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온혜선 조선비즈 기자
조선일보 2016.07.09 03:05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120명 연구한 미치 코언 "富의 성공 방정식, 통념과 다르더라"
- ▲ 미치 코언 PwC 부회장. / 뉴욕=온혜선 조선비즈 기자
"많은 기업이 단기 실적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억만장자에 대해 조사를 해보니 10억달러의 아이디어가 실현되려면 평균 10년의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기존 기업들은 일상적 기업 운영에 매몰되어 있어서 현재 고객들이 행동하는 양상을 파악하고 있어도 그 지식을 획기적 제품 개발을 위한 미래 비전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직 내 유능한 직원을 찾아내 일 대신에 여유를 줘야 합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종종 동료나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오랫동안 산책하며 마음의 여유를 줬습니다. 중요한 흐름을 보는 눈이 있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잠재적 아이디어를 가진 직원이 있다면, 그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한 탐구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이 유능한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내 벤처 문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기업가를 키우는 데 효과가 있을까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일단 사내 벤처를 기업의 부차적인 조직이 아니라 핵심 조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CEO가 직접 사내 벤처에 관여해야 합니다. 따로 담당자를 만들 경우에는 기업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CEO가 사내 벤처의 의사 결정에 관여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CEO는 사내 벤처에서 최고 스폰서로 머물러야 합니다. 그리고 사내 벤처가 실패하더라도 벤처에 속한 직원들의 커리어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이런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사내 벤처에 들어가 성과를 내고 기업가로 성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30세 되기 전에 영업해보라
―억만장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기획력을 키우세요. 사업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고객의 경험으로 바꿔주는 것인데, 성공한 억만장자들은 기획하는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유니클로를 창업한 야나이 다다시는 아버지가 하던 양복점을 물려받았지만, 가업을 그대로 이어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해외 여행 경험이 있었던 그는 미국, 영국에서 갭이나 막스앤스펜서처럼 싼 가격에 클래식한 기본 의류를 파는 브랜드들이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일본에는 그런 브랜드가 없었죠. 야나이는 시장에 존재하는 간극을 발견하고 빠르게 창업에 나섰습니다. 캐주얼 의류의 이미지를 '젊은이들이 입는 싼 옷'에서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이고 편안한 의류'로 바꾼 것이 통한 겁니다. 이런 것이 바로 기획력입니다.
기획력을 키우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경험이 영업입니다. 억만장자들이 모두 다 타고난 세일즈맨은 아니지만, 사업을 출범시키기 전에 영업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제가 조사한 억만장자 중 79%는 직접 영업을 해봤고, 대다수는 30세가 되기 이전에 처음 영업을 해봤더군요. 영업은 이미 알려져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능력입니다. 이를 익히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맥락을 소비자 요구에 맞게 재구성하거나 제품, 서비스, 기간, 조건, 위험 등을 변화시킴으로써 아이디어를 더 잘 팔 수 있습니다."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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