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이선민 논설위원 smlee@chosun.com 200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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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부 나고야 옆에 도요타시(市)가 있다. 인구 35만의 이 중소도시에 4만5000명이 들어가는 운동장과 세계에 이름난 대형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콘서트홀이 있다. 도요타시는 677개 기초자치단체 중에 재정이 가장 넉넉하다. 실업률도 1%가 안 돼 제일 낮다. 뽕밭만 무성하던 시골마을 고로모(擧母)가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 된 것은 도요타자동차가 1938년 창업해 이곳에 자리잡으면서다.
▶이 고장은 도요타 덕분에 무럭무럭 발전하자 1959년 도시 이름을 도요타로 바꿨다. 이제 도요타 공장 7개를 비롯해 자동차 관련 기업만 400여개가 들어서 한 해 매출 10조엔을 올린다. 좋은 일자리들을 주고 세금도 많이 내니 시민들 삶이 풍요로울 수밖에 없다. 첨단 의료설비가 가득한 도요타 직원병원은 시민이 더 많이 이용한다. 기업이 도시를 키우는 대표적 사례다.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이 15일로 광역시 승격 10년을 맞는다. 한적한 바닷가 반농반어촌(半農半漁村)은 1962년 최초의 공업특구로 지정되면서 천지개벽을 맞았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S오일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둥지를 틀었다. 작년 울산의 공업생산액은 107조7432억원. 전국 생산액의 12.6%, 7대 도시 중 1위다. 35년 전 8만5000명이던 인구도 110만명으로 늘었다.
▶울산은 전국 제일 가는 부자도시다. 지난해 시민 1인당 소득이 3800만원, 4만달러가 넘는다. 서울의 두배, 부산의 두배 반이다. “울산 가서 돈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나오게 됐다. 물질만 풍요로워진 게 아니다. ‘죽음의 강’이라 불리던 태화강 물은 한강, 낙동강보다 깨끗해졌다. SK가 10년 동안 1000억원을 들여 조성해 울산시에 기증한 울산대공원(3.64㎢)은 뉴욕 센트럴파크(3.4㎢)보다 크다.
▶울산의 다음 목표는 ‘세계 속의 울산’이다. 대형 제조업뿐 아니라 첨단산업도 유치하는 것이다. 세계적 통신회사 노키아를 비롯해 HP·후지쓰 등 IT 다국적기업들의 연구센터가 있는 핀란드 북부 울루, 세계 40여개국 1만6000여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중국 광둥성 둥관(東莞) 같은 국제산업도시로 또 한차례 도약해야 한다. 울산시민의 평균 연령은 33.4세, 전국에서 가장 낮다. 이 젊음이 울산의 새 미래를 일궈나갈 가장 큰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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