다. 아이들마저 뺏겼다"고 말했다.
신천지, "부모는 육신을 낳기만 했을 뿐"이라고 교육
이렇게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는 물론 부모도 버리고 신천지에 세뇌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신천지에 빠진 주변인들이 있는 사람들은 이것이 신천지에서 주장하는 교리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A씨는 "신천지에 깊게 빠지면 부모도 못 알아본다더라"며 "(여자친구 말로는)신천지가 부모는 육체적으로 낳아 준 사람이고 영적인 부모는 따로 있다고 교육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신천지 활동을 하다가 빠져나와 이단 상담가로 활동한다는 김충일씨는 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주위 사람들이 이단으로 규정하니까 신도들끼리 결속이 강한 편"이라며 "(신천지에서 빼내려 하면) 마귀가 우리 조종해 핍박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섭되면 합숙도…가출 신도들, 신천지 센터 등 전전
지난달 25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소재 신천지예수교회 교육관에서 경기도 관계자들이 강제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렇게 집을 나온 신천지 신도들은 주로 신천지 센터에서 합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에서 밝힌 피해 사례 중 동생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D씨 사례가 한 예다. D씨는 "동생이 신천지에 심취해서 가족이 포항에서 대구로 이사를 갔다"며 "대구에 신천지 피해 상담소가 없어서 상담이 더디자 동생이 이를 거부하다가 집을 나가 신천지 '센터'를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 과천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신천지 신도 2명도 신천지 합숙 숙소에서 생활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섭 초기에도 이미 합숙을 경험한다는 증언도 있다. A씨의 채널에 신천지에 빠지게 된 이유를 밝힌 여자친구 B씨도 "사람 한 명 포섭을 위해 신천지 신도 5명이 한 달 동안 합숙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성경을 공부한다며) 주변인과 관계를 망치는 행동을 제안 받으면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천지 "신앙을 이유로 한 핍박"
다만 신천지 측은 이를 '핍박'으로 받아들인다. 신천지는 1일 여야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내고 "신도 중 신앙을 이유로 가족으로부터 폭행과 핍박 심지어 생명의 위험에 처한 이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신천지는 "(이들은) 소위 이단 상담소에 끌려가 감금·폭행 등 불법행위에 피해를 입는다"며 "이런 사람이 1500명이 넘는다"고도 주장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