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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기타/golf

골프는 운동인가 오락인가

캐디 백 메고 걸어서 라운드할 땐
야구·농구보다 더 많은 열량 소비
조정훈 기자 donjuan@chosun.com

 

 

이명박 대통령은 "공무원이 골프장에 안 가서 골프장 경영이 흔들린다면 그건 (그 골프장)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골프는 시간은 많이 걸리는데 운동은 제대로 안 된다. 슬슬 걷는 것이 오락"이라고 했다. (본지 5월 10일자 보도)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골프는 운동이 제대로 안 되는 오락"이라고 말했다. 골프는 정말 운동이 안 되는 오락일까?

미국의 ESPN이 2004년 60개 종목의 스포츠를 대상으로 지구력, 근력, 스피드, 유연성 같은 10개 항목을 조사해 순위를 매긴 적이 있다. 운동 능력이 가장 많이 필요하고 얼마나 어려운가라는 기준에 따른 것이다.

당시 1위는 복싱, 2위는 아이스하키, 3위는 축구가 차지했다. 골프는 51위였다. 순위만으로 보면 하위인 것처럼 보이지만 롤러 스케이팅(52위), 승마(54위), 사격(58위), 당구(59위), 낚시(60위)보다 상위였다.

골프 전문 잡지 골프월드는 "18홀을 돌면 45분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것과 비슷한 운동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피츠버그대 의학연구센터 근신경연구소의 스콧 르파르트 박사는 "카트를 이용하지 않고 걸으면 골프에서 더 훌륭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골퍼들은 평균 8.64㎞를 걷고 1954㎉의 열량을 소비한다. 캐디의 도움을 받아 걸어서 라운드하면 소비 열량이 1527㎉로 줄어들었다. 카트를 이용해 라운드하면 걷는 거리가 3.84㎞로 줄고 소비 열량도 1303㎉로 감소했다. 하지만 미국 골프장은 카트를 타고 코스 안까지 진입하기 때문에 국내 골프장은 골퍼들이 걷는 거리가 이보다는 길다.

골프 애호가들은 단순히 에너지 소모량만으로 골프가 운동 효과가 부족하다고 보는 견해에 반대하고 있다. 골프는 4시간 동안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스포츠이고 실수에 대한 허용 폭이 가장 적은 스포츠라는 것이다. 야구의 경우 3할만 넘어도 훌륭한 타자지만, 골프는 10개의 샷 중 3개만 잘 쳐서는 도대체 골프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 되고 만다.

타이거 우즈 같은 프로골퍼의 예를 들어 골프가 축구나 복싱 못지않은 운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우즈는 1996년부터 하루 3시간씩 1주일에 6일 운동해, 13㎏ 정도의 근육이 늘어났다고 한다. 대학시절 188㎝에 71㎏으로 다소 마른 체형이었던 그가 84㎏의 근육질로 바뀐 것이다. 여자 골퍼인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도 운동광이다. 골프가 운동이 아닌 오락이라면 이들이 근육을 키우고 심폐 능력을 키우기 위해 체력단련에 힘을 쏟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김광준 박사는 "체중 70㎏의 성인이 캐디 백을 메고 라운드할 때의 분당 소비 열량은 5.0~5.6 ㎉로, 야구(4.8), 반코트 농구경기(4.7)보다 많고 테니스 복식(5.4)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에너지 소비는 물론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출처  www.chosun.com  2008.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