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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다니엘서 이해

다니엘서 이해


I. 다니엘서 이해

이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니엘서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저절로 다니엘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니엘서에 접근하기 위해서 두 가지 극복할 것이 있다. 하나는 보수주의적인 성경관과 자유주의적인 성경관의 극단적인 해석을 넘어서 종교개혁적인 성경관을 가지고 해석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존의 교회들이 종말에 관한 확실한 해석을 유보하는 사이에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성경적인 종말관이라기보다는 이단의 교리에 맞는 종말관을 세워서 사람들을 미혹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니엘서 해석은 각자의 성경관과 종말에 관한 자의적 해석방법을 어떻게 잘 극복하는가에 달려있다. 다니엘서를 공부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니엘서의 내용을 깊이 숙지하고 익숙해지는 것이다. 다니엘서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책이 아니고, 다른 성경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역사 속에서 종말을 기다렸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종말 이해가 담긴 책이다. 그러므로 다니엘서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 종말을 이해했는지 그 역사를 다니엘서의 언어로 더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둘째로, 보수주의적인 극단과 자유주의적인 극단을 피해서 종교개혁의 원리에 따라 해석을 시도해야 한다. 셋째로, 오늘날, 이단들의 극단적인 종말론에 대항하여 기독교인들이 가져야 할 바른 종말 신앙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우선적으로 다니엘서 자체의 특징들을 살펴보기로 하자.1)

1)이 내용들은 본인의 다니엘서 주석의 내용을 알기 쉽게 발췌하여 전하는 것이다. 배정훈, 『다니엘』 (서울: 한국 장로교 출판사, 2016), 16~36.

 

1. 다니엘서의 구조이해

 

다니엘서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1부 (1~6장): 역사적인 포로: 주전 6세기 포로들의 이야기

             1. 포로의 시작 (단1:1~21)

             2. 느부갓네살 왕의 꿈 (단2:1~49)

             3. 풀무불에서의 세 친구 (단3:1~30)

             4. 느부갓네살 왕의 고백 (단4:37)

             5. 벨사살 왕의 멸망 (단5:1~31)

             6. 사자굴에서의 다니엘 (단6:1~28)

2부 (7~12장): 신학적인 포로: 주전 2세기 포로들에 관한 예언

              7. 그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라 (단7:1~28)

              8. 정한 때, 끝에 관한 계시 (단8:1~27)

              9. 포로 칠십 년의 비밀 (단9:1~27)

              10. 역사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 (단10:1~12:13)

 

다니엘서 1부는 주전 6세기 포로시대 디아스포라의 삶을 다루고 있는 반면에, 다니엘서 2부는 주전 2세기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 치하에서의 억압받는 공동체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1부에서 실제적으로 이방제국에서 사는 디아스포라의 포로상황을 다루었다면, 2부에서는 백성들이 포로에서 팔레스틴으로 돌아오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이방제국의 지배를 받는 상황의 자신들을 포로로 해석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부에서는 왕을 위하여 꿈을 해석해주는 다니엘의 모습이 나타나고, 2부에서는 직접 꿈을 통해 계시를 받고 천사의 해석을 기다리는 다니엘의 모습이 나타난다. 주전 2세기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 치하에 사는 백성들은 1~6장에 나타난 다니엘의 예언이 자신의 시대에 성취된다고 믿었다.

 

2. 저자와 저작 연대, 장소, 목적

 

다니엘서는 언제 누구에 의하여 쓰였을까? 다니엘서 1~6장은 다니엘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바벨론에서 디아스포라로 사는 이스라엘 민족들 사이에서 다니엘과 세 친구들이 어떻게 포로 시대를 살았는지에 대해 전해지던 이야기다. 다니엘서 1~6장은 어떻게 포로가 시작되었는가보다는 이미 시작된 포로를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인 디아스포라들이 어떻게 포로 시대를 살아갔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7~12장은 다니엘이 행한 미래의 예언을 말하고 있는데 모든 예언을 할 때마다 예언한 시기, 예언한 사람(다니엘), 예언 내용의 형식이 담겨 있다. 다니엘이 예언한 시기는 벨사살 원년(7:1), 벨사살 3년(8:1), 다리오 원년(9:1), 고레스 3년(10:1) 등이다. 다니엘이 한 예언은 바벨론부터 시작하여 종말까지 네 왕국의 운명에 관한 것이며 모든 예언이 한결같이 마지막 때까지 남은 기간을 셈하고 있다: “세 때 반”(7:25); 亼주야”(8:14); “칠십 이레”(9:24). 7~12장의 대부분의 예언들이 들려진 시기는 종말이 세 때 반 남았다고 여겨지는 주전 167년경이다.

 

그리고 다니엘서 12장 5~13절은 안티오쿠스 4세의 종말이 실현되었고, 아직 종말이 오지 않은 시기를 말하고 있지만, 예언하는 다니엘은 여전히 고레스 3년경에 예언하고 있다. 또한 중요한 것은 다니엘의 예언이 예언 직후인 포로 시대부터 만민에게 알려질 것이 아니라 마지막 때까지 감추어져야 할 예언이라는 것이다: “내가 이 일을 마음에 간직하였느니라”(단7:28); “너는 그 환상을 간직하라 이는 여러 날 후의 일임이라 하더라”(단8:26); “이는 이 환상이 오랜후의 일임이라 하더라”(단10:14); “다니엘아 마지막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단12:4). 그러므로 다니엘서 7~12장의 예언은 예언한 후부터 주전 2세기가 될 때까지 일반 백성들에게 알려질 예언이 아니다. 이 예언은 처음부터 오직 주전 2세기의 공동체를 위하여 그들에게 임하는 핍박이 절정에 이르게 될 주전 167년 정도에 읽혀질 책이다. 주전 2세기에 핍박을 받는 신앙공동체는 다니엘서 7~12장을 하나님이 핍박을 이기기 위하여 주전 6세기에 살던 다니엘을 통하여 주신 하나님의 예언으로 받아들였다.

 

3. 장르의 차이: 다니엘서 1~6장과 7~12장

 

다니엘서 연구에서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는 다니엘서 1~6장과 7~12장이 서로 이질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다니엘서를 정경으로 읽는 방법은 먼저 두 부분의 차이점을 살피고, 이어서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통일된 책으로 읽을 수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다니엘서 1~6장은 장르 면에서 요셉이야기(창37~50장)와 에스더서와 유사하다. 이 책들의 공통점은 땅을 잃고 디아스포라로서 타국에서 이방 왕의 지배를 받고 산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성들에게 이방 왕은 타도의 대상이 아니고 하나님이 권세를 허락하신 존재로서 그들이 충성해야 하는 존재이다. 주인공이 이방 왕의 꿈을 해석한다는 면에서 다니엘서 1~6장은 요셉 이야기와 유사하다. 이방 나라에는 권위 있는 술객들이 있었지만 모두 꿈 해석에 실패하여 마침내 주인공이 등장하여 꿈을 해석하고 왕에게 인정을 받는다. 그리고 두 이야기에서 꿈 해석의 공은 주인공인 사람에게 돌려지지 않고 하나님에게 돌려진다. 또한 디아스포라들이 이방 땅에서 핍박을 받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다니엘서 1~6장은 에스더서와 유사하다. 

 

다니엘서 3장에서 세 친구가 왕의 권세를 인정하면서도 왕의 신상 앞에서 절하는 것을 거부한 것은 사람 앞에서 절할 수 없는 신앙을 견지한 모르드개와 유사하다. 마침내 세 친구는 풀무 불에 던져지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6장에는 사자 굴에 들어간 다니엘에 관한 이야기이다. 왕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이 적대자들에 의하여 사자 굴에 들어가지만, 하나님이 보호하시고 마침내 왕에 의하여 적대자들이 죽임을 당한 것처럼 에스더서에서도 민족의 위기 가운데 하나님이 왕을 움직여 민족을 구원하고 오히려 반대파들이 유대인들에게 내리려는 형벌을 받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디아스포라로 살아갈 때 하나님에 대한 순종의 표시로 토라에 순종할 때 하나님의 기적적인 보호하심이 있음을 확증해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다니엘서 1~6장은 디아스포라들이 이국땅에서 어떻게 포로 생활을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다니엘서 7~12장은 1~6장과는 달리 묵시문학이라는 장르로 이루어져 있다. 묵시문학의 정의에 대하여는 콜린스(J. J. Collins)의 정의가 가장 가깝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종말론적인 구원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시간적이며, 또 다른 초자연적인 세계를 보여준다는 면에서는 공간적으로 초월적인 실재를 드러내면서, 계시가 저 세상의 존재에 의하여 수납자 인간에게 중재되는 설화 구조를 가진 계시 문헌의 장르.”콜린스(Collins)의 정의에 따르면 묵시문학은 두 가지 차원을 다루는데 공간적으로는 이 땅을 초월하는 저 세상을 다루고, 시간적으로는 이 세상의 마지막에 오는 종말을 다루면서 이 세상의 바깥에서 온 중보자를 통하여 이 세상에 계시(啓示)가 전해지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을 말한다. 묵시문학의 중요한 특징은 1) 고대의 유명한 사람의 이름으로 전하는 환상의 이야기; 2) 동물 묵시나 숫자와 같은 상징적인 언어의 사용; 3) 천상의 존재에 의한 환상의 해석; 4) 하나님의 승리에서 절정에 이르는 역사의 주기화; 5) 천상의 계시를 드러냄 등이 있다.

 

다니엘서 7장과 8장은 각각 다니엘이 받은 환상과 천사의 해석을 통하여 네 왕국의 마지막 왕인 안티오쿠스 4세의 행동과 종말을 서술한다. 또한 10~12장에서도 전체적으로 하나의 환상과 해석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묵시문학은 역사적인)historical) 묵시문학과 저 세상적인(otherworldly) 묵시문학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묵시문학 중에는 정경에 포함되는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 신구약 중간사 시기의 유대 묵시문학, 신약시대의 기독교 묵시문학 문헌들이 있다. 이러한 장르에 따르면 다니엘서는 역사적인 묵시문학에 속하는데 이러한 묵시문학의 관점에서 다니엘서를 살필 때, 다니엘은 다음과 같은 묵시문학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저 세상으로의 여행을 포함하지 않고, 사후예언과 우주적인 범위와 정치적인 초점이 있는 임박한 종말론이 특징이다. 계시는 7장과 8장에서 전형적인 환상의 형태로 나타나 있고, 9장과 10~11장에서는 천사들이 환상을 해석하는 천사들의 강화(講話)가 있다. 계시의 내용으로 예언과 종말론적인 위기의 모습으로 역사를 조망하고 있다. 다니엘서 12장에서는 명백하게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하여 언급한다. 천상 세계의 중요성은 7장에 하나님의 보좌에 나타나고, 천사와 거룩한 자에 대한 언급은 7장, 8장, 10~12장에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다니엘서를 묵시문학이라는 장르에 포함할 수 있는 것이다



II.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론


1. 다니엘서의 해석 

다니엘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다니엘서 1~6장은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이다. 그러나 묵시문학적인 장르를 가진 다니엘서 7~12장에 대한 이해는 쉽지 않다. 18세기 역사비평학이 나타나기 전까지 다니엘서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해석되었다. 이는 다니엘서에서 주전 6세기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다니엘이 역사적인 인물이며, 다니엘서 7~12장은 다니엘이 미래를 위하여 예언했다는 것이다. 보수적인 입장의 문제는 문자주의적인 입장인데, 이는 다니엘서 7~12장에 있는 예언을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여 이루어진 종말의 성취로만 이해하려는 점이다. 그리하여 다니엘서는 다니엘의 시대로부터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는 종말까지의 시간표를 계산하는 책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입장에 편승한 이단 중에는 다니엘서의 예언이 예수 시대까지만이 아니라 예수의 재림 때까지의 시간표로 이해하는 이단들도 있다. 18세기 이후에 시작된 역사비평학은 다니엘서의 저작권, 연대 규명에 대하여 이해하도록 도왔다. 진보적인 학자들은 다니엘서를 주전 2세기에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박해에 저항하는 유대인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마카비 시대에 쓰인 작품으로 보게 된다. 이러한 주장의 문제는 주전 6세기에 등장하는 다니엘의 역사성에 대하여 회의적으로 보고, 다니엘서 1~6장을 창작으로 보기도 한다. 더구나 다니엘서 7~12장은 주전 2세기의 신앙 공동체의 위기에 초점을 맞춘 역사서로 보지만, 다니엘서가 기독교인들의 종말 신앙을 위한 책임을 강조하지 않는다. 다니엘서를 문자주의적으로만 읽는보수적인 입장은 바로 그리스도와 연결함으로 주전 6세기와 주전 2세기의 종말 신앙에 대한 신학적인 고찰이 생략되는 문제점이 있고, 진보적인 입장은 다니엘서를 주전 2세기의 역사적인 문헌에 머물게 하는 문제점이 있다.

보수주의적인 해석과 진보주의적인 해석을 넘어서서 다니엘서에서 종말의 신학을 말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종류의 공동체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주전 6세기의 디아스포라 공동체다. 다니엘과 세 친구가 속한 이 공동체는 역사적인 포로 70년을 경험하고, 포로의 끝을 기다리며, 토라에 순종했던 공동체로서 바벨론의 멸망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오기를 기대했던 공동체다. 둘째로, 주전 2세기의 공동체는 주전 6세기에 살던 다니엘이 예언한 종말이 성취되는 시대에 살던 공동체다. 이들은 다니엘서를 통해 주전 2세기의 위기를 극복했지만, 여전히 역사의 종말이 자기 시대가 아니라 미래에 성취될 것을 깨달은 자들이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공동체는 다니엘서가 정경으로 완성된 후 하나님께서 다니엘서를 통해 우리에게 종말 신앙을 계시하셨음을 믿는 공동체다. 이들은 하나님 나라가 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오는 나라가 그리스가 아니라 로마임을 고백하는 공동체다. 이와 같이 다니엘서를 정경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종말이라는 주제를 주전 6세기와 주전 2세기의 역사적인 정황과 연결시킬 뿐 아니라, 현재의 기독교 공동체의 종말에 관한 적절한 해석학적인 통찰을 제공하는 것까지 고려함을 의미한다.

 

2.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

 

다니엘서에서 갑자기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인한 종말론이 나오지 않는다. 역사 속의 위기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들의 종말에 대한 신앙이 점차적으로 발전되어 간다. 주전 6세기 포로 이전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늘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했기에 종말에 대한 사상이 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라가 멸망하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면서 언젠가는 포로 시기가 끝나고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을 기대하게 된다.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론은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로 나뉜다. 긴박한 위기가 끝나면 역사의 종말이 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위기는 끝났지만, 번번이 역사의 종말은 오지 않고 새로운 역사를 맞이하게 된다. 위기 속에서는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이 구별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위기는 끝이 나고 역사의 종말은 여전히 미래로 다가온다. 역사의 종말은 바로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임이 판명되었다. 다니엘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다니엘서에서 언급한 역사의 종말이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믿는다. 신약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경험한 그리스도인들이 다시금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신앙은 요한계시록에 나타나는데 이 신앙이 다니엘서에 나타난 언어로 표현된다.

 

3.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 신앙의 역사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론을 살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예언하는 상징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 종말 신앙이 어떻게 발전하였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위기 속에서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을 기다리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종말 신앙으로 위기를 극복하면서 역사의 종말을 기다렸던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백성들이 가졌던 종말을 이해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왕들의 연대기는 다음과 같다: 느부갓네살 왕의 정복(단1:1); 느부갓네살 왕 2년(단2:1); 느부갓네살 왕(단3:1); 느부갓네살 왕(단4:1); 벨사살 왕 원년(단7:1); 벨사살 왕 3년(단8:1); 벨사살 왕(단5:1); 다리오 왕(단6:1); 다리오 왕 원년(단9:1); 고레스 3년(단10:1). 이제 왕들의 시대에 나타난 종말을 살펴보기로 하자.

 

느부갓네살 왕 시대의 종말론(단1:1, 2:1, 3:1, 4:1)은 어떠한 것인가? 이방왕인 느부갓네살 왕이 유다를 멸망시키고 유대인들이 바벨론에 끌려오면서 종말에 대한 신앙이 시작되었다(단1:2). 다니엘은 느부갓네살 왕의 전성기를 인정하지만(단2:37~38), 이 왕국이 끝이 있음을 고백한다(단2:21). 2장에서 주어진 종말에 관한 계시는 네 금속으로 이루어진 신상이다. 유대인들에게 이 예언은 네 왕 이후에 바벨론의 멸망이 오며 그와 함께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으로 해석되었다. 위기인 바벨론 나라가 멸망되면 역사의 종말이 오는데 그것이 하나님 나라라고 고백한다. 벨사살 왕 때에도(단7:1, 8:1) 여전히 위기인 바벨론의 멸망이 임박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유대 백성들은 바벨론의 멸망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을 기대하기는 했지만, 바벨론 이후에도 세 왕국이 지난 네 왕국의 종말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온다는 다니엘의 예언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다니엘의 예언에서 네 왕국의 멸망은 위기의 종말이며,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바로 네 왕국 이후에 이어지는 역사의 종말을 상징한다.

 

7장에서 다니엘이 받은 계시의 핵심은 네 짐승으로 표현된 네 왕국(단7:2~7), 마지막 왕국을 상징하는 짐승의 멸망(단7:11), 인자와 하나님의 나라(단7:13~14).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도의 핍박(단7:25), 핍박의 남은 기간으로서 한 때 두 때 반 때(단7:25) 등이다. 위기는 바벨론으로부터 시작되는 네 왕국이며, 네 왕국을 무너뜨리는 자는 2장의 “손대지 아니한 돌”(2:34)에서 “인자 같은 이”(7:13)로 발전되었다. 인자 같은 이도 나중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와 동일시되었다(7:14, 18). 또한 종말까지 남은 기간으로 제시된 “한 때 두 때 반 때”(단7:25)는 처음으로 제시된 계시이다. 네 번째 짐승이 무엇인지는 정확하지 않으며 신앙 공동체는 이를 그리스 또는 로마로 해석하게 된다. 그러나 역사의 종말에 관한 계시가 드러났는데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자와 하나님 나라의 도래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특징들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통하여 성취되었다고 이해한다.
 

짐승의 멸망, 지극히 높으신 자의 핍박, 세 때 반 등의 계시는 부분적으로 성취되었지만, 여전히 재림 때 나타날 계시로 여겨진다. 이와 같이 다니엘서 7장에서는 역사의 종말이 강조되었다면, 다니엘서 8장에서는 역사의 종말보다는 위기의 종말에 대하여 상세히 서술된다. 8장에서 받은 계시는 7장에서 나타난 네 왕국 중에서 숫양의 두 뿔로 상징되는 메대와 바사(8:20), 그리고 숫염소에 상징되는 그리스 왕국의 이름이 제시된다(8:21). 작은 뿔은 7장에서도 나타났지만, 작은 뿔의 신성모독은 새로운 계시이다. 또한 성소를 정결하게 하기까지 주어진 기간은 2300주야로 표현되었다(8:14). 7장에서는 계시가 역사의 종말을 더 보여주는 반면, 8장에서는 이 계시가 당대의 위기 속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더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 바벨론이 멸망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이 계시의 충분한 이해는 바벨론이 멸망된 이후인 다리오 시대에 나타난다.

 

9장에서 다니엘은 바벨론의 멸망과 함께 하나님 나라가 오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바벨론이 멸망하고 하나님 나라가 오지 않고 메대가 세워지자 언제 종말이 올 것인지 하나님께 묻는다(단9:1~2). 다니엘은 다리오 왕이 즉위한 직후에 포로의 기간이 예레미야가 예언한 대로 70년이라는 계시를 받고 해석을 구하는 기도에 들어간다. 10장에서 고레스가 등장하면서 고레스 3년을 포로의 마지막 해(69년째)로 이해한다는 것은 적어도 다리오 왕 때는 아직 포로 70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도가 끝난 후에 그에게 주어진 응답은 포로의 기간이 70년이 아니라 70이레(week-years)라는 것이다(단9:24~27). 포로의 기간이 일곱 배가 된 것은 포로 가운데 강퍅함으로 인한 가중 처벌 죄와 같다(레26:18, 24, 28). 70이레는 일곱 이레, 육십이 이레, 한 이레, 반 이레의 순서로 전개된다. 반 이레는 7장에서 나타난 한 때 두 때 반 때와 일치하는 기간이며, 8장에서 등장하는 2300주야와는 유사한 기간이다.

 

본문을 연대기에 따라 이해할 경우 주전 2세기의 공동체에게 남겨진 종말까지의 기간은 한 때 두 때 반 때(7:25), 2300주야(8:14), 그리고 반 이레(9:27)로 표현된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한 때 두 때 반 때라는 개념은 벨사살 왕 때인 7장과 8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계시였지만, 다리오 왕의 시대인 9장에 들어서 70이레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다리오 왕 시대에 깨달은 종말론은 다음과 같다. 바벨론의 멸망 후가 아니라 70이레 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온다. 종말의 반 이레 전에 핍박의 절정에 이를 것이다.

 

10~12장은 네 왕국인 메대, 페르시아, 그리스 왕국의 역사와 그리스의 왕들의 역사를 자세히 묘사한다. 10~12장에서 사후 예언이라고 불리는 예언은 거짓 예언이 아니라, 반 이레 남은 시점에 69이레와 반 이레 동안 있었던 역사를 확인하고, 남은 반 이레 동안 일어날 예언을 선포하는 형식이다. 다니엘은 안티오쿠스 왕 이전 왕들의 역사를 통해 안티오쿠스의 운명을 예언한다. 이 예언의 절정은 네 번째 왕국의 마지막 왕인 안티오쿠스 4세의 과거를 확인하고 그의 남은 운명을 서술하는 것이다. 그의 종말과 더불어 역사의 종말이 도래할 것을 서술한다. 결론적으로 고레스 왕 시대에 주어진 계시는 다음과 같다. 하나님 나라가 오기 전 네 왕국이 멸망하기까지의 기간은 70이레가 된다. 이전에 예언한 대로 종말까지 남은 기간은 반 이레이고 핍박의 절정에 이르게 되는 기간이다. 12장에서는 7장에서와 같이 역사의 종말에 관한 새로운 내용이 계시되었는데, 전쟁, 환란, 영생, 지혜 있는 자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10~12장에서 위기는 안티오쿠스로 대표되는 그리스 제국이다. 역사의 종말은 큰 환란

이후에 찾아오는 하나님 나라이다. 그리스의 마지막 왕은 안티오쿠스 4세이다.

 

주전 2세기 유대 백성들은 안티오쿠스 4세를 위기의 근원으로 보고 안티오쿠스 4세가 죽은 이후에 역사의 종말이 올 줄 알았다. 그러나 위기의 종말은 실현되었지만, 역사의 종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리스 제국은 계속되었다. 이제 다음호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마지막 왕국을 로마로 해석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역사의 종말로 이해했으며, 요한계시록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어떻게 다니엘서의 언어로 설명하였는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다음 호에 계속)​ 



III.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론 


이제 마지막으로 다니엘서와 기독교의 관계를 살펴보려고 한다. 다니엘서 안에는 종말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네 왕국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을 기대했으며 그 왕국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졌다고 이해한다.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 신앙에 대하여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1. 다니엘서, 종말 신앙의 책

다니엘서에 역사의 종말만 있고 역사의 종말을 향한 시간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바벨론 포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을 보여주면서 종말을 기다리는 공동체의 종말 신앙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느부갓네살 왕이 통치하던 바벨론에 끌려간 유대 백성들은 바벨론이 멸망하면 역사의 종말이 온다고 기대했지만, 바벨론이 멸망한 후에도 새로운 왕국이 계속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종말 신앙이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다. 다시 포로 70년이 지나면 역사의 종말이 올 줄 알았는데, 종말은 오지 않았고, 종말의 계시는 70년이 아니라 70이레 이후에 종말이 온다고 말했다. 70이레라는 계시 아래 유대 공동체는 주전 167년에 3년 반 후에 종말이 오리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리고 3년 반 후인 주전 164년에 성전의 재봉헌을 경험했지만 아직 역사는 끝나지 않았고, 그리스 왕국은 여전히 존재하였다. 그러나 종말 신앙이 위기를 이기고 견디는 힘이 되었다. 역사의 종말이 오지 않았어도 종말 신앙은 종말을 기다리는 신앙인들의 삶을 풍성하게 하였다. 그리스 왕국이 끝나고 로마 시대에 들어서도 종말 신앙은 계속되었고, 다니엘서는 신약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종말 신앙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2. 다니엘서에 나타난 역사의 종말

그리스도인들은 다니엘서에 나타난 역사의 종말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이라고 이해한다. 다니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을 구별하지 않고 한 번에 올 것으로 이해하였다. 다니엘서에서의 종말은 요한계시록에서 더 명확해진다. 요한계시록은 예수의 초림을 전제하고 이미와 아직의 긴장 사이에 사는 신앙인들을 위하여 재림을 어떻게 기다려야 할지를 보여준다. 다니엘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종말은 장차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질 종말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니엘서 2장에서 역사의 종말은 네 금속으로 표현된 왕국의 종말(2:34),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2:44), 그리고 네 왕국을 멸망시키는 도구인 손대지 아니한 돌(2:35)이다. 다시 다니엘서 7장은 역사의 종말을 더 뚜렷하게 계시한다. 교회는 역사의 종말 이전에 세 때 반을 남겨 놓고 핍박을 받는다: “성도들은 그의 손에 붙인 바 되어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를 지내리라”(단7:25b). 역사의 종말이 임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일이 발생한다: 하나님이 심판자로 서신다(단7:9~10); 마지막 왕국을 상징하는 짐승이 죽임을 당한다(단7:11): 인자가 나라를 유업으로 받는다(단7:13~14).

다니엘서 7장의 계시에 따르면, 짐승으로 상징되는 나라와 마지막 왕은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 마지막 때에 인자가 왕국을 유업으로 받고 핍박을 받던 하나님의 백성들은 모두 하나님 나라에서 왕 노릇 할 것이다. 참을 수 없는 환란의 기간은 세 때 반이다. 이 기간이 지난 후에 종말이 올 것이다. 그때는 하나님의 공의가 승리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다니엘서가 보여준 계시는 환란 가운데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약속이며 동시에 세상 끝 날에 올 역사의 종말의 내용이다. 다시 역사의 종말은 다니엘서 10~12장에서 나타난다. 유대 백성들을 괴롭혔던 안티오쿠스 4세의 종말(단11:45)은 역사의 종말의 신호탄이다. 비록 안티오쿠스의 종말과 함께 역사의 종말은 찾아오지 않았지만, 종말에 대한 계시가 다니엘서 12장 1~3절에 드러난다. 다니엘서 12장 1~3절에 따르면, 역사의 종말은 전쟁과 환란, 그리고 성도의 분리를 동반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큰 박해에 직면하고, 그 박해 가운데 하나님의 백성들이 구원을 얻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란이 찾아오지만 다니엘서는 신앙인들이 신앙의 절개를 지킬 것을 요청한다. 죽음 이후의 부활은 악한 자나 선한 자 모두에게 찾아오는데, 그것은 영생이거나 영원한 부끄러움이다. 예언을 듣는 자들은 죽음 앞에서 죽음 이후의 세계에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과 믿음을 지킨 자들의 부활이 이루어질 것을 믿고 신앙을 지켜야 한다.

3. 다니엘서에 나타난 네 왕국

다니엘서는 네 왕국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을 예언하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오기 전 마지막 왕국을 로마로 보기 위해서는 주목할 것들이 있다. 먼저 메대와 바사를 한 나라로 이해해야 한다. 메대 왕국과 바사(페르시아) 왕국은 한 왕국처럼 묘사된다. 벨사살의 멸망을 선포하는 다니엘의 예언에서 벨사살 왕의 나라는 나뉘어서 메대 왕국이 아니라 “메대와 바사”사람에게 준바 되었다고 묘사한다(5:28). 메대 사람 다리오가 통치할 때 신하들이 왕 외의 어떤 신에게나 사람에게 구하면 사자 굴에 넣기로 한 규례가 메대 왕국이 아니라 “메대와 바사”의 고치지 못하는 규례라고 세 번씩이나 표현하고 있다(6:8, 12, 15). 다니엘의 환상에서도 메대와 바사를 서로 다른 짐승으로 표현하지 않고 수양의 두 뿔로 표현한다(8:20). 한 짐승을 두 나라로 표현함을 통하여 메대와 바사가 한 왕국인 것처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메데와 바사를 한 나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다니엘서에서 나타나는 네 왕국의 마지막 왕국은 그리스가 아니라 로마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로마의 멸망과 함께 도래한다. 로마를 마지막 왕국으로 보는 견해는 네 왕국을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 

바벨론/ 메대-바사(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하나님 나라
 

이와 같이 그리스도인들이 다니엘서를 읽을 때 네 왕국은 바벨론-메대/바사-그리스-로마로 이해한다. 학자들은 네 번째 왕국을 로마로 이해하는 근거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8장의 뿔과 7장의 작은 뿔의 비유는 각각 다른 나라를 나타내고 있다. 8장의 뿔은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이지만, 7장의 뿔은 상징으로 나타나고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아니다; 2) 두 번째 왕국은 메대-바사이다; 3) 7장의 네 번째 짐승과 8장의 숫염소는 서로 다른 왕국을 가리킨다; 4) 메시아 제국이 헬라 왕국의 때에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왕국은 로마왕국이다; 5) 메시아 왕국은 네 번째 왕국이 멸망한 후에 오는 것이 아니라, 네 왕국이 존재하고 있는 시점에 온다(단2:44). 이렇게 마지막 나라를 그리스가 아니라 로마로 이해하는 해석은 그리스가 멸망하고 로마가 뒤를 이어 강한 나라가 된 이후이다. 요세푸스는 느부갓네살 왕의 꿈에 나타난 네 번째 나라가 로마라고 말하였다(ANT. 10.208-210). 제4에스라서에서도 네 번째 나라를 로마로 이해한다(제4에스라12:11). 전통적인 유대교에서도 마지막 나라를 로마로 이해한다. 기독교 교부들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나라를 로마로 이해한다. 예루살렘의 키릴(Cyril)이나 제롬(Jerome)도 로마를 뜻하는 마지막 나라가 결국 멸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거스틴은 손대지 아니한 돌은 그리스도이며, 그의 나라는 교회라고 말하였다. 종교개혁 이후에도 학자들은 다니엘의 환상이 그리스도의 초림 또는 재림을 통하여 성취된다고 주장하였다.

4. 다니엘서와 신약성경
 

다니엘서에서 예언한 종말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으로 실현되었다. 그런데 이는 초림일 뿐 그리스도인들은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린다.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재림을 기대하면서 다니엘서의 언어를 사용한다. 우선 신약성경 전체에서 다니엘서의 언어를 들을 수 있다. 임박한 멸망의 서술을 위하여 복음서 기자들은 다니엘의 전승을 사용한다. 종말이 임박하는 징조는 다니엘이 말한바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설 때이다(마24:15). 가증한 것이라는 말은 다니엘서 9장 27절에 등장하는 말이다: “가증한 것이 날개를 의지하여 설 것이며”(단9:27). 다니엘서에서 가증한 것이 지성소에 세워졌다는 것은 이제 곧 종말이 시작되었다는 징조로 이해되었다. 마찬가지로 신약성경에서는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서는 것을 종말의 신호탄으로 보는 것이다. 이 전쟁은 역사 이래 다시없는 큰 환란을 동반하며(단12:1; 마24:21), 이 멸망에 대한 예언은 우주의 종말과 함께 선포된다. 다니엘서와 마찬가지로 복음서 기자들로부터 예루살렘의 멸망을 듣는 독자들은 악한 세력의 종말만이 아니라 우주적인 역사의 종말이(마24:29~31) 함께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 또한 종말은 인자의 등장과 함께 이루어진다(마24:30~31, 26:64). 

5.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
 

신약성경에서 종말에 관한 예언은 요한계시록에 나타난다. 다니엘서에서 예언된 종말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다시금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린다. 요한계시록이 다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표현할 때 다니엘서의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그러니까 다니엘서의 종말에 관한 예언을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의 성취에 맞추고,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관한 예언은 요한계시록을 통해서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요한계시록은 이방 왕의 통치 자체를 적대하지 않지만, 이방 왕의 통치가 신앙의 뿌리를 위협하였을 때 핍박을 이겨야 하는 자들을 위한 위로의 책이다. 요한계시록은 다니엘서와 같이 임박한 박해의 상황을 견뎌야 하는 공동체를 위하여 쓰였다. 요한계시록의 중요한 주제는 황제 제의이며, 다니엘서에서 자신을 숭배하기 원했던 안티오쿠스는 이제 요한계시록에서 로마의 도미시안 황제로 바뀌었다.

요한계시록은 황제숭배를 거부한다면 죽음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쓰였다. 요한계시록의 중심 메시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박해를 이기라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누가 진정으로 세상의 왕인지를 묻는다. 하나님인가 사탄인가? 다니엘서 7장에서는 하나님의 보좌 이상이 나타났다면, 요한계시록에 서는 예수의 보좌 이상이 반복된다(계1:4; 4:2~3,10, 5:1, 6, 11, 6:16, 7:9, 15). 다니엘서처럼, 이미 천국에서는 하늘의 전쟁이 끝나 짐승의 종말이 선포되고, 짐승이 지상으로 쫓겨 와서 성도들을 괴롭히지만 곧 종말이 이루어진다(계10:1~15:4). 장차 승리는 예정되었지만, 사탄과의 지상의 전투는 남아있다. 박해받는 자들도 이제 그 공동체에 참여할 것이므로 순교를 무서워할 필요 없다. 요한계시록은 순교의 윤리를 제시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희망을 줌으로써 순교까지도 감수하도록 그리스도인들을 격려한다.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은 모두 박해가 공동체의 신앙을 위협하는 긴박한 위험 아래에서 쓰였다. 그리스의 안티오쿠스는 로마의 도미시안으로 대체되며 적그리스도로 표현된다. 왕국의 멸망과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기대된다. 한 때 두 때 반 때라는 기한은 세상 왕국의 종말까지 남겨진 기간을 상징한다(계12:4). 인자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시에 주권자로 나타난다. 맨티시즘을 따라 하늘에서 짐승은 심판을 받고 지상에서의 최종적인 멸망을 기다린다. 그러나 다니엘서와는 달리 요한계시록에서 종말에 대한 이해가 발전된다. 예수는 이미 지상에서 고난을 겪는 어린 양이다. 악의 화신인 사탄은 하늘에서 쫓겨나고, 지상에서 지속적으로 교회를 위협하는 존재이다.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에서 모두 순교의 윤리가 제시되지만, 요한계시록에서는 순교 후에 맞이할 하나님 나라에 대하여 더 자세히 묘사된다. 다니엘서에서는 유대교와 기독교가 공유하는 종말에 관한 사상을 담고 있지만, 요한계시록은 교회에 드러난 종말의 실체가 종말에 더 가깝게 자세히 드러난다. 최후의 심판, 영생, 하나님 나라에서의 삶에 대한 계시가 더 많이 드러난다. 순교 앞에서도 신앙의 지조를 지키는 자들에게 임할 상급이 기대된다.(끝)

 

배정훈 교수 /대전신학대학교 교수 역임/현 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출처 : 은혜동산 JESUS - KOREA
글쓴이 : 임마,누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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