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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직업교육

"명절에도 취업 스트레스 없어요"..형제가 나란히 용접 기술인으로

    • 김진아 입력 2021. 09. 21. 09:13 
    • 기사내용 요약
      전문기술인 꿈꾸며 교문 두드린 형제·부자 사연 눈길
    • [서울=뉴시스]형을 따라 한국폴리텍대학 산업설비학과에 입학한 이주원씨. (사진=한국폴리텍대학) 2021.09.17. photo@newsis.com
    •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로나19 사태 속 청년 취업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기술로 실력을 입증해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폴리텍대학 졸업생들의 사연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 고용노동부 산하 폴리텍은 국내 대표적인 직업교육대학이다. 기술에 중심을 둔 교육을 기반으로 매년 실무형 인재를 배출,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2019년 대학 정보공시 기준 폴리텍 취업률은 80.3%로 일반대학(64.4%), 전문대학(70.9)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2월 졸업생 취업률은 8월 셋째 주 67%(자체 집계 기준), 취업 유지율은 90.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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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기술인 꿈꾸며 교문 두드린 형제·부자 사연 눈길
    • 포항에서 고교를 졸업한 이장원(25)씨는 대학 진학 대신 졸업과 함께 해병대 입대를 택했다. 전역 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단순 생산 업무직과 아르바이르를 전전하던 장원씨는 어렵게 용접품 생산업체에 취업했지만 이렇다 할 기술이 없어 단순 업무를 맡는 데 그쳤다.
    • 취업시장에서 학력을 걸림돌로 생각했던 장원씨는 얼마 뒤 폴리텍대학을 알게됐다. '학벌 타파 능력 중심' 문구가 인상 깊었던 그는 전문기술인을 꿈꾸며 폴리텍 산업설비학과에 입학했다.
    • 용접업체에서 일했지만 실제 용접은 처음 접했던 장원씨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휴일에도 실습을 지도해 준 지도교수 등의 도움으로 졸업 전 용접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공조냉동 기계 기능사 등 7개 기능사 자격을 취득했다. 과정 평가형 자격 제도를 통해 고졸 학력에도 용접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한 것이다.
    • 지난해 졸업한 장원씨의 현 직장은 수자원기술. 이곳에서 광역상수도시설 유지보수 관련 배관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전문대졸 채용 전형이었음에도 국가기술자격 덕분에 고졸 학력에도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라고 소회를 밝혔다.
    • 이씨의 사연은 그를 따라 동생인 이주원(23)씨도 같은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 주원씨 역시 고교 졸업 후 해병대에 입대해 전역했지만 취업을 하지 못해 6개월 미만 단기 일자리를 전전했다. 그러다 형 장원씨가 고졸 학력에도 전문대졸 전형을 뚫고 중견기업에 입사한 것을 본 주원씨는 올해 형과 같은 학과에 입학했다.
    • 지금까지 용접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주워씨는 공조 냉동기능사 등 5개 국가기술자격 필기시험에 합격해 현재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 내년 졸업을 앞둔 주원씨는 용접재료·장비 제조업체 현대종합금속에 조기 취업에 성공했다. 형제가 나란히 용접 기술자로 새 인생을 시작한 셈이다.
    • 주원씨는 "취업준비생들에겐 명절이 고통스럽잖아요. 친인척들의 걱정이 잔소리처럼 느껴질 때도 많았는데, 이제는 걱정 없이 당당할 수 있어 좋습니다"고 전했다.
    • "아들이 제 선배입니다"…명절 동문 모임 연 부자
    • 아들에 이어 아버지가 나란히 폴리텍에 입학한 윤백일(59)·지호(30)씨에게 이번 추석은 특별한 명절이 될 예정이다.
    • 아들인 지호씨는 전문대에서 기계를 전공한 뒤 화학물질 제조업체 오퍼레이터로 근무했다. 그러나 안전사고로 짧은 회사 생활을 끝내고 리조트 시설관리직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전공과 다른 분야에 적응이 쉽지 않아 5개월 만에 그만뒀다.
    • 전공을 살리고 싶었던 지호씨는 이후 지난해 폴리텍 컴퓨터 응용기계과에 입학을 결심했다. 과정 평가형 자격 제도를 통해 1년 내 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입학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라고 회상했다.
    • 졸업 전 목표로 세웠던 컴퓨터응용선반기능사와 컴퓨터응용가공산업기사 자격을 획득한 지호씨는 현재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 기업 동보에서 가공 직무를 맡고 있다.
    • 지호씨의 취업 성공 사례는 아버지인 백일씨에게도 의미 있는 계기가 됐다.
    • 지호씨에 이어 올해 폴리텍에 입학한 백일씨는 전문대 식품공업과를 전공한 뒤 식품 업계에서 30여 년을 근무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에서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윤씨는 회사가 사업을 축소하면서 구조조정으로 정리 해고됐다. .
    • 오랜 경력을 갖고 있어도 자격란 공백으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느끼던 백일씨는 아들 지호씨로부터 폴리텍을 접한 후 입학을 결심했다. 올해 산업설비과에 입학한 백일씨는 용접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에너지 관리기능사, 공조 냉동기능사 자격증 시험을 치르고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다.
    • 그는 "공부한 만큼 합격을 예상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아들이 제 선배입니다. 이번 명절은 조촐한 동문 모임이 되지 않을까요"라고 이번 추석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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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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