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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모음/다산 칼럼 모음

인재발탁-무재이능과(茂才異能科)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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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발탁-무재이능과(茂才異能科) 신설


“인재를 얻기 어려움은 오래된 일이다.”(人才之難得也 久矣 : 「通塞議」) 다산의 말씀처럼 훌륭한 인재를 얻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순(舜)임금 같은 성인(聖人) 임금도 22명의 어진 신하를 얻었기에 ‘요순시대’라는 인류의 이상국가를 건설했다는 것이 옛날부터의 역사적 평가입니다. 사람만 제대로 얻으면 통치는 되게 마련이지만 옛날이래로 그 일처럼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 없다는 것이 다산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다산은 저서의 곳곳에서 인재를 제대로 구하고 찾아내야 할 통치자의 의무를 거듭거듭 강조했습니다. 당파가 달라서 배제되고, 서류(庶流)나 천민이라는 신분 때문에 버림을 받고, 태어난 지역 때문에 등용되지 못하던 중세사회에서, 다산은 그런 모든 장벽을 헐고 참으로 능력 있고 인품 좋은 인재는 어떤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제대로 골라 적시적소에 배치하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만 한다는 것이 다산의 뜻이었습니다.

혁명을 통해 당시의 지역차별이나 신분차별의 악폐를 고칠 수 없는 한, 차선책이라도 찾아 현실성 있는 대안을 마련했으니 그게 다름 아닌 ‘무재이능’의 과거제도를 설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천한 신분이건, 아무리 고약한 지역 출신이건 차별 없이 탁월한 능력과 인품의 소유자는 발탁해서 등용하자는 주장이었습니다.

함경도와 평안도 출신을 비롯하여 중인(中人)이나 서류(庶流), 아무리 천한 백성이라도 경전에 밝고 행실이 얌전하고 문학과 정사(政事)에 뛰어난 사람을 추천권이 있는 공직자들이 총동원되어 추천한다는 것입니다. 백여 명의 인재를 천거 받아 서울에 모이게 하여 경학(經學)과 시부(詩賦), 정책과 역사학에 대한 시험을 보여, 그 중에서 10명 정도를 뽑아 국가의 인재로 발탁하여 양반출신으로 과거에 합격한 인재와 아무런 차이 없이 등용시키자는 것이 다름 아닌 ‘무재이능과’, 즉 뛰어난 재주와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를 합격시키는 과거제도라는 것입니다.

인재를 제대로 발탁하지 못해, 온갖 비난을 받는 당국자들, 그러한 다산의 뜻을 이어 받아서라도 자격 있는 사람들이 등용되는 기회를 마련하기 바랍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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