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관 입력 2021. 05. 18. 05:30
[공공기관 대해부]⑥-최종 2빚더미 악순환 공공기관
코로나 충격에 인천공항공사·강원랜드 등 영업손실 확대
한전 등 에너지공기업 탈원전·탄소중립으로 부채 증가
[세종=이데일리 문승관 한광범 기자] 지난달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350개 공공기관의 ‘2020년도 경영정보’를 공시했다. 기재부는 코로나19 대응 등을 위한 투·융자를 확대하면서도 당기순이익 확대·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개선됐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지적한다. 당기순이익 증가와 부채비율 감소가 저유가와 코로나19 영향 등 일회성 요인 덕분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일회성 요인이 사라졌을 때 수익구조 개선을 지속하기 어려운 만큼 이익의 질과 사업성을 동시에 고려한 부채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스크·손소독 덕에 건보공단 당기순이익 1년새 5.2조↑
이데일리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조사한 지난해 350곳 공공기관 중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3곳을 제외한 347개사의 총자산은 902조4000억원, 부채 544조8000억원이었다. 전체 당기순이익은 5조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자산증가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전년대비 5.4%포인트 하락한 152.4%를 기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주택 매입과 건설을, 도로공사가 도로 건설을 확대하면서 전체 공공기관 자산규모를 끌어올렸다. 한전을 비롯한 발전 5개사, 건강보험공단 등의 영업실적 개선이 전체 공공기관 당기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한전과 발전공기업 5개사는 전년도 2조3000억원 적자에서 2조10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전체 공공기관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렸다. 코로나19에 따른 국제 연료가격 하락 영향으로 발전원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건강보헙공단도 코로나19에 따른 개인위생 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병·의원 이용이 줄어 보험금 지급이 급감해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건보공단의 당기순이익은 2019년 3조600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조6000억원 흑자로 돌아서면서 1년 새 5조2000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공사와 인천공항공사, 강원랜드는 영업손실이 급증했다. 석유공사의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2조3000억원에 이르렀고 인천공항공사도 1조3000억원을, 강원랜드도 6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석유공사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유가하락과 생산량 감소로 매출액이 전년대비 1조원이나 감소했다”며 “미래 장기유가하락예상에 따른 해외석유개발자산의 평가손실 등을 1조8000억원이나 반영함에 따라 자본잠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황순주 KDI연구위원은 “대부분 공기업이 부채가 많고 재무구조가 양호하지 않다”며 “건강, 복지, 사회서비스 등에 대한 지출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이러한 서비스를 주로 공급하는 공기업의 재무구조는 악화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탈원전·탄소중립에 에너지공기업 부채 증가 불가피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 부채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듬해인 2018년 500조원대에 진입한 후 3년 연속 불어났다. ‘숨은 빚’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부채는 2018년 503조4000억원, 2019년 526조9000억원, 지난해 544조8000억원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이 짊어진 부담이 크다. 탈원전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한전과 발전 5개사 등 에너지 공기업은 기존 사업을 대거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 탓에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흑자전환에도 불구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관은 한전이다. 1년 전보다 3조8000억원 늘었다. 총 부채규모는 132조5000억원으로 불었다. 현 정부 들어 추진 중인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의 영향 때문이다. LH도 빚이 3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총부채 규모는 129조7000억원에 달한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이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들이 대규모 채용과 각종 정책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했다”며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공공기관 부채의 절대 규모가 여전히 커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승관 (ms730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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