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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공병호 칼럼

Only the brave 렌조 로소 회장

청바지 브랜드 가운데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디젤’ 브랜드가 있습니다.
빈티지풍 청바지의 원조인데
창업자 렌조 로소 회장의 이야기입니다.


1. 렌조 회장은 고등학교 때 빈티지 청바지를 만들었다.
   집 마당의 시멘트 바닥에 청바지를 문질러 오래 입은 듯
부들부들하고 말랑말랑하게 했다.
그리고 그걸 청바지 납품 업자들에게 보여줬다.
대다수의 청바지 업자들은 그를 보고 미쳤다고 했다.

2. 그들로서는 새 청바지도 아니고 수년 입어서
    너덜거리는 것 같은 청바지를 누가 살까 싶었던 거다.
그들은 ‘새 것’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3. 그러나 렌조 로소 회장은 달랐다.
    청바지 마니아들 중에는 중고 빈티지 청바지를 사려고
큰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
아무런 선입견이 없던 그는 빈티니 청바지를 젊은이들에게
비싸게 팔 수 있었다.

4. 1978년 세워진 디젤은 이제 6000명의 직원과
    400여 개의 해외 매장, 연간 2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세계적인 회사가 됐다.
렌조 로소 회장의 모토는 ‘바보가 돼라(Be Stupid)'다.
그는 바보의 어원은 원래 깜짝 놀라게 하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한 거라고 한다.
평범하고 관습적인 일상에 균열을 내는
도전을 하는 사람, 그를 가리켜 ‘바보’라 칭한 거다.


5. 우리 말에 ‘헛똑똑이’라는 말이 있다.
    아는 것은 많지만 그 아는 것에 사로잡힌 진부한
생각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다. 그 ‘헛똑똑이’의
반대말이 바로 렌조 로소 회장이 말하는 ‘바보’다.
그러니 이름 하여 ‘똑똑한 바보’라고 할 수
있을 거다.

6. 렌조 로소 회장은 팔과 발목에 'onLY THE BRAVE(오직 용감한 자)'라고
   새겨 놓았다. 의미심장하다. 자신을 두고 '평생 용기를 내며 바보처럼 살아왔다'고
말하는 그는 그 문신을 징표라고 했다.


-윤태익, (노력 보존의 법칙), 살림Biz, pp.178-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