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7. 10. 10 서강대서 '죽음' 주제 학술대회 | |
인간의 이성은 고도의 물질문명을 낳았지만 그것은 인간이 속해 있는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빚었다.
이런 인식은 원초적 자연에 가까워지려는 웰빙(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그것이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한 문제에 확실한 해답을 주고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이 마련한 인문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10-13일 서강대 다산관 국제회의실과 세미나실에서 열리고 있는 '죽음과 죽어감 그리고 영성'이라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는 '죽음'의 문제를 학술적으로 풀어보려는 자리이다.
이 대회의 기조강연자로 나선 미국 조지타운대학 워렌 라이히 교수는 "서구 문화권에서는 죽음과 죽어간다는 것에 관해 잘못된 관점을 가져왔다"면서 "무엇보다 미국 문화는 삶의 역경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여 청교도를 세속화했고, 죽음은 문제상황이며 신체적 이상은 고쳐야 하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과학.기술.경제적 수단들이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계몽주의적 합리성에 토대를 둔 미국의 윤리는 안락사, 사형, 낙태 등에 관한 논쟁에서 합리적 해결방법을 모색하는데 익숙하지만 죽어가는 개인 그 자체를 배려하는 '돌봄'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죽음과 돌봄의 문제를 '의료인문학'이라는 독특한 학문으로 체계화한 라이히 교수는 "현대 서구문명은 삶을 파편화해서 생리적, 정신적, 정서적, 사회.경제적 문제상황들을 언급하지만 삶의 의미를 찾는다거나 영성에 관한 차원을 언급할 여지가 거의 없다"면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을 연구할 때 필요한 것은 문제상황의 각 차원을 분석하는 것보다 상호관계성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러한 상호관계성은 죽어가는 환자를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존엄한 죽음'을 맞도록 돌보는 것"이라면서 "그러한 돌봄에는 기술이 필요하며, 그 기술은 죽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함으로써 그들이 지니고 있거나 발견한 영성에 따라 마지막 나날을 스스로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지섭 가톨릭대 종교학 교수는 "급증하는 자살, 안락사 논쟁, 납골당 시비 등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죽음과 관련한 모든 갈등 상황은 죽음에 대한 부적절하고 불충분한 이해에서 비롯된다"면서 "현세적 가치를 넘어서는 '죽음보다 더 큰 삶'을 살도록 강조한 유교적 가르침에 죽음의 궁극적 의미를 이해하는 길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공자는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거나 '삶을 모른다면 어떻게 죽음을 알겠는가'라는 말을 통해 당당하고 의연하게 죽음을 맞도록가르쳤다"면서 "여기에는 잘 살아야 잘 죽을 수 있다는 '웰빙-웰다잉'의 원리가 그대로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최수빈 서강대 종교학 교수는 동아시아 사상의 근간을 형성한 유교와 도교의 죽음관을 비교한 논문을 발표했다.
최 교수는 "공자는 '논어'에서 죽음이나 상례(喪禮)에 대해 서른여덟 번이나 언급했지만 죽음 자체에 대해 언급하거나 죽음을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설명한 일은 없다"면서 "공자는 삶을 알면 죽음은 저절로 알 수 있게 된다는 관점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공자는 자공이 '죽은 사람이 세상의 일을 알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그것은 네가 죽은 후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니 그 때 가서 알아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면서 "유교는 사후에 개체적 존재가 영생하는 것이 아니라 조상에서 후손으로, 개인에서 사회로 이어지는 군자적(君子的) 정신과 행위의 영생, 또는 삶에서 삶으로 이어지는 도덕적 영생이나 사회적 영생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반면 "도교에서 죽음은 세속적 삶의 제약에서 벗어나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우주와 하나가 되는 자유의 순간이거나 또 다른 존재양식인 신선(神仙)으로 거듭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이재명 미국 조지아크리스천대학 기독교윤리학 교수는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기독교에 있어서 재산은 개인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은 공적 재산이라 할 수 있다"면서 "유산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것인가는 죽음을 무엇으로 받아들이느냐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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