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은 '십일조'를 걷지 않았다-현대 십일조와 중세 면죄부
나는 개인적으로 칼뱅이 십일조를 걷지 않았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물론 내가 500년 전의 제네바로 돌아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나의 확신에는 나름대로 분명한 이유가 있다.
제네바엔 십일조가 없다 다행히 칼뱅은 기독교강요, 성경 주석, 그리고 설교집 등 다양한 저서를 남겼다. 아울러 당시 제네바 교회의 행적과 관련된 시의회 문서들도 현재 많이 보존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아직까지 "칼뱅이 십일조를 걷었다"는 단서를 줄 만한 그 어떤 기록도 보거나 들은 기억이 없다. 혹시 여러분은 주변에서 개신교 신학의 초석인 칼뱅이 십일조를 걷었다고 주장하는 목회자나 신학자를 단 한 사람이라도 보신 적이 있는가. 당연히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칼뱅은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잠꼬대로라도 "십일조를 해야 한다"거나 "십일조를 바치라"고 주장한 적이 있었다면 아마 전세계 개신교는 아주 오래 전부터 대부분 십일조 왕국이 되었을 것이다. 난 돈 걷는 거 싫어하는 교회를 그다지 많이 보지 못 했기에 하는 말이다. 내가 칼뱅이 '십일조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근거는 극히 단순하고 명료하다. 만일 그가 단 한마디라도 현대 십일조를 옹호한 낌새가 있었다면 한국교회의 종교 업자들은 그걸 그대로 놓칠 위인들이 절대로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제네바 전체를 뒤집어엎어서라도 기어코 찾아냈을 거다. 그리고 그들은 십일조를 더 많이 걷기 위해 기필코 칼뱅을 내세워 지져 먹고, 볶아 먹고, 그리고 뼛속까지 우려 먹었을 것이다.
십일조는 중세 교회의 폐기물 그런 면에서 나는 칼뱅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적어도 그는 십일조로 거짓말을 하거나 헌금을 더 걷는데에 열심을 낸 목회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평생 검소하고 청빈하게 살며 교회의 구제를 누구보다도 더 강조한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개신교는 어떠한가. 장로교 창시자인 칼뱅도 걷지 않은 '십일조'를 한국의 장로교는 매우 열심히 걷고 있다. 대부분의 다른 교단들도 이구동성으로 마찬가지다. 심할 경우 거의 반강제적으로 강요한다. 그들은 온갖 억지 논리를 동원하여 순진한 신도들의 돈을 걷는데는 아주 타고난 선수들이다. 유대의 바리새인들도 한국의 목회업자들에겐 도저히 못 이긴다. 특히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받았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십일조를 바치라"는 알량한 말따위는 성경의 가르침을 극도로 기만하는 인간의 잔수다. 그들은 속이는 자다. 무슨 근거로 '십분의 일'만 바치라는 건가. 하나님을 마치 자녀들의 코 묻은 돈까지 빼앗는 심술쟁이 아버지처럼 곡해하지 말라. 차라리 그토록 감사의 마음이 절실하다면 먼저 목회자들부터 기본 생활비만 빼고 아예 다 바치던지 아니면 반 이상을 바쳐서 충성해야 옳은 거 아닌가. 무조건 소득의 '십분의 일'만 바치자고 떠벌이고 뒤로는 고급차 굴리며 호의호식하는 목사들은 도대체 누구의 제자인가. 저들은 하나님께서 시키지도 않은 무거운 짐을 성도들에게 지우고 그 돈을 탐하고 있다. 그 십일조란 퇴물은 개신교 발상지인 유럽의 교회는 물론이고 전세계 대다수의 교회와 현대 가톨릭에서조차 버린지 이미 아주 오래된 폐기물이다. 심지어 신약 성경의 반 이상을 쓴 사도바울이나 다른 제자들은 "십일조 바치라"는 말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예수는 돈 걷으신 적 없다 바른 교회는 오직 교인들의 자발적인 '연보'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게 사도들의 바른 가르침이다. 자원적인 헌금이라면 나는 소득의 절반을 바치던 아니면 백분의 일을 바치던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반드시 '십분의 일'을 바쳐야 한다고 강요하지는 말라. 신약의 십일조는 더 이상 구약 시대처럼 성전에서 제사장에게 바치던 토지 소산물이나 돈이 아니다. 더구나 유대 신정국가의 멸망 후 성전과 제사장이 모두 사라졌는데 무슨 십일조 타령인가. 목사는 제사장이 아니다. 오히려 십일조의 진정한 주인은 참된 성전이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몸된 성도들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현대 십일조는 배도적 중세 십일조의 무허가 불법 복제품일 뿐이다. 신학자가 무식하면 성경을 오해한다. 성직자가 타락하면 교리를 왜곡한다. 신도들이 무지하면 돈과 복만 찾는다. 언제부터인지 어떤 목회는 예수팔이 장사가 되었다. 그들은 제자가 아니라 업자다. 예수는 이 땅에 계실 때 그 어떤 돈도 걷으신 적이 없다. 한국교회는 돈 바치라는 소리 좀 그만 하시기 바란다. 교회는 돈 걷는 무당집이 아니다. 교인들은 이제 예배당에서 돈 소리만 들어도 아주 진저리가 난다. 예수는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고 하셨다. 예수는 늘 가난하게 사셨다. 그러니 교회도 가난해야 마땅하다. 부유한 목사는 결코 가난한 목수의 제자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감히 단언한다. 중세 교회 최대의 사기는 면죄부였고, 현대 교회 최대의 사기는 십일조다.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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