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종, 하나님의 사자”
[목사가 대접 받는 지위에 있다거나 목사를 대접하는 것이 ‘하나님의 종’을 대접하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틀린 말이다: ‘종’(노예)은 원칙적으로 대접받는 위치에 있지 않은 자이다. 종은 단지 주인을 섬기는 자일 뿐 남으로부터 대접받는 자가 아니다. 오히려 참된 종이라면 주인(주님)의 백성들(교회)을 진정으로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에서는 그동안 목사를 특별한 지위에 놓으려는 경향이 있어왔다. 목사가 마치 교회 위에 군림하는 자처럼 인식된 경향이 없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목사 스스로 그런 대접을 받고자 한 측면이 있는가 하면, 신앙이 어린 교인들이 그렇게 만든 부분도 있다.
근자에 들어와서는 교회의 직분자인 목사가 불신의 대상이 되어가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심지어는 기독교 내부에서도 목사에 대한 불신사조가 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목사 직분에 대한 왜곡된 이해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우리는 목사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그에게는 교회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권세가 주어지지 않았다. 목사는 장로, 집사와 함께 교회에 의해 세움을 받은 사역자일 따름이다. 물론 그 직분을 맡은 자는 교회의 교사로서 주어진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목사가 잘못된 신학과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 목사가 일반 성도들에게 잘못된 가르침을 베푼다면, 그것은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모든 성도들은 항상 건전한 지식과 더불어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목사가 성경에서 벗어난 내용을 가르친다면 그에 대한 지적을 하고 올바른 길로 돌아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목사는 권세를 소유한 자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목사의 말이라면 무조건 통하는 분위기가 되어서도 곤란하다. 목사와 장로, 집사의 관계는 말씀 안에서 상호 인격적이어야 하며 장로들의 모임인 당회와 집사들의 모임인 집사회는 각기 교회가 맡긴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직분자들의 공적인 사역이 서로 뒤엉키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에서는 여전히 목사가 ‘하나님의 종’이라는 특별한 지위에 놓여 있는 자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목사가 부당한 행동을 해도 강력하게 지적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직접 ‘주의 종’을 징계할 것이므로 일반 교인들은 그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덕목인 양 되어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생각은 잘못되었을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한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목사는 결코 교회와 성도들 위에 있으려 해서는 안 된다. 목사는 다른 직분자들과 마찬가지로 교회의 치리회인 당회의 지도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즉 목사가 교회를 통치하거나 당회나 제직회 위에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성숙한 교회는 목사 직분을 가진 형제를 무턱대고 ‘하나님의 종’ 혹은 ‘하나님의 사자’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물론 원론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그 말이 틀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종’과 ‘사자’는 오직 주인이 맡겨 시키는 일에 순종하는 일군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목사가 ‘하나님의 종’이나 ‘하나님의 사자’라면, 하나님께서 시키시는 일 외에 개인의 종교적인 욕망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목사는 자기 마음대로 설교해서는 안 되며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할 수 있을 따름이다. 종이 만일 제 맘대로 주인 노릇을 한다면 주인에 대한 반역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목사를 세우신 것은 교회 가운데 진리를 선포하시기 위한 목적 때문이다. 따라서 목사가 주님께서 맡기신 양 떼인 성도들 위에 군림하거나 저들을 억압하려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교회로부터 세움을 받은 목사는 성도들을 말씀으로 잘 양육하는 것을 사명으로 알고 그에 온전히 순종할 수 있을 따름이다.
이광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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