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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답은 아이들 마음속에

<인간이란?..답은 아이들 마음속에>

연합뉴스|2010-12-30 08:04:08

'우리 아이의 머릿속'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면 아이가 수학을 더 잘하게 될까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책을 더 읽어주면 아이가 더 똑똑해질까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해했을 법한 의문들이다.

 

아동 학습과 인지발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히는 앨리슨 고프닉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심리학 교수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이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 단순한 관점을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증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고프닉 교수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루마니아 고아들' 이야기를 소개한다.

니콜라이 차우셰스쿠의 독재 시절 루마니아 고아원에 버려진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학대를 받지 않았지만 사회적, 감정적 결핍을 겪었다. 독재 체제가 무너진 뒤 서너 살 된 아이들은 영국의 중산층 가정에 입양됐다. 여섯 살쯤 되자 아이들은 대부분 평범하게 자란 또래 아이들과 전혀 구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은 여전히 인지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뒤떨어졌다.

'루마니아 고아들'의 이야기는 흔히 유년기의 상처는 평생 지울 수 없다는 주장을 펼 때 인용되곤 하지만, 고프닉 교수의 시각은 다르다.

 

비참한 상황에서 완전히 회복된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면 회복력에 대한 이야기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면 정반대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다.

고프닉 교수는 저서 '우리 아이의 머릿속'(랜덤하우스 펴냄)에서 뇌과학과 심리학, 철학, 교육학, 인류학의 연구성과들을 토대로 아이의 사고와 심리적 특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저자는 부모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갖게 되는 궁금점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 어땠니?"라고 물어보면 흔히 "별일 없었어요" "놀았어요" 등으로 간단하게 대답하는데 이는 아이가 대답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기억을 다루는 방식이 어른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즉, 아이들은 기억에 자유롭게 '접속'하지 못하며 구체적인 사건을 하나씩 물어봐야 비로소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

아이의 사고와 심리에 대한 저자의 연구는 결국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로 귀결된다.

"개인과 집단의 운명을 변화시키는 인간의 능력, 즉 유연성과 창의성을 신비주의에 기대지 않고 설명할 방법은 없을까? 뜻밖에도 그 답은 어린아이에게서 찾을 수 있다."

 

어린 아이의 정신세계가 어른과 어떻게 다른지, 인생에서 유년기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어린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어떤 일들을 겪는지,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를 고찰함으로써 인간 본성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아영 옮김. 358쪽. 1만5천원.

yunzh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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