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시중은행 본점에 마련된 채용 면접장.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지원자가 면접장에 들어섰다. 3분 동안 자기 소개를 하는 차례였다. "저는 대학 때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노래로…
조선일보 2016. 4. 29 김선영기자
[면접관이 말하는 마이너스 요인]
脫스펙 채용으로 면접 중요해져… 복장은 비즈니스 캐주얼 정도로
학원서 배운 기술 티나면 역효과, 힘들더라도 미소 짓는 모습 호감
최근 '탈(脫)스펙 채용'(학벌·학점·외국어 점수 등 과거 공인 자격을 보지 않는 채용)이 확산하면서 면접의 중요성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자신의 강점을 솜씨껏 풀어 면접관을 설득시키는 동시에 조직원으로서의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드러내 '플러스알파'를 이끌어낼 방법은 없을까. 주요 금융회사의 전·현직 면접관들에게 물었다. "점수를 얹어준 지원자와 나쁜 점수를 준 지원자, 그 차이는 뭔가요?"
◇아무리 자유 복장이라도 "징 박힌 가죽점퍼는 좀…"
글로벌 전략, 스타트업 정신 등을 미래 전략으로 내세우는 회사들이 늘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인재를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면접관들은 면접에서만큼은 '선을 지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얼마 전 '자유 복장 면접'을 도입한 B은행 전직 면접관의 이야기다. "한 지원자가 징 박힌 가죽점퍼에 종아리까지 오는 청바지를 입고 나타났어요. 머리도 날리는 듯한 '바람머리' 스타일로 하고 왔더라고요. 요즘 기업들이 사고가 자유롭고 유연한 인재를 선호한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튀는 복장은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십상입니다."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604/28/2016042803716_0.jpg)
면접관들은 또 "말하지 않는 순간에 긴장하라"고 했다. 다른 지원자가 이야기를 하거나 자신의 면접 차례를 기다리는 때 등이다. "다른 지원자가 발언을 할 때 고객을 살짝 끄덕이면서 진지하게 듣는 지원자들을 보면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를 지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남이 이야기할 때 듣기는커녕 자기 순서가 됐을 때 할 얘기만 메모지에 적고 있다면, 이기적으로 비치기 십상입니다."(D은행 전 면접관)
◇학원에서 배운 티 나는 '기술', "면접관들은 알고 있다"
취업 경쟁이 치열해져 '면접 과외'를 받는 이들까지 생기는 상황이지만, 면접관들은 학원에서 배운 '기술'은 티가 날 때가 잦아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한 보험사 면접관은 "아마 '면접관들과 차례로 돌아가면서 눈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어디서 배운 것 같은데 정말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면접관들과 눈을 10초씩 맞추는 지원자가 있었다. 지나치게 경직되고 기계적으로 보여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입에 익지 않은 것이 분명한 '다나까' 말투(군대식 말투), 한참 이야기하다가 '다시 하겠습니다' 하고 처음부터 똑같은 말을 외운 듯이 반복하는 경우,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같이 일상에선 잘 쓰지 않는 문어(文語)체 표현 등이 '면접 학원표 기술'의 특징들로 꼽혔다.
실제 자신의 경험이 아닌, 시류에 편승한 취미 등을 내세우는 경우도 마이너스 요소로 꼽혔다. "한때 '고기 굽기'가 취미라는 사람이 확 늘어난 적이 있어요. '남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먹을 때 제가 고기를 굽고 자르는 것을 즐긴다'면서 배려심과 팀워크를 내세우는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지원자들 입에서 반복해 나와서 식상하게 느껴졌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일상의 작은 활동을 직무와 연결할 수 있는 사례' 비슷하게 인터넷 취업 카페에 '고기 굽기'가 많이 소개됐나 봐요. 노래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할 때 '버스킹'(거리 공연)이 취미라는 지원자가 확 늘어나기도 했죠. 시류에 편승해 경험하지도 않은 일을 내세운다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습니다."(시중은행 전 면접관 A씨)
면접관들이 공통으로 꼽은 플러스 요인은 '여유로운 미소'였다. E보험사 면접관은 "지원자가 너무 떨어 인상을 쓰거나 말이 좀 꼬였다고 한숨을 푹푹 쉬면 면접관들이 덩달아 한숨을 쉬고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기 십상"이라며 "면접관들도 지친 상태일 때가 많기 때문에 긴장되고 힘들더라도 때때로 가볍게 미소 짓는 모습을 보이는 지원자에게 호감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회사=신한생명·신한은행·우리은행·한화생명·KEB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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