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느비임)에 대하여
1. ‘예언서’라는 말
이스라엘의 역사에 있어서 독특한 점의 하나는 “예언자들의 활동”이다. 그들의 활동은 거의 500년이나 계속되었고, 그들이 전했던 말씀이 기록되어 구약 안에 보존되어 있다. 예언자는 일반적으로 ‘문서 예언자’와 그 이전의 예언자로 구분할 수 있다. 문서예언자란 예언자의 말씀과 활동기록이 그 예언자의 이름으로 된 책으로 보존되어 있는 예언자를 말한다(이사야, 예레미야 등). 이런 문서예언자가 출현하기 전에도 많은 예언자들이 이미 활동하고 있었다. 이들의 활동은 주로 사무엘서와 열왕기에 기록되어 있다(나단, 엘리야 등).
그래서 예언서를 전기(역사) 예언서와 후기(문서)예언서로 나눈다. 전기 예언서는 다른 말로 “신명기적 역사서”라고 하는데,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상하, 열왕기상하]를 말한다. 그리고 후기 예언서는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12소 예언서]를 말한다. 예언서는 말 그대로 예언자들이 선포한 말씀을 기록한 책이다.
2. ‘예언자’라는 말
예언자 혹은 선지자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말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구약의 예언자도 그런 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경의 의미는 좀 다르다. 예언자를 헬라어로 “프로페테스(prophetes)”라고 하는데, 이 말의 뜻은 “대신하여 말하는 사람”이다. 히브리어는 나비(Nabi)라고 하는데, “부름 받은 자, 알리는 자”라는 뜻이다. 이것은 “대언자(代言者)”라는 뜻에 가깝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볼지어다 내가 너를 바로에게 신 같이 되게 하였은즉 네 형 아론은 네 대언자(예언자)가 되리니”(출 7:1) 즉 예언자는 “하나님과 이스라엘백성들 사이에 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그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① 문서 이전 예언자 - 나단(삼하 7장), 갓(삼하 24장), 아히야(왕상 11장), 스마야(왕상 12장), 엘리야(왕상 17장), 미가야(왕상 22장), 엘리사(왕상 19장)
② 문서 예언자 - ㉮ 주전 8세기 :- 아모스(750), 호세아(740), 이사야(742-700), 미가(722-701) ㉯ 주전 7세기 :- 스바냐(628-622), 나훔(612), 하박국(605), 예레미야(626-587) ㉰ 포로기 :- 에스겔(593-571), 오바댜(포로기간) ㉱ 포로기 이후 :- 학개(520-515), 스가랴(520-515), 요엘(500), 요나, 말라기(500-450)
3. 예언서의 구조
예언서는 역사서로 불리는 전기 예언서(신명기적 역사서)와 문서 예언서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① 신명기적 역사서 -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서(상, 하), 열왕기(상, 하)
② 문서 예언서 -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12소 예언서(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댜, 요나, 미가, 나훔, 하박국, 스바냐, 학개, 스가랴, 말라기)
4. 예언서의 특징
① 전기 예언서(신명기적 역사서) - 이 부분은 가나안 점령 이후부터 바벨론 포로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정착시기를 취급하고 있는 역사서(여호수아에서 열왕기까지) 그룹에 속한다. 따라서 ‘전기 예언서’라는 명칭은 이 책들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여호수아에서 열왕기에 이르는 이 책들은 하나의 완전한 역사서, 소위 말하는 ‘신명기적 역사서’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책들이 가지고 있는 전체 역사의 심장에 해당하는 부분은 “이스라엘 왕정(王政)의 기원과 그 초창기에 관한 설화(이야기)”로써, 사무엘상하서에 있는 부분이다. 사무엘로부터 솔로몬에 이르는 이야기는 한 개의 이야기인데,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다윗 왕국”이 있다. 여호수아와 사사기에는 왕정이 세워지기 전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스라엘이 그 땅에 세워질 때에 있었던 혼란과 격동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 다음으로는 왕국분열(남과 북으로) 시대의 사건들로부터(왕상 12장) 한 왕국(북 이스라엘)의 붕괴(왕하 17장)에 이르는 사건들을 말하고 있다. 다른 한 왕국(남 유다, 왕하 22장)에 관해서는 간단하게만 묘사되어 있다. 전체 이야기의 목적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스라엘은 왕국건립 후 맡은 중요한 기회들을 ‘반역과 배신’으로 탕진해 버렸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② 문서 예언서 - 예언의 역사는 왕국(이스라엘)의 시작에서부터 포로후기까지 확장된다. 전기 예언서들은 초기 예언의 역사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고, 문서 예언서는 모두 4기로 나눌 수 있다. 1기는 주전 750년 이후 700년까지로 아모스, 호세아, 미가, 이사야 등인데, 주로 ‘심판’을 예언하고 있다. 2기는 주전 650년부터 587년까지로 ‘심판’을 예언한 스바냐, 예레미야, 에스겔이 이에 속하고, ‘구원’을 예언한 나훔과 하박국이 있다. 3기는 바벨론 포로기로서 에스겔과 제2이사야가 있다. 4기는 포로후기로 주전 520년에서 470년경으로 말라기(심판), 학개, 스가랴(구원)가 이에 속한다.
1기에서 4기까지의 예언은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주요 예언 형태를 보여주는데, 복지(福祉)에 관한 예언과 재앙(災殃)에 관한 예언이다. 예언자의 이런 메시지는 이스라엘이나 열국(列國)들에게 전해진다. 국가에 대한 신탁(神託)은 외국에 대해서는 거의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심판의 말들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에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복된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예언자들의 메시지를 분석해 보면, 거의 모든 예언자에게 공통되는 기본적인 구조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에스겔 5장에 있는 말씀을 예로 들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이르시되 이것이 곧 예루살렘이라 내가 그를 이방인 가운데에 두어 나라들이 둘러 있게 하였거늘 그가 내 규례를 거슬러서 이방인보다 악을 더 행하며 내 율례도 그리함이 그를 둘러 있는 나라들보다 더하니 이는 그들이 내 규례를 버리고 내 율례를 행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그러므로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 요란함이 너희를 둘러싸고 있는 이방인들보다 더하여 내 율례를 행하지 아니하며 내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고 너희를 둘러 있는 이방인들의 규례대로도 행하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므로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나 곧 내가 너를 치며 이방인의 목전에서 너에게 벌을 내리되 네 모든 가증한 일로 말미암아 내가 전무후무하게 네게 내릴지라”(겔 5:5-9)
이 말씀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첫째 부분은 예루살렘의 죄를 책망하는 것이다. 유다 백성들은 하나님의 규례와 율례를 지키지 않았다는 책망이다. 이 책망의 말씀은 곧 다음 부분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전무후무한 징벌을 내리시겠다는 선언이다. 즉 하나님의 심판선언이다.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책망의 말씀과 앞으로 임할 하나님의 심판선언, 이 두 부분을 합하여 “예언자의 심판의 말씀”이라고 하는 것이다. 구약 예언자들이 선포한 말씀의 절반 이상이 이런 내용이다.
물론 이것이 다는 아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죄를 심판하시지만 징벌을 넘어서 이스라엘을 다시 회복시켜 주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이것을 “예언자의 희망의 말씀”이라고 한다. 아모스 예언자는 대부분 ‘심판의 말씀’을 예언하고 있으나, 그는 또한 구약에서 가장 아름다운 ‘희망의 말씀’을 남겨주고 있다.
“보라 날이 이를지라 그때에 … 저희가 황무한 성읍을 건축하고 거하며 포도원들을 심고 그 포도주를 마시며 과원들을 만들고 그 과실을 먹으리라 내가 저희를 그 본토에 심으리니 저희가 내가 준 땅에서 다시는 뽑히지 아니하리라”(암 9:13-15 / 아모스의 마지막 말씀)
김교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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