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고려대 명예교수 2008년 01월 21일(월)
일제의 식민지 기간의 꼭 중간 시점에 태어나 1945년 중학 5년을 졸업할 때까지 일본어를 모국어로 강요받는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 우리 세대를 일본어 세대라고 부른다. 만 13세때 중학교에 들어가서 80이 넘도록 영어를 배웠다. 미국에 가서 소위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니 영어를 못한다면 그것은 말이 안된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일본 책이 영어 책보다 부담이 적다. 적은 정도가 아니라 좀 과장하면 일본 책 읽어 나가기가 한글 책 읽기보다 부담이 덜 간다고 말해서 과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소위 바이링구얼이다. 일제 말 징병면제 받기 위하여 화학 소위 이과 분야를 공부하게 된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유기화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로 소위 명예교수가 된지도 15년이 되었다. 미국에서 소위 학위논문 최종 구두시험에 통과해서 지도교수에게서 처음으로 <닥터 김>이라는 축하를 받으면서도 아 이제는 평생 화학자라는 굴레를 벗을 수가 없게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갔던 사실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우연히 YMCA <성서강해>를 듣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이미 약 20년 전에 타계하신 함석헌 선생님을 스승으로 사사하게 되면서 나의 소위 기독교 신앙에도 금이 가게 되었다. 무교회주의자요 후에는 무교회를 떠나 퀘이커가 되신 함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나는 소위 보수신앙을 떠나게 되었다고나 할까. 더욱이나 박정희 군사독재시대 그리고 신군부시대에 걸쳐 두 번씩이나 소위 해직교수가 되는 바람에 지금도 전공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으면 습관적으로 <유기합성>이라고 대답을 하면서도 4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에 걸친 10년 가까운 해직교수시절을 강요당하면서 소위 유기화학자로서의 생애도 끝난 셈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 같다. 어떻든 1975년에 첫 번째 해직이 되면서 하릴없이 주말이 되면 어머님 모시고 어머님 나가시던 작은 교회를 다시 나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 나는 조그마한 교회의 원로장로가 된지도 10년이 넘었다. 이때부터 해직교수의 무료를 달래기 위하여 시작한 독서모임이 근 30년이 되도록 지속되면서 처음 시작할 때 학부생이었던 학생들이 지금은 어엿한 대학교수님들이 되셨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이 독서모임을 계속하고 있는 40대 중반의 소장 학자들 몇몇과 지금도 그야말로 이 책 저 책을 섭렵하고 있다. 물론 자연스럽게 종교철학분야의 책이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은 어쩌면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던 80평생을 넘기게 된 화학자를 자처하고 있는 나 자신의 인생경로와 맞물린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되신 현영학교수가 읽어보라고 던져 준 "Zygon: Journal of Religion & Science" 재작년 가을에 출간된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이라는 책이 우리말로 작년에 출판되었는데 이미 10만부가 판매되는 출판계의 기적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책은 2006년에 출간된 우리나라에도 왔었던 데넷(Daniel Dennett)의 "Breaking the Spell" 어떻든 이 세 책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무신론>을 다루고 있다. <과학과 종교>라는 새로운 과학문화의 장르가 종교간의 분쟁으로 새롭게 열리고 있는 것이다. 컬럼비아 대학교 출판부에서 2005년에 출판된 "The Future of Reli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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