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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공병호 칼럼

기특한 일은 무엇인가?

 No. 679                                                                                                              2009.  7.  25
인간은 하루 낮 하루 밤에 만 번 죽고 만 번 산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주 간단하지만 멋진 사례를 한가지 보내드립니다 

 
 


1.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말로 유명한 백장 선사가 있습니다.
스님의 이름은 원래 회해인데 백장산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산의 이름을 따서 백장 스님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한 스님이 백장 선사에게 묻습니다.
"어떤 것이 기특한 일입니까?"


2.
경전이나 어록에 나오는 법문을 남의 일로,
과거 어느 선사의 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지금의 내 삶에 그것을 비춰 보아야 합니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물음으로 여겨야 합니다.
이때 백장 선사의 답은 간단명료합니다.
"독좌대웅봉(獨坐大雄峰), 홀로 우뚝 대웅붕에 앉는다."


3.
백장선사가 머물던 산 이름은 백장산 또는 대웅산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홀로 우뚝 대웅봉에 앉는다'고 한 것입니다.
단순하면서도 분명합니다.
이것이 안거의 소식입니다.
'홀로 우뚝 대웅봉에 앉는다.'
수행하는 사람은 어디에 거처하든 홀로 우뚝 자기 자리에 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길상봉에 앉든지 종로봉에 앉든지 혹은 반야봉에
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4.
직장 생활을 하든 집안일을 하든
바로 그 현장에서 홀로 우뚝 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정신으로 살고 그런 정신으로 일한다면 늘 깨어 있게 됩니다.
'홀로 우뚝 대웅봉에 앉는다.'

선방에서 정진을 하든, 절의 후원에서 일을 거들던,
사무실에서 사무를 보든, 달리는 차 안이나 지하철에 있든
언제 어디서나 홀로 우뚝 자신의 존재 속에 앉을 수 있다면
그 삶은 잘못되지 않습니다.

 


-출처: 법정, <일기일회>, 문학의 숲, pp.6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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