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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기타/golf

지름 4.5㎝ 골프공 100개의 특허 비밀

지름 4.5㎝ 골프공 100개의 특허 비밀

골프백에는 장타를 날리기 위한 드라이버, 정교하게 그린을 공략하는 아이언, 그리고 그린 위에서 홀컵에 공을 넣는 퍼터까지 총 14개의 클럽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하지만 정작 이 모든 클럽은 골프공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지름 4.5㎝, 무게 45g의 골프공은 크기에 비해 역할이 너무 많다. 하지만 `더 멀리, 더 정확하게` 공을 날리기를 바라는 골퍼들의 꿈은 골프공에 100개가 넘는 특허기술을 담게 했다.

◆ 나무ㆍ가죽에서 최첨단 소재로

= 골프공이 처음부터 과학적으로 `비거리 효과`를 가져왔던 것은 아니다. 만일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300야드인 괴력의 장타자 존 댈리가 17세기에 쓰였던 `페더리공`을 사용하면 150야드 정도 비거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14세기경 스코틀랜드 목동들에 의해 시작된 골프 초창기에는 너도밤나무, 느릅나무 등으로 만든 공을 사용했다.

이후 좀 더 멀리 보내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가죽에 거위털을 넣어 만든 페더볼이 사용됐다. 1800년대에 와서는 천연고무를 이용한 구타페르차볼과 고무코어볼이 만들어졌다. 골프공 재료는 1900년대 합성고무를 사용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현재는 골프공 가장 안쪽에 자리 잡는 코어는 합성고무와 화학물질을 혼합해서 만든다. 내부층은 아이오노머와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외피는 라발론 엘라스토머나 설린, 우레탄 등이 쓰인다. 2피스볼의 80% 이상이 설린을 사용하는데, 내구성이 좋으며 딱딱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비거리가 좋다. 3피스볼 이상은 우레탄을 커버로 많이 사용하는데 부드럽고 얇게 가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 항공역학기술 담은 딤플

= 골프공의 비밀은 `딤플`에 있다. 골프공 표면에는 1000여 개 딤플(분화구 형태의 홈)이 빼곡하게 들어 있다. 이는 매끄러운 표면보다는 흠집 있는 표면의 공이 더 멀리 날아가는 공기역학 기술을 담은 것이다.

표면이 거친 공은 표면에 흐르는 공기를 잠시 머무르게 하는 경계층을 넓게 하면서 공의 방향도 변하게 할 수 있다. 또 공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공기 속도를 변화시켜 공이 상승토록 하는 양력을 만든다.

◆ 장타ㆍ정교함 모두 잡는 `피스전쟁`

= 골프공 구조는 사실 간단하다. 중심부인 코어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피스로 구분된다. 통상적으로 2피스는 장타 전용, 3피스는 스핀 전용 골프공으로 인식됐다. 통상적으로 코어 하나에 커버가 두 개면 3피스공으로 분류된다. 이 커버의 소재에 따라 볼의 성질도 달라진다. 그리고 코어의 압축 강도에 따라 스핀의 강도와 느낌도 달라진다. 압축이 클수록 단단하며 볼의 속도가 빨라진다. 하지만 최근 피스 경쟁은 이런 구분을 무색하게 한다. 3피스이면서도 거리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골프공이 생산되는가 하면 4피스, 5피스 골프공까지 등장했다.

피스를 다양하게 만드는 이유는 골프채가 다양해지면서 이에 맞는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드라이버샷을 할 때는 스핀이 적게 걸리면서 멀리 날아가게 하고, 아이언샷을 할 때는 부드러운 터치감으로 스핀이 많이 걸려 그린에서 공이 많이 구르지 않게 한다. 하지만 골프공의 발달로 너무 거리가 나가자 골프계는 규제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 R&A는 △공의 무게 1.62온스(45.93g) △직경 1.680인치(4.267㎝) 이상 △모양 구면대칭형 △초기속도 초당 250피트(72.6m) 이하 △비거리는 런 포함, 317야드 이하로 규정했다. 공과 장비의 진화로 비거리만 늘려 놓으면 골프게임을 하는 의미가 퇴색하기 때문이다.

[조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2010.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