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태
이른 초봄 연안에서 채비를 드리웠다가 바늘에 아주 가느다란 청태의 가닥이 한 올이라도 걸려
나오면 미련을 두지 말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청태가 깔린 곳은 붕어가 절대로 꼬여들지 않기 때문이다.
청태는 호수,저수지,수로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머리털처럼 가늘고 긴 청태는 주로 냉수대가 유지되면 수면의 물 밑바닥에서 여러 가닥이 융단처럼
깔리게 된다. 붕어가 청태바닥을 싫어하는 이유는 머리털처럼 가는 청태가 붕어 입 속으로 물과 함께
흡입되면 먹이를 걸러내는 아가미의 빗살에 걸리적거리기 때문이다.
또 청태는 같은 수역이라도 수온이 낮은 지역에서 생성하므로 따뜻한 수온을 선호하는 붕어에게는
경계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청태는 수온이 20도 가까이 상승하는 늦봄엔 자연적으로 소멸 된다.
차거운봄비 - 찬물의 유입
꽃망울을 터뜨리기도 전에 때이른 봄비 또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간신히 오르는 수온에 그야말로 찬 물을 쏟아부어 버리는 결과가 되어 벼루고 온 출조를 망치기
일쑤이다.
흔히들 비 온뒤 며칠이 지났으니 봄볓의 따사로움으로 금새 회복이 되었으리라 생각하지만,
3월의 논둑과 수로둑의 지열은 차겁게 식어 버리고 머금었던 찬 물을 다 토해낼 때까지 식어버린
수온이 원상 복귀하기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바람 - 저기압골
툭터인 해안가 각지일수록 오전 일찍부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대부분 경험많은 꾼들일수록 늦은 밤에 들어가 이른 새벽부터 오전 바람불기 직전까지를 입질
시간대로 설정하고 계획을 세운다.
3월의 바람은 사람이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차겁게 붕어의 서식처를 급습하는것이다.
소음 - 진동
즐거운 낚시를 위해 사이좋게 나란히 붙어앉아 다정스럽게 정담을 나누며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잔챙이외의 초봄 특수는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만큼 초봄붕어의 경계심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심하게 말하여 자신의 그림자조차 수면에 드리우지 않아야 대물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시끄러운 곳이나. 소음이 이어지는 곳이라면 아무리 보기좋은 포인트라도 놈들은
외면하고 다른 곳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