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이 최선” 가공 없이 정보 공개 | |||
[중앙일보공동] 식품관리 선진국서 배우자(3) | |||
선진국이라고 해서 식품안전의 무풍지대는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미국은 광우병(BSE), 병원성 대장균 O-157, 중국산 식품 등의 안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영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현재 미국은 이원화, 영국은 일원화, 일본은 안전성 평가를 일원화해 식품행정을 다룬다. 이렇게 조직은 다르지만 이들 정부는 국민의 믿음과 지지로 난국을 헤쳐나가고 있다. 이들 선진국에서 우리가 벤치마킹할 만한 식품관리는 무엇일까. 이 기사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취재 지원으로 이뤄졌다. 1. 전문가 조직으로 바꾼다 영국에선 1999년 초까지 vCJD(인간 광우병)로 35명이 숨졌다. 영국 정부는 지자체에 집중되고 여러 부서로 분산된 식품안전 체계의 문제점을 적시했다. 그해 의회는 식품규격법을 통과시키고, 독립적인 식품안전 주도기관인 식품규격청(FSA)을 설립했다. 유럽연합(EU) 식품경보시스템 소속원인 잰 베글 박사는 “행정 일원화를 이룬 뒤 식품안전 시스템이 과거보다 투명해져 국민의 신뢰도가 높아졌다”며 “영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일요일 브런치(아침 겸 점심) 메뉴로 로스트 비프가 꼽힐 만큼 상황이 크게 호전됐다”고 전했다. 2001년 9월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발견되자 일본 열도는 요동쳤다. 이를 계기로 2002년 5월 식품안전기본법이 제정됐다. 2003년 7월 내각부에 독립적으로 안전성 평가를 담당하는 식품안전위원회가 신설됐다. 농림수산성(소비안전국 신설)과 후생노동성(식품보건부를 식품안전부로 변경)의 조직 개편이 이어졌다. 일본 오차노미즈대 후쿠도미 후미다케 교수는 “식품안전위원회의 16개 전문가 소위원회에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안전성부터 코엔자임 Q10의 섭취 상한치, 향료로 쓰이는 아세트 알데히드의 발암성 등 크고 작은 현안이 다뤄진다”고 소개했다. 2. 부서 간 협력을 강조한다 미국은 보건부(HHS) 산하의 식품의약국(FDA)과 농무부(USDA) 소속의 식품안전검사국(FSIS)·동식물검역국(APHIS)이 식품안전 관리를 나눠 담당하는 대표적인 식품안전 행정 이원화 국가. 육류·가금육·달걀 등 축산식품의 위생관리는 FSIS, 동식물의 질병 관리는 APHIS가 맡고 나머지 대부분은 FDA가 취급한다. 정부는 이런 이원화 체제로도 식품안전 관리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FSIS 조(助)행정관인 대니얼 엔젤존 박사는 “계란의 살모넬라균 오염 등 두 부처가 모두 관련된 식품안전 사고가 발생하면 양측 전문가가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세운다”며 “협력에 적극적인 직원에게 높은 평점을 준다”고 말했다. 3. 투명하게 밝힌다 일본도 투명한 공개를 강조한다. 식품안전위원회 시스노부 박사는 “위원회의 위원 명단과 회의록이 모두 안전위 홈페이지에 게재된다”며 “국민은 어떤 위원이 업계와 소비자 중 누구 편을 드는지 소상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4. 베테랑을 키운다 FDA에서만 40여 년간 살모넬라 전문가로 일해 온 월러스 앤드루 박사(최근 은퇴). 모로코산 달팽이 등 예상 밖의 식품에 오염된 살모넬라균을 찾아내는 등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명성을 쌓았다. 건국대 수의학과 서건호 교수는 “그가 있어 FDA는 살모넬라균 사고 발생 시 외부 전문가에 의존하지 않고 곧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그가 한가지 세균을 평생 연구할 수 있는 것은 베테랑을 키우고 배려하는 FDA의 인사 덕분”이라고 풀이했다. FDA는 검사·연구를 담당하는 직원이 한 부서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전문성이 인정된 직원에겐 정년을 두지 않는다. FDA 규제정책과 헨리 김 박사는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며 “직원이 이민자일 경우 피검사 업체 직원·민간인 등과의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발음 교정 교육까지 실시한다”고 말했다. 5. 소비자 교육에 나선다 지난해 9월 미국의 26개 주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에 오염된 시금치를 먹고 200여 명이 식중독에 걸리고, 이 중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 사고가 미국 국민을 패닉 상태로 몰고 가지는 않았다. 미국 코넬대 식품공학과 이창용 교수는 “미국인이 이런 사고에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식품을 가열해 섭취하면 O-157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평소 꾸준히 교육한 효과”라고 평가했다. 일본 식품안전위원회도 소비자 교육·홍보에 열중이다. 안전한 것으로 평가를 내린 유전자변형식품의 경우 위원회의 홈페이지에 자체 제작한 영상 홍보 자료를 올려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있다. | |||
/워싱턴·도쿄=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 |||
2007.09.16 ⓒScience 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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