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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기타/golf

[Golf] 내 생애 베스트 스코어…퍼팅에 달렸다

[Golf] 내 생애 베스트 스코어…퍼팅에 달렸다

                                                                                  매일경제 오태식 기자  2017.10.24 04:08:02

 

스타플레이어들이 말하는 나만의 퍼팅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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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골퍼들은 조급해진다. 올해 골프를 시작한 지 얼마 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시즌이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다짐했던 '생애 베스트 스코어'를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 마음은 더 급해진다. 최고 성적을 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퍼팅이다.퍼팅 도움 없이는 결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퍼팅 귀신이 되기 위해서는 톱골퍼에게서 한 수 배우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도 없을 것이다.

최근 퍼팅 실력으로 가장 뜨거운 선수는 장타력 없이도 남자골프 정상에 올랐던 미국의 조던 스피스다. 올해 절친인 저스틴 토머스에게 약간 밀리기는 했지만 퍼팅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게 스피스일 것이다. 스피스의 퍼팅은 독특한 면이 꽤 있다.

우선 스피스는 긴 퍼팅과 짧은 퍼팅을 할 때 약간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먼 거리 퍼팅 때는 볼을 보면서 스트로크를 하지만 짧은 퍼팅을 할 때는 처음부터 고개를 약간 홀 쪽으로 돌린다. 곁눈질로 홀을 보면서 퍼팅하는 것이다.

흔히 짧은 거리에서는 '귀로 퍼팅하라'는 명언이 철칙처럼 통한다. 퍼팅 결과가 너무 궁금한 나머지 많은 골퍼가 고개를 들어버리는 잘못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스피스가 퍼팅하는 방법은 '헤드업'에 대한 실수를 원천 봉쇄한다고 볼 수 있다.

스피스가 짧은 거리에서 퍼팅하는 방법을 요약하면 이렇다. 일단 셋업을 한다. 그리고 홀을 본 뒤 다시 공을 보면서 제대로 셋업이 됐는지 확인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홀을 보면서 스트로크에 들어간다.

또 스피스는 "어디서 휘어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견고하게 스트로크할 것인지에 집중하면서 퍼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피스는 "프로나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홀보다 짧은 퍼팅을 많이 본다"며 "그린 경사에만 너무 집중하고 스피드는 충분히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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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 하면 또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유소연을 빼놓을 수 없다.

유소연은 임팩트 없는 퍼팅을 하라고 강조하는 선수다. 물론 모든 샷이 그렇지만 퍼팅을 하면서도 임팩트가 없을 수는 없다. 유소연이 말하는 '임팩트 없는 퍼팅'이란 공 없이 퍼팅 스트로크를 하고 있는데 임팩트 순간에 공이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딱히 어느 순간에 힘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하는 퍼팅이다.

또 유소연은 "짧은 퍼팅을 할 때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 거리 퍼팅할 때와 비교해서 현격하게 백스윙 크기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백스윙 크기를 줄이고 대신 폴로스루를 조금 크게 해주면 스윙이 흔들리지 않고 홀에 미치지 않는 잘못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스타일로 짧은 퍼팅을 잘하는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크리스티 커다.

'퍼팅 대가'로 불리는 교습가가 있다.

PGA투어에서 활약했고 '무의식적 퍼팅'이라는 골프 레슨책을 펴내기도 한 데이브 스톡턴이다.그가 강조하는 이론이 바로 '무의식적이고 자연스럽게 퍼팅하라'는 것이다.

몇 년 전 로리 매킬로이가 퍼팅 한 수를 가르쳐 달라며 스톡턴을 찾은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스톡턴은 대뜸 사인을 요청했다. 잠시 당황하면서도 매킬로이는 '내 사인이 필요하구나' 생각하며 사인을 해줬다. 그러자 스톡턴은 방금했던 사인을 다시 해보라고 요구했다. 의아해하면서도 매킬로이는 최대한 신경을 쓰면서 다시 사인을 했다.

그때 스톡턴은 매킬로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퍼팅은 처음했던 사인처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다. 그 느낌이 퍼팅할 때 느낌이고, 기계적인 부분은 버려야 한다."

그렇다고 스톡턴의 퍼팅 레슨에 기술적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수 시절 무려 964개 홀에서 3퍼트를 하지 않은 대기록을 갖고 있는 스톡턴은 퍼팅 성공을 위해서는 처음 2~3㎝에 집중하길 권고한다. 스톡턴은 꺾이는 지점이라든지, 홀 왼쪽 끝, 아니면 컵 2개 정도 오른쪽 방향 등 일반 아마추어들이 사용하는 식으로 타깃을 설정하지 않는다. 대신 볼에서 2~3㎝의 한 지점을 정한 뒤 공이나 퍼터 헤드를 그쪽으로 보내려고 할 뿐이다.

스트로크는 망치로 때리듯 하지 말고, 붓으로 선을 긋듯 부드럽게 하라는 것도 스톡턴의 가르침이다.
목수보다는 화가가 되라는 것이다. 목수가 되면 퍼터 페이스가 틀어져 볼이 오른쪽으로 가는 수가 많다고 지적한다. 또 스톡턴은 그린을 읽을 때는 낮은 쪽에서 봐야 하고, 퍼팅 라인을 3등분해 공이 느려지는 가장 마지막 3분의 1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너무 오랫동안 몰입하지 말라' '라인보다 스피드를 더 많이 생각하라'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 '스트로크 직전엔 무념 상태를 유지하라' '좋지 않은 그린 상태는 잊어라'는 등의 퍼팅의 한 수를 남겼다.

[오태식 기자]