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금주 지음|갤리온|232쪽|1만2000원
- 성공하는 사람은 늘 계획한 대로 일을 착착 진행하는 사람일까. 그렇지 않다. 이들도 대부분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다만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1996년 ‘세계 젊은 학자상’을 받은 심리학자인 저자(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생각의 습관을 약간만 바꾸면 강철같은 처음의 동기를 잃지 않고 전진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패에 좌절하는 사람은 ‘평가목표(perfomance goal)’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라 여긴다. 실패할 경우 자신의 능력 부족을 한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은 ‘마음의 습관’이 다르다. 이들은 ‘학습목표(learning goal)’에 집중한다. 이들은 일을 할 때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적성을 계발하는 기회로 여긴다. 심리실험에서 ‘평가목표’에 집착하는 집단은 어려운 일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학습목표’라는 생각의 습관을 가진 집단은 두려움이 없이 진취적으로 일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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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에도 있다. 복지부동을 하는 습관을 가진 조직도 문제지만 습관적으로 위험을 선택하는 조직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저자는 “비슷한 업무를 통해 비슷한 경험과 노하우를 터득한 사람들이 대안을 모색할 때, 그 대안은 극단으로 치닫기 쉽다”고 말한다. 이런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대안이 극단적이라는 것 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이들 조직은 다른 생각을 하는 외부의 ‘수혈’을 받아야 한다. 다양성은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생각의 습관을 알면 비즈니스나 정치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작은 요청을 받아들이면 다음 요청도 쉽게 받아들이는 마음의 습관이 있다. 협상할 때 처음엔 상대가 받아들이기 쉬운 요청을 한 뒤 단계적으로 제안을 높여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거절될 것이 뻔한 요청을 한 뒤 진짜 ‘히든 카드’를 꺼내는 것도 방법이다. 로버트 치알디니라는 심리학자는 대학생들에게 “앞으로 2년간 비행청소년을 돕는 상담원을 무료로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물론 하겠다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그는 제안을 거절한 학생들에게 “그럼 오늘 하루 두 시간 동안 비행청소년들과 함께 동물원에 다녀오라”고 했다. 그러자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동의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동물원 가기를 요청받은 학생들은 17%만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학생들은 상대가 매우 큰 요청을 작은 요청으로 바꾸는 것을 보면서 상대가 많은 양보를 했다고 느낀 것이다. 그리고 자신도 이에 상응하는 양보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자가 말하는 성공하는 조직과 개인의 가장 중요한 습관은 배려다. 배려는 모든 테크닉을 넘어서는 인간관계의 원칙이다. “능력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상대와 함께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사람들은 상대의 마음의 습관을 배려하여, 더 높은 동기를 유발하는 배려의 실천자들이다.”
서구의 최신 심리학 이론과 심리실험을 통해 성공하는 마음의 습관을 설명하면서도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서술했다. 학문성과 대중성이 이렇듯 행복하게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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