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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학교육

[NFF2021]"서울서 부산까지 16분?"..비행기보다 더 빠른 '하이퍼루프'

신건웅 기자 입력 2021. 05. 06. 06:05 

 

[모빌리티의 미래]③초고속 진공열차, 서울-부산 1시간 생활권으로
"콩코드 운명 피하려면 안전성·대중화 이뤄야"

[편집자주]모빌리티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동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는 하늘을 날고,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또 에너지를 보관하고, 유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 기차는 비행기보다도 더 빠른 속도를 낸다. '뉴스1 미래포럼(NFF) 2021'을 맞아 모빌리티의 미래에 대해 들여다봤다.

 

하이퍼루프 정거장과 하이퍼루프 열차. © News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고속철도(KTX)는 서울과 부산의 거리를 좁혀 놨다. 하루를 꼬박 잡아야 갈 수 있던 곳을 편도 2시간대, 반나절이면 오갈 수 있는 시대로 만들었다.

 

미래에는 서울과 부산이 1시간 생활권이 된다. 꿈의 운송 수단으로 불리는 '하이퍼루프'(Hyperloop)를 이용하면 16분이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여객기 기준 800~1000Km)보다도 더 빠르다.

 

◇ 비행기보다 빠른 꿈의 운송수단…하이퍼루프 '속도'

    하이퍼루프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열차를 공중에 띄우는 자기부상 열차와 같은 방식이다.

다만 진공 상태로 캡슐 형태의 고속 열차를 발사하는 것이 더해졌다. 2013년 테슬라의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가 고안한 방식이다. 선로와 바퀴가 존재하지 않아 마찰력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에 진공상태의 운행 방식까지 더해지면서 비행기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낸다.

 

자기부상 열차가 1970년대에 개발된 것을 고려하면 40년가량 지나 한 단계 더 진화한 셈이다.

속도에 대한 열망은 기술 개발 투자로 이어졌다. 미국의 '버진 하이퍼루프'와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스'(HTT), '보링 컴퍼니' 등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포스코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외에 캐나다, 네덜란드, 스페인 등의 회사들도 하이퍼루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버진하이퍼루프가 사람을 태우고 운행에 성공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72km에 그쳤지만, 실제 도입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도 지난해 11월 독자 개발한 축소형 튜브 공력시험장치에서 하이퍼튜브 시속 1019km를 달성했다.

 

하이퍼루프만 연결되면 굳이 비행기 없어 이동이 가능한 셈이다. 매일 이어지는 출근길 교통체증과 혼잡 문제 등도 해소할 수 있다.

 

특히 탈선의 우려도 없고 철도 건설비보다 저렴한 루프 건설비용, 날씨나 지진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나희승 한국철도연구원 전 원장은 "하이퍼튜브는 지역통합을 가속화하는 초고속 육상교통 신기술이며,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초연결 미래사회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속도만큼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시장조사 업체인 '마켓츠앤마켓츠'(MarketsandMarkets)는 세계의 하이퍼루프 기술 시장 규모가 2022년 13억5000만 달러에서 2026년에는 63억4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중부~오하이오 지역계획위원회(Mid-Ohio Regional Planning Commission)도 도시 간 하이퍼루프 연결이 약 19억 달러의 차량과 트럭을 대체하고 탄소배출을 240만 톤까지 절감하며, 경제적 이득은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NFF2021 © News1 김남희 디자이너

 

◇ 비운의 '콩코드'와 다른 길 가려면…"속도보다 안전"

    버진하이퍼루프가 내다보는 하이퍼루프 상용화 시기는 10년 후인 2030년이다. 그러나 높은 기대감과 달리 갈 길이 멀다.

빠른 속도도 좋지만, 안전은 풀어야 할 과제다. 자칫하다가 사고라도 날 경우, 초음속 여객기였던 '콩코드'의 전처를 밟을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1976년 첫 상업 운항을 시작한 콩코드는 초음속 여객기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소음 문제와 경제성이 대두되면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특히 2000년 추락 사고는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전문가들도 하이퍼루프의 기술적 과제는 오히려 쉬운 부분이고, 경제성과 안전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봤다. 하이퍼루프 역시 밀폐돼 있고, 무인주행이라는 점에서 사고 발생 시 대처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경제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미국의 최신기술 전문리서치 업체인 '럭스리서치'는 하이퍼루프의 상용화 시기를 이르면 2040년이 될 것으로 봤다. 럭스리서치는 "하이퍼루프는 경제성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정부 지원 등이 이뤄져야만 이마저도 가능하다"고 봤다.

 

실제 버진하이퍼루프는 샌프란시스코와 LA 간 하이퍼 루트 건설에 100억 달러(11조2000억원)가 필요하다고 봤으며, HTT도 60억 달러보다는 최소 2~3배 더 높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일부에서는 이마저도 과소평가됐다고 봤다.

뉴스1 NFF2021 강연에 나서는 이재선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하이퍼루프 상용화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사람들 인식이 우선돼야 하며,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도 타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에 대한 공감성을 확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이퍼루프 튜브 ©AFP= News1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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