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는 에깅 시즌에 상하기 쉬운 릴 부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에깅은 릴찌낚시와 다르게 낚싯대를 강하게 흔드는 액션을 많이 한다. 강한 동작을 연속으로 할 때 낚싯대와 낚싯줄의 각 연결부위에 걸리는 부하를 줄여주기 위해서 릴의 드랙을 열어주는데, 일정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드랙이 역회전해서 줄이 ‘찍찍’ 풀려나가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동작이 수없이 반복되는 에깅낚시는 단 몇 번의 출조로도 릴에 상당한 무리를 준다. 가장 쉽게 상하는 부품이 릴을 한 방향으로 회전하게 만드는 ‘원웨이 클러치’와 몸통 베일에 있는 ‘라인롤러’다.
사례1
원웨이 클러치 손상으로 인한 갑작스런 역회전
최근 에깅을 즐기는 루어꾼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문제가 있다. 자신은 고급제품을 사용하고 산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에깅낚시 도중 저킹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 역회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오래 쓰지 않은 릴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싶어서 릴의 뒤쪽에 달린 역회전 레버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면 역회전이 되도록 레버를 돌렸는데도 정작 필요할 때는 역회전이 되지 않는다. 핸들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면 역회전이 되는 듯하다가도 다시 꼼짝하지 않고 멈추는 현상이 반복된다. 릴이 원하지 않은 역회전을 하거나 역회전이 되지 않는 현상은 대부분 ‘원웨이 클러치’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다. 원웨이 클러치는 말 그대로 ‘한 방향으로만 회전’하도록 만든 부품이다. 도넛 모양의 부품에 베어링 형태의 원반이 들어가 회전을 하는데 내부의 롤러베어링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레버 조작에 따라 릴의 역회전 여부를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강력한 저킹을 반복하면 내부 베어링에 마모가 생겨서 레버로 고정을 해서 잡아주더라도 헛돌며 역회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 외에도 원웨이 클러치를 상하게 하는 가장 많은 경우는 자신의 릴에 대한 지나친 애정이다. 역회전 문제로 수리를 의뢰하는 사례 중 하나가 스스로 릴을 해체해서 점검한답시고 아무 곳에나 오일을 마구 뿌려대는 것이다. 오일은 점성이 낮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뿌릴 경우 릴이 돌아가면서 흘러내린다. 결국 오작동을 일으키는데 특히 원웨이 클러치의 경우에는 오일이나 그리스를 절대 넣으면 안 된다. 반드시 수리 매뉴얼대로 점검해야 필요 없는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예방 및 수리 방법 원웨이 클러치의 고장은 내부에 있는 베어링이 마모되어 생긴다. 사용자가 그만큼 낚싯대를 많이 흔들어 릴이 역회전을 많이 했다는 뜻인데 원웨이 클러치가 계속 말썽을 부린다면 자신의 낚시 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에깅을 하다보면 드랙을 열어주고 필요 이상의 저킹을 많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 좀 더 드랙을 조이고 저킹 동작을 줄이는 것이 예방법이다. 수리는 원웨이 클러치 내부의 베어링을 교체해야 한다. 마모로 인한 고장이기 때문에 부품을 교체해주면 다시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례2 라인롤러의 부식으로 인한 소음
얼마 전 한 낚시인이 귀신에 홀린 듯한 표정으로 릴을 들고 나타났다. 낚시하는 도중에는 분명히 소음이 발생했는데 집에 와서 릴을 돌려보니 아무런 소음도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별다른 이상을 못 느껴 낚시를 갔는데 현장에서는 다시 소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여러 번 반복됐다고 했다. 그는 도무지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이 같은 고장은 에깅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낚시인이 겪는 사례다. 고장 부위는 바로 ‘라인롤러’다. 캐스팅 시 여닫는 베일의 끝에 달린 이 부품은 내부에 베어링이 들어가 있어 원줄을 원활하게 흘러나가게 하고 또 꼬임 없이 스풀에 감기도록 해 준다. 그런데 이 라인롤러는 물기가 묻은 원줄이 그대로 닿기 때문에 낚시를 하는 도중에는 언제나 젖어 있다. 더구나 바다낚시를 계속하면 지속적으로 염분이 쌓여 쉽게 부식이 되는 부분이다. 일반 릴찌낚시를 해도 부식이 쉽게 되지만 합사 라인을 쓰는 에깅의 경우에는 액션 도중에 라인롤러에 무리가 가는데다 원줄에 묻어오는 바닷물의 양이 많기 때문에 고급제품이라도 일반 찌낚시를 할 때보다 더 쉽게 망가진다. 그런데 왜 낚시할 때만 소리가 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라인롤러는 원줄이 감겨 올 때 원줄과의 마찰로 인해 돌아가므로 집에서 릴만 돌려서는 소음을 감지할 수 없다. 혹자는 ‘라인롤러의 소음이 뭐 그리 대수냐’하고 반문하겠지만 라인롤러에 문제가 발생한 릴을 즉석에서 분해해서 보여주면 대부분의 낚시인이 그 안에 쌓여있는 염분과 오염물질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한다. 라인롤러가 그 정도라면 다른 곳의 상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므로 2~3달에 한 번씩 반드시 릴 청소를 해준다. 라인롤러는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단순히 줄이 감기는 성능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부식 정도가 심해져 라인롤러가 베일에 달라붙는 경우에는 베어링 교체만으로 수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베일 부품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따라서 비용 부담이 곱절로 들게 된다.
예방 및 수리방법 낚시를 하고 온 뒤에는 라인롤러를 풀어서 수분과 염분을 제거한 후에 깨끗하게 말린다. 라인롤러용 전용 그리스를 발라주면 별다른 수리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베어링에 어느 정도 부식이 진행된 상태라면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베어링은 소모품, 교체시기 놓치면 더 큰 손해
낚시인이 릴 수리를 의뢰하는 가장 많은 이유가 소음 때문이다. 릴은 부품 하나하나가 맞물려 움직이는 정밀장치이기 때문에 작은 부품 중 하나가 약간의 변형만 일으켜도 부품 간에 유격이 발생한다. 유격은 진동을 발생시키고 진동은 또 다른 변형을 불러와 마찰을 일으키는데 그 결과 릴 작동시 소리가 나고 회전이 부드럽지 못하게 된다. 손의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베어링이 살짝 마모되어 느껴지는 작은 떨림도 견디지 못하고 교체를 의뢰하는데 다른 부품의 2차 손상을 막으려면 제때 베어링을 교체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