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2010. 3. 14. 22:39
출처 https://blog.daum.net/memories62/16889
여러분은 '환난'을 어떻게 발음하시나요?
강단의 목사님 발음을 들어 보니 [활란]으로 거의 발음을 하시고,
찬양대 대원들도 100이면 100 [활란]으로 발음을 합니다.
이게 언어 현실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환난'은 [환난]으로 발음해야 합니다.
흔히 [활란]으로 발음하는 말은 '환란'이라는 딴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활란]으로 발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곤란(困難)'이라는 말 때문입니다.
이 말의 본래 음은 [곤난]입니다.
이 말이 활음조 현상(발음을 부드럽게 하려는 현상)으로 옛날부터 [골란]으로 발음을 하여
이것을 인정하여 '곤란'으로 기재하고 발음도 아예 [골란]으로 정한 겁니다.
이것만 그렇습니다.
다른 것은 이런 방법대로 발음하면 안 됩니다.
날씨가 '온난'하다고 하지 '올란'으로 발음하지 않습니다.
온갖 어려움이란 뜻을 지닌 '만난'을 역시 '말란'으로 발음하지 않습니다.
'천고만난'이라는 한자 성어도 있지요. 마찬가지로 [천고말란]으로 발음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더 심화되어 '전능'처럼 'ㄴㄴ'이 겹치게 되는 말을 'ㄹㄹ'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절릉'으로 발음하는 거죠. 이거 정말 곤란한 발음입니다.
'온난'을 [올란]으로 발음하지 않고, '전능'을 [절릉]으로 발음하면 안 되듯이
'환난'을 [활란]으로 발음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렇게 발음하는 것은
바로 '환란'이라는 말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이 저 말고도 많이 있나 봅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환난'과 '환란'의 차이점에 대해 질문을 한 사람이 좀 있더군요.
그 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은 국립국어원에서 '환난'과 '환란'에 대해 답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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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란', '환난'은 각기 사전에 존재하는 말입니다.
'환란(患亂)'과 '환난(患難)'은 많은 경우 서로 대치되어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이 둘의 뜻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전의 풀이에 따르면,
'환란'에는 '재앙'의 의미가 강조되고,
'환난'에는 '재난'의 의미가 강조됨을 알 수 있습니다.
- 하늘에서 재앙을 내리다.
- 지나치게 발달한 기술 문명이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 한재에다 동학 난리에다 겹친 재앙으로 대부분의 농민들이 부황이 나 있는 판국인데
백성한테 납세를 하라는 것은 굶은 사람에게 양식을 꾸어 달라는 격이다.
등의 예와
- 자연에 의한 재난은 피하기가 어렵다.
- 재난을 당한 주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등의 예를 비교해 보면,
'재앙(災殃)'은 초자연적인 힘이나 추상적인 힘에 의해 벌을 받는 차원에서 벌어진 고통스러운 상황이나 범위가 매우 넓은 경우에 주로 쓰는 것 같고,
'재난(災難)'은 주로 천재지변에 의해 고통을 당하게 되는 상황에 주로 쓰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환란'과 '환난'에는 이 정도의 의미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국어사전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아 아직 우리나라의 어느 사전이나 의미 기술에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 점은 앞으로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할 과제라 하겠습니다.
환난 : 근심과 재난을 통틀어 이르는 말
- 환난을 겪다, 환난에 빠지다 환난을 극복하다
환란 : 근심과 재앙을 통틀어 이르는 말. 주로 전쟁이나 반란, 역병 등을 이를 때 사용한다.
- 이 역병의 환란 속에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을지 그걸 뉘 알겠느냐.
- 무슨 환란이 닥쳐올지 모르는 공포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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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국립국어원에서 밝히고 있는 '환난'과 '환란'의 의미 차이입니다.
미묘한 차이가 있죠?
하지만 이것으로는 그 의미를 확실하게 구별하게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의미 구분도 너무나도 작위적이어서 정확한 의미 구분이 안 되고 있습니다.
결국 국립국어원은 두 말의 차이를 '재난'과 '재앙'의 차이에서 보고 있습니다.
왜냐 하면 '환난'은 사전적 의미가 근심과 재난이고, '환란'의 사전적 의미는 근심과 재앙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의미를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두 말의 차이는 '난'과 '란'에서 온 걸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봅니다. 결국 한자에서 그 의미 차이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환란'은 '란(亂)'의 의미가 중요한데
'란'이 단독으로 사용되면 난리(亂離)의 뜻을 지닙니다.
- 난을 만나다
- 난을 일으키다
- 난을 피하다
- 동학당의 난이 하루속히 관군에 의하여 토평이 돼야만 물러가라 말할 수 있소.≪유현종, 들불≫
위의 예에서 보다시피 '란(亂)'은 그 기본적인 의미가 어지럽다는 것이고, 그래서 보통 '어지러울 란' 이렇게 훈과 음을 새깁니다. 한자 사전에서 이 말의 뜻을 찾으면 다음과 같은 게 나옵니다.
㉠ 어지럽다
㉡ 어지럽히다, 손상시키다(損傷---)
㉢ 다스리다
㉣ 음란하다(淫亂--), 간음하다(姦淫--)
㉤ 무도하다(無道--), 포악하다(暴惡--)
㉥ (물을)건너다
㉦ 가득 차다, 널리 퍼지다
㉧ 난리(亂離), 반란(叛亂ㆍ反亂)
㉨ 위해(危害), 재앙(災殃)
㉩ 음행(淫行), 음란(淫亂)한 행위
㉪ 버릇없는 행동
㉫ 풍류(風流), 악장(樂章)
㉬ 요지(要旨)
㉭ 함부로, 마구잡이로
상대자 : 理, 治
유의자 : 儳, 哱, 紜, 綧, 繽, 訌, 撓, 攪, 溷, 眩, 紊, 紛, 悖
'란(亂)'은 부수를 나타내는 새을이 뜻을 나타내고 나머지가 음을 나타내는 형성자입니다. 그래서 뜻을 나타내는 '새을(乙☞초목이 자라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부수(部首)를 제외(除外)한 글자 '란(실패에 감긴 실의 상하에 손을 대고 푸는 모양→일이 어지러움)'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얽힌 것을 바로잡는 일'이란 의미로 사용되다가 나중에 '얽힌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상의 뜻과 예를 자세히 살펴 보면 '란'은 사회를 어지럽히는 행위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도덕적인 문란, 정치적 소요, 전쟁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것과 상대자로 잡은 '理, 治'를 참고하면 '란'은 제대로 사회가 질서를 잡고 있지 않고 어지러운 상태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적 의미를 다분히 함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란'은 사회의 질서를 잘 다스리지 못하여 혼란을 겪고 있어서 근심이 되는 상태에서 쓸 수 있는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환난'을 보겠습니다.
'환난'은 근심과 재난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했는데 다음과 같이 사용됩니다.
- 환난을 겪다
- 환난에 빠지다
- 환난을 극복하다
- 환난이 닥치다
- 황 진사와 정 처사도 샛노란 얼굴로 생사를 알 수 없는 황제와 앞으로 닥쳐올 환난을 근심하며 앉아 있었다.≪이문열, 황제를 위하여≫
이것 역시 '난(難)'의 의미를 한자 사전에서 찾아 봤습니다.
훈과 음은 '어려울 난'(우거질 '나'라는 뜻과 음도 있습니다.)으로 대개 새기고,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어렵다
㉡ 꺼리다
㉢ 싫어하다
㉣ 괴롭히다
㉤ 물리치다
㉥ 막다
㉦ 힐난하다
㉧ 나무라다
㉨ 삼가다
㉩ 공경하다(恭敬--), 황공해하다
㉪ 근심, 재앙(災殃)
㉫ 병란(兵亂), 난리
㉬ 적, 원수
상대자 : 易
유의자 : 艱, 叵, 苦
이 글자 역시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추(隹☞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가 음이 약간 변하여서 합하여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이것은 원래 진흙 속에 빠진 새가 진흙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뜻인데 이것이 합하여서 '어렵다'를 뜻하게 된 겁니다. 원래는 '새'를 가리키는 한자로 봐야 하겠지요.
이것이 들어간 말의 활용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難(난) 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어서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難家(난가) 형세가 어려운 집안
難堪(난감) 견디어 내기 어려움, 감당하기 어려움
難件(난건) 견디어 내거나 해내기 어려운 일
難境(난경) 곤경(困境)
難經(난경) 중국 고대의 한의서(漢醫書). 진(秦)나라의 명의 편작이 지음. 한의학(韓醫學)의 근본(根本)이 되는 황제내경(皇帝內經)과 소문영추(素問靈樞)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골자만을 추려서 알기 쉽게 풀이하였고, 난문(難問)을 모아 설명했음.
難苦(난고) 고난
難曲(난곡) 연주하거나 부르기 어려운 곡
難工事(난공사) 매우 어렵고 힘드는 공사
難攻(난공) 경기나 전투에서 상대편을 공격하기 어려움
이상의 뜻 풀이와 용례를 참고할 때, '환란'보다는 좀 더 의미가 추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정치적 의미를 특별히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난'은 어떤 어려움과 곤경으로 근심이 되는 것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왜 '환란'을 사용하지 않고 '환난'을 사용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환란'을 사용하면 다분히 사회의 소요 사태, 정치 부재 상태로 말미암은 혼란만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난'을 사용하면 인생에서 겪는 온갖 어려움을 다 가리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에서는 '환란'을 사용하지 않고 당연히 '환난'을 사용하게 되는 겁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환난'은 [환난]으로, '환란'은 [활란]으로 발음해야 한다는 겁니다.
참고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개역 성경이나 개정 개역 성경에서는 '환란'이라는 말을 단 한 번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http://lovebible.net/sub_windex.asp?code=pyojibaechi&widx=116&cafe_no=3&tpn=
위의 주소에서
'성구내용'을 지정해 놓고 검색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Tong - 국어사랑님의 한국어사랑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