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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학교장 훈화자료

[스크랩] 교육부총리, 왜 실업고 챙기나

  김신일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실업고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금처럼 뚜렷한 소신과 목표도 없는 상황에서 너도나도 대학을 가자는 풍토가 국가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장 개선되지 않으면 사상 최악의 고학력 실업난 해결은커녕 기업들도 구인난에 시달릴 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김신일 장관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교육부총리가 적극 의지를 나타냈을 만큼 현재 실업고 운영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교육부는 첫째, 실업고를 졸업하면 취업은 쉽지만 4년제 대졸자에 비해 연봉이 적다는 점을 꼽고 있다. 같은 업무량이지만 적은 연봉은 실업고 출신들로 하여금 반드시 4년제 대학에 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주고 있다는 것.


 이런 이유로 교육부는 ‘산합협력 취업약정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나섰다. 실업고를 졸업한 뒤 약정을 맺은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후에는 역시 약정을 맺은 기업체로 높은 연봉을 받고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기업은 고등학교에서 맞춤 인재를 양성, 입사 후 별도의 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는 데다 학생들은 취업 및 4년제 대졸자 못지않은 연봉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실업고를 기피하는 또 다른 문제로 기업 내에서의 학력차별도 손꼽히고 있다.  실업고를 졸업한 뒤 전문성을 인정받아 전문대를 진학, 취업에 성공해도 해당 기업 내에서의 학력 차별이 전혀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것. 따라서 교육부는 실업고 졸업생의 전문대 진학과 학위취득 기회를 획기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특히 전문대 내에 전공심화과정을 도입,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방침이다. 또한 일정 규모 이상이 되는 기업은 사내에 별도의 대학을 설립토록 권장, 지속적인 교육기회 제공을 통해 4년제 대졸자 못지않은 학력을 취득하는 데 장애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여러 차별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제거, 실업고를 특성화고교로 전환해 활성화하면 실업고를 기피하는 현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심지어 취업을 보장하는 데 있어서는 공무원 채용 기회도 확대키로 했다. 올해부터 중앙정부부처에서 필요한 산업별 핵심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실업고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 농림부, 해양수산부, 정통부, 산업자원부 등 기술 인력이 필요한 부처가 실업고의 특성화 및 인재 육성에 적극 참여해 졸업생이 관련 산업계에 취업될 수 있도록 유도, 진로를 안정적으로 지도하는 방식이다. 특히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은 국립 공고를 1교씩 위탁 받아 운영하게 되며, 농업과 수산 분야의 특성화 실업고는 향후 국립화로 전환해 전문 기술인력 양성 기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실업고 출신을 공무원 채용 시 우대, 국가 경쟁력 강화의 주춧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실업고 출신의 연봉과 학력 및 취업기회 보장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실업고진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년제 대학을 나와 환경미화원 시험에 응시하는 지금의 현실보다는 일찌감치 미래가 보장되는 특성화 실업고로 진학, 탄탄한 미래를 보장받는 게 훨씬 유리하도록 만들겠다는 셈이다. 결국 이번 육성계획은 실업고 출신에 대한 여러 차별적인 요소를 근본적으로 제거, 사회의 핵심 산업인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대책이라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과학실업교육정책과 김종관 과장은 “실업고를 육성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며 “이번 대책은 실무능력을 겸비한, 실력있는 기술인을 육성하여 사회적으로 차별 받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인문계와 동등한 위치의 실업고 위상을 정립하되 보다 많은 취업기회 등을 제공, 기술 강국을 가로막는 인문숭상의 사고를 깨뜨리겠다는 의지를 펼친 셈이다.

 

 

김신일 교육부장관이 한국조리과학고를 방문, 학생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먹어보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선 교육부장관의 의지도 확고하다. 최근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한국조리과학고를 방문했을 때 김신일 교육부장관은 특성화 실업고 출신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단순히 졸업 후 취업만 하는 곳이 아니라 전문성을 강화, 우리 사회의 전문 인력으로 성장해 고임금 근로자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 일과 학업을 동시에 병행하고,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 되려면 특성화 실업고로 진학하는 게 훨씬 유리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중학생 자녀를 둔 김강호 씨(가명. 43)는 "어린 학생들의 목표가 오로지 대학진학으로 굳어진 우리 사회도 점차 변해가는 것 같다"며 "직업의식이 바뀌어가는 것으로 볼 때 과연 대학진학만이 능사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 시사
글쓴이 : 권용주 기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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