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노인이 300야드…양치할 때도 장딴지운동
美교습가 게리 와이렌
"왼쪽 세 손가락 단련에 중점"
한국경제 2011-01-23
와이렌의 드라이버샷 임팩트 모습. /미국 골프매거진 제공
드라이버샷 거리 300야드(약 273m).20대 투어프로가 아니라 75세를 넘긴 노인 얘기다.
게리 와이렌(미국)은 얼마 전 75세 생일을 맞아 손님들에게 눈요기를 선사했다.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좋은 스코어를 내고 300야드를 날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이 교습매니저로 일하는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GC에서 드라이버샷 시범을 보인 것.세 번의 샷이 300야드를 넘었고,하나는 310야드나 나갔다.
그는 프로는 아니었지만 미국프로골프협회(PGA)에서 근무했다. '피트니스 마니아'이면서 골프교습가 자격증도 갖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너무 빨리 조로하는데 잘만 하면 나이 90에도 더 강인해지고 유연해질 수 있다. 여러분도 나이에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훈련하면 300야드를 못 날릴 이유가 없다"며 노익장의 비결을 미국 골프매거진에 소개했다.
◆일어나서 잘 때까지 유연성 · 파워 생각
내 일상은 매일 똑같다. 모든 일을 할 때 운동과 스트레칭을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할 땐 발가락만으로 서서 장딴지 근육을 단련한다. 양치할 때는 쪼그려앉기를 50~100회 반복한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도 다리를 쓰레기통 위에 올려놓고 스트레칭한다. 별 생각 없이 계기판 숫자가 돌아가는 것만 바라보지 않는다. '파워는 유연성이 뒷받침됐을 때 쓸모가 있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골프에선 왼손 세 손가락이 중요
왼손 중지 · 약지 · 소지 세 손가락은 가장 힘이 없지만,골프클럽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한다. 악력기를 장만해 TV 곁이나 손이 자주 가는 곳에 두고 세 손가락의 힘을 수시로 키워라.브리티시오픈에서 세 차례나 챔피언에 오른 헨리 코튼은 2년 동안 왼팔로만 볼 치는 연습을 했다. 골프(오른손잡이)에서 왼손과 왼팔은 중요하다.
◆육류 멀리하고 채식 위주로
내 아침식사는 단순하다. 그래놀라(귀리 건포도 등으로 만든 간편식)와 건포도가 기본이다. 호두 아몬드 블루베리와 그 위에 약간의 요구르트를 가미하는 식이다. 물론 샐러드 생선 치킨 등은 많이 먹는다. 베이컨과 계란은 먹어본 지 오래됐다. 고기 가공지로 유명한 고장 출신이지만 쇠고기 등 육류는 거의 먹지 않는다.
◆코스가 하찮아도 실전이 중요
나는 워런 버핏으로 유명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자랐다. 그곳에 스프링레이크라는 9홀짜리 시립 골프장이 있다. 파3홀이 세 개,파4홀이 여섯 개다. 잔디는 누렇고 연습그린이나 드라이빙레인지조차 없다. 당시 그린피는 어른 1달러75센트,어린이 35센트여서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었다. 보잘것없는 코스였지만 실전비법을 많이 배웠다. 골프는 가장 적은 타수로 홀아웃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 아닌가.
◆골프백은 자신이 메고 다닌다
58세 때인 1994년 US시니어오픈에 나간 적이 있다. 그때도 전담 캐디가 있고,캐디가 골프백을 메고 따라다니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당시 역할을 바꿨다. 내가 백을 메고 캐디(플레처 게인스)는 수건을 목에 두른 채 휘파람을 불며 페어웨이를 걸어나갔다. 갤러리들이 수군거렸다. "플레처,어디서 그런 좋은 잡(job)을 얻었나?" 골프카를 못 타서 안달하는 골퍼가 있지만 나는 백을 스스로 메고 걷는다.
◆'최고의 퍼터'가 되겠다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인 동갑내기 게리 플레이어와 함께 9홀을 돈 적이 있다. 티샷 거리는 내가 40야드나 앞섰다. 7개 홀에서 그린을 적중했다. 그러나 버디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플레이어는 33타를 쳤고 퍼트를 비롯해 자신이 원하는 샷은 거의 다 성공했다.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세상에서 퍼트를 가장 잘하는 골퍼'가 되고 싶다. 평범한 골퍼가 퍼트를 잘할 수 있지만,퍼트 솜씨가 출중하지 않으면 위대한 골퍼가 될 수 없다.
◆골프는 즐겁게 쳐야
골프에서 절대적인 것 하나는 '낮은 스코어를 기록했을 때 더 즐겁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코어가 좋지 않을 때도 즐겁게 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1970년에 쓴 책의 첫머리는 "골프는 게임이고 그런 만큼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골프의 즐거움을 파는 전도사'라는 사명으로 산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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