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기타/golf

장사 안된다면서 그린피 왜 올려

장사 안된다면서 그린피 왜 올려
수도권 골프장 5~10% 인상…광릉ㆍ신안CC는 선불제까지

"그린피까지 비싼데 선불이네요. 열받네요…."

최근 광릉CC를 찾은 한 골퍼가 모 골프 사이트 이용후기란에 올려놓은 글이다. 고유가 사태에 공급 과잉으로 인한 영업난까지 겹치면서 '골프장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그린피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특히 일부 수도권 골프장은 그린피 인상에 이어 선불제까지 고집하면서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해 골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중부CC가 지난 1일부터 주말 그린피를 22만원에서 24만원(일요일은 23만원)으로 2만원 인상한 데 이어 화산 신원 강남300 스카이밸리CC 등이 잇따라 그린피 인상에 나서고 있다.

화산CC 역시 3일부터 비회원 주중과 주말 그린피를 각각 2만원씩 올려 19만원(주말 23만원)을 받고 있고 신원CC도 16일부터 비회원의 주중과 주말 그린피를 각각 1만5000원과 2만원 인상해 적용하고 있다.

올해 초 인근 남서울CC가 그린피를 인상할 때도 요지부동이었던 강남300도 주중ㆍ주말 비회원 그린피를 각각 2만원씩 인상해 그린피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본격적인 휴가철 비수기를 앞두고 그린피 인상이 한풀 꺾일 시점이어서 이번 6월 그린피 인상 러시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골퍼들을 막기 위해 골프장에 대한 세금 감면 등 각종 유인책을 마련하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정책을 쓰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광릉CC를 비롯해 그린힐 신안CC 등 일부 수도권 골프장들은 그린피를 먼저 내고 골프를 쳐야 하는 선불제를 고집하는 등 배짱 영업까지 하고 있다.

후불제에 익숙한 골퍼들은 그린피까지 올라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데 공연히 골프장으로부터 신용에 의심을 받는다는 기분 나쁜 느낌을 갖게 돼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회원제 골프장뿐만 아니다. 수도권 인근 퍼블릭 골프장들도 그린피 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대표적인 퍼블릭 골프장인 인천 영종도 스카이72는 지난달부터 주말과 휴일 그린피를 종전보다 1만4000원 오른 23만9000원을 받고 있다.

이는 퍼블릭 중 최고가면서 회원제를 포함한 전국 골프장 가운데 일곱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다른 웬만한 퍼블릭 골프장보다는 무려 10만원가량 비싼 요금이다.

소피아그린CC 역시 14일부터 토요일과 공휴일 그린피를 1만원씩 올려 19만원을 받고 있고,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글렌로스도 지난 3일부터 그린피 캐디피를 일괄 인상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08'에 따르면 수도권 73개 회원제 골프장 중 현재 그린피를 인상한 골프장은 47개에 달했고, 평균 그린피도 지난해보다 1만1000원 인상된 21만5200원을 기록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세금 감면 혜택에서 제외된 수도권 골프장들이 내년 영업난을 염려해 손실 보전 차원에서 미리 그린피를 인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결국 골프장 손실을 골퍼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오태식 기자 / 신익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2008.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