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윤 입력 2021. 09. 18. 15:47 수정 2021. 09. 18. 15:52
- [파이낸셜뉴스]
- ■물속을 시속 800km로 비행하는 초공동 어뢰
기존의 어뢰는 수중에서의 마찰을 극복하고 속도를 올리기 위해 형상을 매끄럽게 하거나 추진에너지를 높혀 속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써 왔다. 그러나 수중에서 시속 50km를 넘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 공동현상이란 유체의 속도변화에 의한 압력변화로 유체표면에 공동(Cavitation)이 생기는 현상이다.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유체가 이동하면 압력이 낮아져 물속에서 증기 기포가 발행하는 현상이다. 배의 추진 담당하는 추동 프로펠러가 회전할 때 이러한 공기방울이 부분적으로 생기게 되는 데 이것도 공동현상에 의한 공기방울이 생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수중에서 활동하는 잠수함의 소음을 증가시키고 속도 저하를 유발한다.
- 이러한 공동현상을 적용해 어뢰 전체를 공기로 덮어 물과의 마찰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어뢰가 초공동어뢰다. 어뢰선도부에서 기포를 발생시켜 어뢰 전체를 감싸 엄청난 속도의 증가를 가져와 초공동 어뢰는 피격 후에야 알게 된다. 관측이 된다 해도 사실상 회피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기존어뢰는 목표물을 따라가 시속 50km 내외의 속도로 타격하는 것에 비해 초공동 어뢰(Supercavitating Rocket Torpedo)는 독일의 '바라쿠다'의 경우 시속 800km의 충격적인 속도로 수중에서 순식간에 목표물을 타격해 물속의 미사일로 불린다.
- ■ 초공동어뢰 방향 전환 유도 가능한 타격체로 진화
2006년도 이란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핵프로그램 포기를 압박받는다. 그러자 2006년 4월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위대한 예언자' 해군 훈련 기간에 폭약을 탑재하지 않은 '후트'(Hout, 고래)'라는 모의 어뢰를 수상함에서 발사해 수중에 있는 잠수함 표적을 맞히는 데 성공했다고 공개했다. 러시아에서 수입한 시크발을 역설계한 방식으로 만든 1세대 초공동 어뢰로 알려졌다. - 특히 이 어뢰는 발사 때에는 일반 어뢰처럼 어뢰발사관(533㎜)에서 발사돼 프로펠러로 추진력을 얻지만, 일정한 거리를 지나면 탄두에 부착된 로켓이 액체 연료를 태우면서 급가속하고 공기막까지 형성해 항주하는 일종의 미사일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중국도 초공동 어뢰 전력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존 초기형인 유도가 안되고 소음이 크며 사거리가 10여km로 짧다는 단점을 해결하고자 발사 초기 일반어뢰처럼 발사하고 이후 초공동어뢰로 항주한 후 목표물 거리에 근접해서 속도를 줄여 일반어뢰처럼 목표물 탐색과 식별 후 타격을 가하는 타입으로 개발 중이다.
- 어뢰 강국 독일도 '바라쿠다'라는 초공동 어뢰를 실용화해 200노트, 시속 800km를 상회하는 속도로 발전했다.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의 속도다. 미국도 1990년대부터 활발히 연구·개발 중이며 독일과 공동으로 초공동 어뢰 전력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해군에서는 1997년에 수중에서 최초로 수중음속(1500m/s 또는 3010kts)보다 빠르게 물체가 항주하는 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 이후의 개발 진행현황에 대하여는 관련 업체와의 계약체결 등 제한된 정보들만 공개되어 왔으며, 미국 해군연구소(US Office of Naval Research)에서 장기과제로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해군연구실 어뢰개발 분야 담당자는 2004년 인터뷰에서 초공동 어뢰를 전력화하려면 15년 이상은 소요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 두가지 핵심, 금속분말 해수 반응 연료 추진동력과 공동발생기
초공동 어뢰의 추진은 일반 어뢰 같은 프로펠러가 아닌 로켓추진기이며 조정날개로 조정된다. 일반고체로켓 추진기는 사거리가 짧아 금속분말 형태의 해수반응 연료와 카나드로 해수를 흡입해 사용하는 해수흡입형 로켓추진기라는 특수기관를 사용한다. - 금속분말을 연료로 이용할 수 있는 건, 반응열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금속의 표면적을 넓혀 쉽게 연소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금속 연료는 국방이나 무기 등 특정 분야에서 널리 쓰여 왔다. “로켓이 생성하는 에너지가 커질수록 화염이 불안정해지는데, 금속 분말이 이를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며 “주 연료나 산화제보다 금속 분말이 무겁기 때문에, 화염의 관성력이 커지면서 화염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 한국은 고체로켓 금속산화제를 나노수준으로 분말화하는 기술은 최고수준이며 1세대 시크발 시속 350km의 속도보다는 독일의 시속 800km에 근접하게 연구 중으로 추정된다.
- 초공동 어뢰의 또 하나의 핵심은 어뢰의 수중체 앞쪽에 장착된 공동발생기(Cavitator)로 여기서 기포를 발생시킨다. 공동발생기의 기포가 공동(Cavitation)을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하는 지가 관건이며 로켓의 연소가스를 별도로 이용해 공동현상을 강하게 유지한다. 초공동 어뢰의 방향 전환은 후방 조정날개가 담당한다.
- 공동에서는 기존 수중체에서 사용하는 추진기인 스크류는 해수와 닿을 수 없어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초공동 수중체에는 로켓 추진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는 위 기술을 이론적으로 적용하면 100분 이내에 태평양을 횡단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 ■ 대한민국의 초공동 어뢰 개발 진행... 상당 진전 이룬듯
대한민국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초공동 어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왔다. 이미 기반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2011년 쉬크발 연구논문이 국과연 연구원들의 논문으로 나온 것으로 미루어 1990년대 중 후반부터 이에 대한 연구를 극비리에 진행하고 있던 것으로 보여진다. - 국방과학연구소 ADD는 초공동어뢰 모형과 영상을 통해 개발성과를 2015년 ADEX(서울 항공우주 및 방위사업 전시회)에서 공개했다. 2014년부터 초공동 어뢰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속 800kkm인 독일형 바라쿠다형를 모델로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이 초공동어뢰를 개발하는 이유는 주변에 군사강국인 중국과 해군이 강한 일본에 대해 견제할 수 있는 잠수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비대칭 무기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뉴스
- 현재 한국의 해군은 일본에 비해 전체 함정톤수에서 3분 1에 못미치며 중국에 비해선 함정톤수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밀리는 전력으로 평가 받는다. 그로 인해 한국 해군의 비대칭 무기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일격필살의 무기로서 초공동어뢰는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한국이 사거리 100km와 시속 800km 바라쿠다에 준한 스펙에 유도와 파괴력을 갖춘 초공동어뢰로 개발한다면 중·일이 보유한 해군함정의 톤수를 극복할 수 있고 동북아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해군 전력 구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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