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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기타/책 읽기

'북 리펀드' 독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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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펀드' 독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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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 한 미국인이 책장에서 먼지가 쌓여가는 책을 꺼내 이웃들과 함께 읽자는 '북 크로싱(Book-crossing)' 운동을 시작했다. 읽고 난 책에 독후감을 끼워 눈에 잘 띄는 공공장소에 두면 발견한 사람이 다시 같은 방식으로 계속 책을 돌려 보는 것이다. 서재에 갇힌 책에 '날개'를 달아주는 운동은 곧 세계로 퍼져 나갔다. 한국에서도 '돛단책' '북모임' 같은 사이트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World Book Day)'이다. 1616년 4월 23일 영국과 스페인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동시에 사망한 날을 기려 1995년 유네스코가 정했다. 이날이 되면 세계 곳곳에서 독서를 권장하는 행사들이 열린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는 책을 사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선물하고 영국에서는 부모들이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준다.

     

    ▶출판문화협회와 조선일보는 지난 2월까지 1년 동안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을 벌였다. TV가 주인 행세를 하던 거실을 가족이 함께 책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바꾸자는 운동이 국민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매달 740가구씩 모두 9510가구가 예쁜 책장과 책을 선물받고 기뻐했다. 여러 기업과 자치단체들이 이 캠페인을 본떠 독서운동을 벌였고 건설회사들은 거실을 서재로 꾸민 아파트를 내놓았다.

    ▶책을 사서 깨끗이 읽고 서점에 반환하면 책값의 절반을 돌려주고 책은 마을도서관과 외딴 지역에 기증하는 '북 리펀드(Book-refund)' 캠페인이 시작됐다. 한국출판인회의가 매달 선정한 20종의 책을 교보문고에서 사면 책마다 1000권까지 그렇게 한다. 반환받은 책을 나눠주는 일은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맡고 비용은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댄다.


    ▶2006년 우리 국민 중 한 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 24%나 됐다. 2005년 가구당 월평균 도서구입비는 1만397원으로 전체 소비 지출의 0.5% 수준이었다. 독자는 책값을 절반만 내서 좋고 한 권의 책을 많은 사람이 공유해서 좋다. 좁은 독서시장과 낙후된 도서관에 생기를 불어넣을 발상이다. '책 읽는 즐거움, 나누는 기쁨'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대상 도서 선정이 잘 돼야 할 것 같다. 다른 기업과 서점, 출판사도 다투어 참신한 독서운동을 벌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 이선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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